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결혼=퇴사' 대한민국 사회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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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결혼=퇴사' 대한민국 사회에 묻는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3.28 14: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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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에 여성차별은 없는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진출 신장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일부 남성사회에서 ‘대한민국은 여성 상위시대’라고 비꼬곤한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여성들 때문에 남성들이 사회에 진출할 기회가 적어진다.” 과연 이 말이 합리적일 수 있을까?

이는 조선시대의 유교와 일제강점기 그리고 군사독재 등 그동안 대한민국이 억눌린 사회에 수긍을 하다 급속한 경제산업화를 이루면서 생겨난 삐뚤어진 사고방식이다. ‘우리’라는 공동체 사회에서 ‘나’라는 자본주의 사회로 변하면서 생겨난 병폐다. 즉, 남을 짓밟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체제가 만들어 놓은 결과다.

이는 사회 곳곳에 팽배하며 분열을 낳는 씨앗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에 묻고 싶다. 대한민국은 ‘남성 우월주의사회’인가, 여성 상위사회‘인가. ‘남녀 평등사회’인가? 어느 누구도 눈치만 볼 뿐 선뜻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 개인의 마음속에 맡기기로 하자.

최근 직장에서의 여성 차별이 기사화되면서 “아직도 이런일이…”라며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요점은 ‘결혼한 여성은 직장에서 나가라’는 것이다.

대구지역의 유명소주기업 ‘금복주’는 지난해 10월 홍보팀 디자이너로 일하던 여직원 A씨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리자 곧 퇴사압박이 주어졌다. 금복주에서는 결혼하고 근무한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만두라는 압박이 가해진 것이다.

퇴사 종용을 하면서 “유축기, 수축기 들고 들어가서 화장실에서 짜고 앉았고…” 등 성차별적인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개인이 조직하고 싸우면 이길 수 없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까지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1월 김동구 금복주 회장과 박홍구 대표이사 등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당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8일 한 방송에 보도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이로부터 20일이 지난 오늘(28일). 이번에는 농협에서 부부 중 한 명은 퇴사해야 한다는 보도가 터졌다. 사내연애로 결혼한 B씨 부부에게 퇴직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여직원 B씨는 지난 2014년 9월 사내에서 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했고, 임신 9개월인 지난해 5월 출산휴가를 준비 중에 부부사원이 포함된 명예퇴직 공고 메일을 받았다. 부부사원 중 한명은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는 내용이다. B씨는 9월 출산휴가 복귀를 앞두고, 기존 은행 업무와는 전혀 다른 정육파트로 보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고, 결국 정육파트로 발령이 내려졌다.

이후 12월 정기발령에서 B씨는 은행업무로 복귀를 했다. 하지만 대기발령이었다. 전무 사무실 앞 빈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결국 B씨의 남편은 아내의 퇴사 결정을 조합장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B씨는 사직서에 도장도 찍지 않았는데 회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도장까지 대신 찍어 버렸다. B씨 부부는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내용증명을 보냈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회사에 출근은 가능했다.

그런데 회사 측의 해명이 가관이다. 회사 측은 “부부사원의 경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둘 중 한 명은 퇴사하는 관례가 있어 그랬다”면서 “하지만 시대가 변해 관례를 바꿔야 한다는 경영진의 방침에 따라 퇴사처리를 하지 않기로 하고 당사자에게 통보했다”고 해명했다.

퇴사 협박을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문제가 불거지니 그 관례를 철회한다? 농협은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10쌍 가까운 부부 사원 중 한 명은 퇴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B씨 부부가 회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대항을 하지 않았다면 과연 퇴사 철회 같은 방안을 내놓았을까.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 시절 대한민국 전체가 관행적으로 여성을 차별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사회에 묻는다. 대한민국은 ‘남성 우월주의사회’인가, 여성 상위사회‘인가. ‘남녀 평등사회’인가?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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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진최고 2016-03-28 18:26:51
원주농협이군요.. 그 왕대접 받는 조합장
마트 유부녀 사건에 슈퍼갑질에 참 망신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