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노조 vs 오너문제…양대 항공사 갈등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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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노조 vs 오너문제…양대 항공사 갈등 책임론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3.1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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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易地思之가 필요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勞使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대한항공(왼쪽),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A380 항공기의 모습. ⓒ 각 사

아시아나·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들의 임단협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의 화해, 소통에 나서야 할 오너들이 오히려 갈등의 골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조종사 노조원의 SNS 게시글에 '하는 일이 뭐가 있냐'는 식의 댓글을 직접 달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글은 삭제가 됐지만 조 회장이 직원들을 하대하는 태도가 단적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땅콩회항 사건을 겪은 대한항공 오너일가의 태도가 전혀 변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부전여전'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미움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박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도 정작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금호산업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금호타이어 재인수 입장까지 밝혀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조종사 노조 측은 그룹 전체의 곳간이 바닥을 낸 상태에서도 그룹 재건을 외치고 있는 박 회장이 경영 악화의 책임을 임금동결, 긴축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조종사 노조는 지난해 말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지금까지 임단협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양대 항공사들의 노사갈등 책임이 오로지 오너들에게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저가항공사들의 난립으로 치열힌 경쟁이 계속되는 환경에서 조종사 노조들이 자신들의 연봉만 무리하게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귀족노조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오너들 입장에서는 조종사 노조들이 무리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데다, 퇴진 요구 혹은 '회사는 적자, 회장은 흑자' 등의 스티커를 붙이는 등 쟁의행위를 이어가고 있으니 화를 참기 힘들만도 하다.

다만 지금 오너들에게 필요한 자세는 조종사 노조들에 대한 감정적·즉각적 대응과 비난, 반목보다는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한 번이라도 성심껏 이해하려는 모습이 아닐까. 오너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더욱 조심하는 모습과 책임감을 가지고 노사갈등을 풀어가길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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