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계 총선출정②]새누리에 남은 후예들…‘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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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계 총선출정②]새누리에 남은 후예들…‘주목’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3.26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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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에 도전장 내민 상도동계·민주계·범민주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병묵·정진호 기자)

민주화를 이룩하고 대통령을 탄생시킨 거대 정치집단답게, 상도동계의 후예들은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도처에 퍼져 있다. 그러나 3당합당 후 故김영삼 전 대통령(YS)의 당적은 보수 여당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은 만큼, 제20대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에 도전하는 인물들 역시 새누리당에 가장 많이 포진해있다. <시사오늘>은 붉은색 점퍼를 입고 4·13 총선에 나선 상도동계 후예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 故 김영삼 전 대통령(왼쪽)과 포옹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 뉴시스

우리가 진짜 정통이다 상도동계 직계

상도동 직계 중 현재 가장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임하며 서거 당시 상주를 맡기도 했던 김 대표는 1978년 YS로부터 ‘장래를 같이 도모하자’는 친서를 받고 인연을 맺는다. 이후 1985년 상도동계에 공식적으로 발을 들인 뒤 1987년 통일민주당 창당 때 발기인으로 참여하며 본격적인 정치를 시작했다. 통일민주당서 13대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재정국장, 총무국장 등을 역임하고,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는 문민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 사정비서관, 내무부 차관 등을 지냈다. 김 대표는 중앙 정계로 진출한 뒤엔 당내 견제로 인해 공천을 두 차례나 받지 못했지만, 저력을 발휘하며 생환해 5선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2014년엔 드디어 거대여당 새누리당의 당권을 거머쥐었다. 김 대표는 오는 20대 총선에선 부산영도에 나서 6선에 도전한다.

김 대표 외에도 새누리당에서는 상도동 직계가 여럿 총선에 나선다. 이성헌 전 의원(서울서대문갑)과 정병국 의원(경기여주양평가평), 이인제 최고위원(충남논산금산계룡)이 이번 총선에 나서는 상도동계 인사들이다.

이 전 의원은 1985년 상도동 비서진의 막내로 들어가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이 전 의원은, 학생회 주최의 광주항쟁 기념식에 YS를 연사로 초빙하기 위해 상도동을 방문하며 인연을 맺었다. 20대 총선을 통해 서울 서대문갑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과 5번째 맞붙을 이 의원은 16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네 차례의 맞대결에서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 의원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구속되면서 YS를 만났다. 민추협이 구속 인사들을 위해 구성한 무료 변호인단의 무료 변론을 받았다. 그 뒤 정 의원은 그 해 통일민주당 대선캠프에 합류해 YS를 도우며 상도동계가 됐다.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그는 YS의 부인 손명순 여사와의 친분으로도 유명하다. MB정권에서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키도 했으며, 이미 4선을 한 중진으로 5선을 노린다.

이 최고위원은 1987년 8월 YS의 최측근 김덕룡(DR)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찾아 정계 입문을 부탁했고, YS와의 면담을 통해 '상도동 사조직 총사령탑' 민족문제연구소 이사를 맡으며 상도동계에 합류한다. 국회의원만 6선에 초대 민선 경기도지사까지 화려한 정치 이력을 가진 이 최고위원이지만, 9번의 선거 중 유이(唯二)한 패배인 15·17대 대선 직후에는 정치적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화려하게 부활,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최고위원의 이번 목표는 우선 7선이다. 

▲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 ⓒ 뉴시스

우리도 상도동, 민주계와 범민주계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상도동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YS를 ‘정치적 대부’로 모시는 서 최고위원이지만, 상도동계의 직계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그는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한당 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한 뒤, 민한당의 몰락과 함께 12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그가 상도동계에서 본격적으로 민추협과 민주산악회 활동을 시작한 것은 그 다음인 1985년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선배인 서 최고위원이지만, 상도동계에는 늦게 합류한 후배나 다름없다. YS에게 읍소하며 친박계에 합류하고, 지금도 친박계의 맏형격인 서 최고위원은 무려 7선으로 현역 최다선 의원이다. 지난 재보궐 때 나섰던 경기화성갑에서 8선 고지를 넘본다.

송파을에서 출마하는 김영순 전 송파구청장도 민주계다. 1988년 통일민주당 여성국장으로 출발, 문민정부에서 정무 2차관을 지내기도 하며 2006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송 전 구청장은 월등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새누리당이 이 지역을 단수공천하자 탈당, 무소속으로 나섰다. 상도동계의 옛 동지 김무성 대표는 지난 24일 발발한 ‘옥새전쟁’ 당시 이 지역에 도장을 찍지 않으며 김 전 구청장을 우회 지원했다.

김성동 전 국회의원은 상도동계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이다. 아버지인 김 전 의장은 엄밀히는 민주계라고 보기 어렵다. 다만 현재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상도동계를 대표하는 인사니 만큼 김 전 의원도 뿌리를 상도동계로 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불출마, 그리고 낙선한 도전자들

YS와 같이 걸으며 시대를 풍미했던 상도동계의 핵심 인사들은 거의 정계를 은퇴했다. 김동영 전 정무장관과 서석재 전 의원, 김명윤 전 의원 등은 고인이 됐고, 김덕룡(DR)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은 총선에 나서지 않는다. 최 전 장관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로 애초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경남김해시을)의 경우, 지난해 여름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1980년 대학 재학시절 김동영 전 의원의 집에서 하숙을 하다가 민주산악회에 참가하며 상도동계와 인연을 시작했다. 그 뒤 1995년 35세의 나이로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김동영 전 장관의 보좌관 출신 신동철 전 청와대 정부비서관도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문민정부에서 정무비서실 행정관을 지낸 4선의 새누리당 이병석 의원(경북포항북구)도 ‘포스코 스캔들’에 휘말리며 불출마했고, 1985년 동교동계를 통해 정치 입문 후 상도동계를 선택한 특이한 케이스인 강삼재 전 의원(경남의령함안합천)도 출마를 고사했다.

총선에 도전했지만 최종 후보가 되는 데 실패한 상도동계 인사들도 있다. 민주계로 분류되는 박진 전 의원은 서울종로구 경선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석패하며 총선 레이스에서 물러났다. 민추협 때부터 YS와 활동을 함께했던 직계 안경률 전 의원도 20대 총선에 도전했다가 사실상 낙천됐다. 민추협에 합류해 노동부 국장 등을 지내고, 민주산악회 활동도 했던 안 전 의원은 당에서 단수공천을 하자 여론조사 원천무효를 선언하며 항의 중이다. 서석재 전 의원 보좌관 출신 새누리당 이종혁 전 의원은 부산진구을 경선서 이헌승 의원에게 패했다.

25일 상도동계의 한 원로인사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잊혀져가고 있지만 상도동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 나선다. 당부하고 싶은 얘기는, 대통령을 만든 첫 정치적 인맥이란 자부심을 갖고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이들이 여야를 떠나 YS의 마지막 유언인 화합과 통합을 위해 큰 정치를 하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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