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여객기 조종사들의 업무를 비아냥대는 듯한 말투의 막말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 있는 가운데 그동안 그룹 오너들의 막말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며 회자되고 있다.
무엇보다 땅콩회항 이후, 재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악화돼 있어서 오너들의 막말은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진家의 막말은 퍼레이드를 연상시킬 수준이다
최근 조양호 회장이 발언한 “개가 웃어요” 말이 3일째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대한항공 부기장 김모 씨가 SNS를 통해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 수행하는 절차를 짚어내자, 조양호 회장이 단 댓글이다.
.조양호 회장의 댓글 내용이다.
“전문용어로 잔뜩 나열 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 관리사가 다 브리핑 해주고, 운행 중 기상의 변화가 있어도 KAL은 OPERATION CENTER에서 다 분석 해주고, 조종사는 GO NO GO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AUTO PILOT로 가는데.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LINDBERGH같은 소리를 하네요.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
노조는 즉각 반발했고, 누리꾼 역시 “리더의 참모습이 아니다”며 비난하고 있다. 오너가 조종사의 업무에 대해 존중해 주지 않는다는 비난과 함께 리더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조양호 회장이 경비행기 자격증도 있고 비행과정 자체에 익숙하기 때문에 가능한 지적이라는 반응에 대해서도 “2종 보통 면허 소지자가 버스 면허 소지자한테 ‘운전, 그게 뭐 어렵냐’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조롱 섞인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사실 조양호 회장의 ‘댓글 파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땅콩회항 사건 이후, 만들어진 사내 게시판에서 ‘갑질 댓글’ 의혹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해당 게시판에는 대한항공 본사의 직원 전용 주차장에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하는데, 본사 이외에 직원은 공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편사항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회사가 직원들에게 주차장을 제공할 의무가 없으며 말 많은 주차장은 없애겠다”는 답변이 달린 것을 두고 조양호 회장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
땅콩회항 사건 이후, 조 회장 일가에 곱지 않은 시선이 모아진 데다 각종 댓글 논란까지 이어지며 과거 한진가 사례도 들춰지고 있다.
가장 유명한 땅콩회항 사건은 다시 도마 위에 올라왔다.
조양호 회장의 큰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서비스를 문제 삼으며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이던 항공기를 돌려 수석 승무원을 하차시킨 이 사건은 전세계에 보도되며 한국 재벌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조 전 부사장의 기내 난동으로 비행기 출발이 20분 가량 연착되면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후에도 조 전 부사장과 동생 조현민 전무가 반성보다는 ‘복수’를 꿈꾸는 카톡을 주고 받은 것도 문제가 됐다.
조원태 총괄부사장은 폭언 뿐 아니라 폭행 혐의까지 함께 받았다. 무엇보다 30대 청년이 70대 노인을 두고 벌어진 일이라 사회적 비난 여론이 거셌다.
조 부사장은 인하대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단체 회원에게도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야”라고 말해 지탄받기도 했다.
조양호 회장의 막말 이후 한진가의 막말 퍼레이드가 알려지면서 안하무인 재벌가의 모습을 드러냈던 과거 사례들이 하나둘 다시 거론되고 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중앙대 재단이사장 당시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막말 이메일을 보내 곤욕을 치렀다.
메일에는 “목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 비대위를 비데에 비유해 ‘비데위’로 언급하고, 교수들에게 ‘조두’라는 비하 표현을 쓴 것도 문제가 됐다.
결국 박 전 회장은 검찰에 약식 기소됐다.
역대 가장 흥행했던 스토리 ‘보복 폭행’과 ‘맷값 폭행’도 빠질 수 없다.
지난 2007년 발생한 보복 폭행 사건은 한화그룹의 오너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화그룹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 최철원 전 M&M 대표의 맷값 폭행으로 직간접 영향을 받았다. 야구 방망이 한 대에 100만 원. 이라는 충격을 안겨준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에서 회자되며 다시 여론의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조양호 회장의 댓글을 접한 한 시민은 “잊을만 하면 나오는 한국 재벌들의 막말이 발전적이지 못한 도덕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돈으로 하는 사회적 공헌 활동 이 외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만한 인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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