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스크롤 이동 상태바
여유
  • 고정길 편집주간
  • 승인 2010.07.22 14: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안은 우리의 생명에 어떤 위협을 당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자기의 존재가 부정되고 흔들리는 것 같은 감정이다.
무릇 사람들은 찢어버린 편지의 한 조각이 누가 봐서는 안 될 비밀문서나 되는듯 방 어느 구석에 감추어도 안심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안한 심정을 갖는다.
 
자식이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아도 알지 못할 근심 걱정이 치밀어 올라 전전긍긍, 혹시나 하는 불안에 대문 밖을 서성거리게 만든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이런 마음으로 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지표상으로는 경제가 호전 된다고 하는데 장사를 하는 사람은 사람들대로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들대로 경제사정을 물어보면 뉘라 할 것 없이 시원하지를 않고 가래 끓는 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마음 붙잡아 둘 곳 마땅치 않지만 그럴수록 여유를 찾아야 한다.
의기소침하여 일손 놓고 싶은 심정을 추슬러 저녁 먹고 애들 손잡고 나와 거리를 거닐어 보자.
 
거리 어느 구석에서 흘러나오는 각설이 타령에 장단을 맞추기도 하며 서점에 들러 이 책 저책을 뒤적이다 읽고 싶었던 책 한권 사들고 나와 심미적으로 설계된 상가의 예술적 인테리어에 팔려 정신을 놓아도 보자.
 
무명 화가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앉아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것을 기웃거리다가 포장마차에 서서 애들과 같이 떡볶이도 사서 먹고 어묵도 사먹어 보자.
아무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그렇게 마음 가는대로 발길 가는대로 흘러가보자.
 
‘인간의 행복이란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물풀 같이 허황한 것이 아니라 슬픔과 고난의 바다를 지나 그 바다 속 깊숙이 잠겨 있는 진주와 같은 것이더라고 그녀는 말했다’는 글귀처럼 그런 것 같다.
행복은 우리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의식하는 동안에 존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