[김한길 기자간담회]‘통합이냐 연대냐’, 그것이 문제로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김한길 기자간담회]‘통합이냐 연대냐’, 그것이 문제로다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3.08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스케치> 문재인·계파갈등·진정성 질문엔 '목소리 높아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국민의당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국회 의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 뉴시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국민의당의 내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광야에서 죽더라도 돌아가지 않겠다"며 야권통합에 대해 거부의사를 분명히 한 가운데, 김한길 선대위원장이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구 보수세력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개헌저지선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뜨거운 토론이 필요하다"는 말 이외에 구체적인 답변은 피해, 간담회 내내 비슷한 질문이 공회전했다. 또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당내 계파갈등, 야권연대 주장의 진정성 등의 질문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가 열렸던 국회 의원실은 수많은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국민의당 창당 초기부터 계파간 '불안한' 동거라는 지적이 있어왔던 탓에, 당 지도부가 야권연대를 두고 이견차를 보이는 데 여론의 이목이 쏠린 것이다.

시간에 맞춰 의원실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당사는 물론이고 제 집 앞에서 기자들이 고생하고 있더라"면서 "저를 보고 싶어하는 것 같아 방을 개방했다"며 준비한 글을 읽었다.

김 위원장은 "야권이 개헌저지선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나라와 국민, 역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 말씀드렸던 것"이라며 "김종인 대표가 듣고 기뻐하시라고 드린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은 특별히 김 대표에 한마디 하고 싶다. 통합제안은 저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당 의원들이 지적했던 패권주의 청산에 진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선행돼야, 개헌선 저지를 위한 뜨거운 토론이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답에서는 김 위원장이 언급한 '패권주의 청산'과 '뜨거운 토론'의 실체가 중심이 됐다. 그러나 답변은 "토론이 필요하다"에서 멈춰 비슷한 질문이 반복돼 나왔다.

김 위원장은 '패권주의 청산 방식'을 묻는 질문에 "그것까지 내가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우리 당 많은 의원들 역시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고 이는 토론을 통해 모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9일 더민주의 2차 컷오프 발표가 패권주의 청산의 결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잘 보겠다"고만 답했다.

또 '뜨거운 토론의 대상이 통합이냐, 아니면 연대냐'는 질문에는 "김종인 대표가 제안한 이후 새누리당 독주를 막기 위해 깊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이지, 방식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둘 중 어떤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재차 질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다들 너무 단순화해서 말하는데, 가령 연대라고 해도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될지 논의가 필요한 것"이라면서 "토론의 결과니 미리 단정해 말하기 어렵다"며 명확한 답변은 피했다.  

안철수 대표가 반대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안 의원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또 많은 분들의 의견이 모아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안 대표는 토론을 피하는 분이 아니다"고 답했다. 사실상 당내 토론을 압박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한편, 간담회 내내 담담한 어조로 답변을 이어가던 김 위원장의 목소리가 중간 중간 높아진 질문도 있었다.

'안 대표의 반대 의사에도 야권연대의 중요성을 주장하는 데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제 지역구를 연결시켜 말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을 때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주장한 게 저였다. 당시에도 저를 경멸하는 발언이 있었지만 결국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결단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총선 후보자 등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당내 설득이 여의치 않으면 어떻게 할 건지' 묻는 질문에 "저는 책임지는 것을 한번도 회피해 본 적 없다"면서 "어떤 결과에 대해서든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김종인 대표에 대한 질문을 문재인 전 대표로 착각, "문 전 대표의 말에 제가 일일이 대응해야 하냐"고 목소리를 키웠다가, "질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넘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계파갈등'에 대한 물음에도 민감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 하락과 관련, '지도부간의 계파갈등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곧바로 "그런 시각은 정확하지 않다"면서 "당내 계파라고 할만한 계파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