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나들이, ‘과천경마공원’으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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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나들이, ‘과천경마공원’으로 가볼까?
  • 차완용 기자
  • 승인 2009.04.22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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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베팅으로 스트레스도 훨훨
“어~! 경마장으로 소풍을 간다고?”
경마장이라면 으레 말이 달리는 레이스와 관중석, 그리고 베팅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기자가 취재차 들린 3월을 시작하는 1일 일요일의 과천 경마공원은 차가운 바람결로부터 아이들을 감싸는 젊은 부부에 데이트에 나선 연인들까지 여느 놀이 공원과 다르지 않았다.
 
▲     © 시사오늘

 
이곳에서 만난 정하용씨(40)씨는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과천 경마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아내의 눈치도 눈치지만 ‘모처럼 맞은 휴일인데 집에만 있을 거냐’는 아들 녀석의 투정 섞인 원망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어디가 좋을까. 놀이공원에나 갈까. 자주 갔는데 어디 좀 색다른 곳은 없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정씨는 결혼 전 회사동료들과 종종 갔던 경마장을 생각해 냈다.
놀이공원에 비해 큰돈을 들일 필요도 없이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는 경마장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말들이 직접 뛰는 모습을 아들이 보고 마냥 신기해하고 있다”며 “이렇게 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애 엄마도 좋아하고 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며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 가족은 이날 총 11개의 경주 중 5, 6, 7 경주 등 총 3개 경주에 직접 베팅을 하면서 참여했다. 가족 구성원인 아빠 정씨와 부인 그리고 아들까지 총 3명은 한 경주 당 1마리씩을 골라 단승(1착 맞추기)으로 2000원씩 총 6000원을 베팅했다.

이들 가족이 이날 베팅한 총 금액은 1만 8000원. 이중 6경주에서 엄마가 고른 4번 문세영 기수의 ‘난다나라’가 1착을 하면서 6.2배의 배당을 맞춰다.  무려 1만2400원을 환급받았다.
엄마는 자신이 고른 말이 1등을 했다는 기쁨에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웠고, 이를 본 아들은 “엄마 최고”를 연신 자아내며 마냥 기뻐한다. 정씨도 자신의 가족들이 돈을 건 경주마가 시원스레 질주하는 모습을 보니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가는 느낌이라며 좋아한다.

분명 정씨의 가족은 이날 총 1만 8000원을 경마에 베팅해 5600원 손해를 봤다.
정씨는 “비록 경주에 참여해 5600원을 잃기는 했지만 아내와 아들이 신나하는 모습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 것만으로도 5만 60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 가족처럼 적은 비용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방안으로 경마를 택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마사회 홍보실의 홍용현 차장은 "최근들어 고객서비스가 개선되면서 주말을 이용해 스트레스도 풀고 레저로 즐기려는 가족이나 연인단위의 방문객이 특히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 차장은 또 "경마장이 위치한 과천은 청계산을 끼고 있어 자연경관이 수려함은 물론 인근에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등이 있어 서울 근교에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찾는 가장 인기있는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시사오늘

 
◇경마, 어떻게 즐기나
경마는 마권을 구입하기 전에 한국마사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경주 프로그램을 분석해 자신에게 맞는 승식을 고르는 매우 지적인 도박이다. 하지만 경주 프로그램을 보는 그 자체만도 그리 만만치 않은 일.
경주 프로그램은 경주당일 출주하는 말을 비롯해 마주, 기승기수, 관리 조교사, 상금 등을 경주별로 소개하는 1주일의 경주계획표다.
 
여기에 전일 경마성적을 비롯해 경주마의 출전간격, 체중변화, 경주거리 적합여부, 경주마의 질주 습성, 상대 마에 대한 과거의 성적, 기수와 경주마 관계 등 다양한 정보가 수치로 표시된 경마전문지도 분석해야 하는 등 경마 관람객에게는 고난위의 능력이 요구된다.
그렇다고 실망하기 이르다. 전문지에서 예상한 우승마가 100% 우승한다고 해보자. 말들이 달릴때 숨막히는 긴장도, 우승마가 탄생했을 때의 뜨거운 환호도 없을 것이다. 경마는 그저 ‘말들의 달리기’에 불과한 재미없는 스포츠가 될 것이 자명하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말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베팅해 횡재하는 것이 바로 경마의 묘미.
그러나 경마에서 이긴다는 것은, 그것은 반드시 돈을 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돈을 잃더라도 즐거웠으면 경마에서 이긴 셈이라는 심정으로 적당하게 베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경마는 해당 경주의 결과를 예측한 마권을 구입하고 적중했을 경우 그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는 정부에서 승인한 사행성 레저산업이다. 단식은 1위로 도착한 말 한마리를 맞추는 경기이며 연승식은 출전한 말의 수에 따라 2~3위 안에 도착하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복승식은 순서와 상관없이 예상한 말 2마리가 모두 2위 이상의 성적을 올려야 적중한 것으로 인정하는 방식이고 쌍승식은 순서대로 1, 2위를 모두 적중시키는 방식이다.

또 복연승식은 두 마리의 말이 순위와 관계없이 3위 내 입상하면 적중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보통 초보자는 단ㆍ연승식을 배당률이 높은 경마를 선호하는 사람은 쌍승식을 즐긴다.
경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같은 말을 선택했을 경우 쌍승식이 가장 높은 배당률을 나타내며 복승식, 복연승식, 단승식, 연승식의 순으로 배당률이 낮아진다.
 
◇ 초보자에게는 단승식이나 연승식이 적합
OMR 마권구매표에 사인펜으로 경주번호, 말 번호, 승식을 기입하고 현금과 함께 창구에서 마권을 구입한다. 마권은 1경주당 1백 원부터 최고 1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마권 구매가 끝나면 자신의 배당을 확인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예상배당률은 마권발매시스템에 의해 발매마감 전까지 30초 간격으로 업데이트 되며 마권구매자는 전광판을 통해 자신의 배당률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관중석에 앉아 최고의 순간을 만끽할 차례만 남았다. 출발신호와 함께 자신이 고른 말이 바람을 가르면 내달리면 목청껏 응원해보자. 지난 일주일간의 피로가 풀리며 몸속까지 후련해 질것이다. 경주 후 운 좋게도 자신이 고른 말이 우승하면 구매한 마권가지고 가서 환급을 받으면 된다.

경마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스포츠다. 관객 스스로 추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기대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자칫 도박성에 빠지기 쉽지만 단돈 100원이라도 걸어 그 말과 한편이 되어 진심으로 뜨겁게 응원한다면 진정, 경마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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