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맨유의 떠오르는 희망, 마커스 래쉬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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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맨유의 떠오르는 희망, 마커스 래쉬포드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3.2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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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기술과 침착함 갖춘 18세 유망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환호하는 마커스 래쉬포드(오른쪽)와 제시 린가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어 공식 홈페이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1일 새벽(한국시각) 맨체스터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4위 싸움에 복귀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승점 6점짜리’ 결승골을 터뜨린 선수는 성인 무대에 데뷔한지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5골(프리미어리그 3골, UEFA 유로파리그 2골)을 터뜨리며 ‘맨유의 희망’으로 떠오른 마커스 래쉬포드였다.

래쉬포드는 1997년 10월 31일생으로, 만 18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2013-14 시즌 FA 유스컵에서 렌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데뷔한 그는 2014년 맨유 유스팀의 밀크컵 우승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21세 이하 팀에 합류했다. 21세 이하 팀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루이 반 할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은 래쉬포드는 앤서니 마샬, 웨인 루니, 윌 킨이 모두 부상으로 결장한 유로파리그 미틸란 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미틸란 전은 래쉬포드를 위한 무대였다. 1차전 패배로 두 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했던 경기에서 래쉬포드는 역전골과 추가골을 책임지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고, 전설적인 선수 조지 베스트가 가지고 있었던 역대 맨유 유럽대항전 최연소 득점 기록(18세 158일)도 갈아치웠다(18세 117일). 3일 후 열린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는 2골 1도움을 기록, 3-2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면서 일약 잉글랜드가 주목하는 유망주로 떠올랐다. 두 달 사이 어지간한 축구팬들은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었던 ‘무명’의 18세 선수가 잉글랜드 대표팀 발탁이 거론되는 ‘초특급 유망주’로 성장한 것이다.

래쉬포드의 최대 장점은 기술이다. 팀 동료이자 선배인 제임스 윌슨이 투박한 기술 탓에 빠른 발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부드러운 볼 터치를 갖춘 래쉬포드는 한두 명의 수비수는 쉽게 제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자랑한다. 볼을 잡는 것 자체로 상대 수비에 압박감을 주고 있는 셈인데, 이는 훌륭한 공격수가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질 중의 하나다.

움직임도 훌륭하다. 일반적으로 어린 선수들은 ‘경기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디로 움직이고 어디에 서있어야 볼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래쉬포드에게는 경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위치를 잡는 능력이 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는 측면으로 빠져나가 볼을 받아주고 중앙에 공간을 만들며, 동료들이 공격에 가담해 충분한 숫자가 만들어지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 슈팅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한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는 18세 선수답지 않은 침착함을 과시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래쉬포드는 경기당 1.3개의 슈팅만을 시도하면서 0.75골을 넣고 있다. 슈팅 두 개 중 하나 이상을 골문에 적중시킨다는 뜻이다. 아직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선수가 득점 기회에서 이처럼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득점 기술도 다양하다. 아스널 전에서 넣은 첫 골은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로 차 넣은 것이었고, 두 번째 골은 크로스를 받아 헤더로 넣은 것이었다. 맨시티 전에서 넣은 결승골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볼을 잡아 순간 스피드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든 뒤 침착하게 마무리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유스 팀 시절에는 프리킥을 도맡아 찼을 정도로 세트 피스 능력도 갖추고 있다. 아스널의 ‘킹’으로 군림했던 티에리 앙리를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아직 약점도 많다. 신체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탓에 버티는 힘이 부족하고, 몸싸움에서 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스널 전에서는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완전히 방전돼 다리가 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완벽히 준비된 상태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10대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꾸준히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아스널, 맨시티 등을 상대로 결승골을 작렬시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은퇴 이후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만 하고 있는 팬들에게 래쉬포드가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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