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몰락, 극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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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디펜딩 챔피언’ 첼시의 몰락, 극복 가능할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3.16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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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즌과 여름 이적 시장이 관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거스 히딩크 감독 ⓒ 뉴시스

‘몰락’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16일 현재 9경기만이 남아 있는 첼시의 순위는 리그 10위. 지난 시즌 2위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8점 앞선 여유 있는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리그 우승은 물론 4위 안에 들기도 어려워진 상황에, 일주일 새 UEFA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도 탈락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을 해임하고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충격 요법’조차도 통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첼시가 무너진 데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무리뉴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다. 무리뉴 감독은 ‘우승 청부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능한 인물이지만, 장기적인 성공의 경험은 없다. 한 팀에 가장 오래 머문 기간이 세 시즌일 정도로 ‘단기 과외’에 특화된 감독이다. 지난 시즌에도 첼시에 리그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겨줬으나, 주전 선수들의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었던 셈. 이러다 보니 지난 시즌 혹사당한 주전 선수들은 올 시즌 부진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지난 시즌 벤치에서 구경만 했던 백업 선수들은 경험 부족으로 빈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두 번째는 구단 운영진의 방심이다. 무리뉴 감독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수 전반에 걸친 선수 보강을 요청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나타난 경기력 저하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높아진 연령대를 낮추기 위한 포석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성공에 도취된 구단 수뇌부는 무리뉴 감독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압둘 라만 바바, 아스미르 베고비치, 파피 질로보지, 마이클 헥터 등 백업 멤버 수준의 선수들만을 영입하는 데 그쳤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 중 첼시의 주전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페드로 로드리게스 단 한 명. 이런 상황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첼시가 직면한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현재 첼시가 보유한 선수단에서 소위 ‘A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는 디에고 코스타와 에당 아자르,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 윌리안 정도밖에 없다. 전면적인 선수단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더 이상 첼시는 최고의 부자 구단이 아니다. ‘돈 많은’ 구단주들이 축구계에 대거 진입한 데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씀씀이를 줄여가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애당초 A급 선수들의 공급 자체가 많지 않고, 설사 좋은 선수들이 시장에 나온다 해도 2000년대 초반처럼 첼시가 ‘돈 싸움’에서 우위에 서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나마 루벤 로프터스-치크, 찰리 무손다, 안드레아 크리스텐센 등 유망주들이 대기하고 있으나, 유망주는 유망주일 뿐 이들이 당장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히딩크 감독의 말대로 남은 시즌과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암흑기는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첼시는 다음 시즌부터 안토니오 콩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길 전망이다. 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인 콩테는 세리에A의 명문팀 유벤투스에 2011-12, 2012-13, 2013-14 세 시즌 연속 우승컵을 안겼던 감독. 세리에A 올해의 감독상도 두 번(2011-12, 2012-13)이나 수상했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새 시대를 여는 과도기에 지휘봉을 이어받게 된 ‘이탈리아에서 온 명장’ 콩테 감독이 첼시에게 어떤 미래를 선사할지 궁금하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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