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좌담회①]“새누리 참패 당연”…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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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좌담회①]“새누리 참패 당연”…한목소리
  • 김병묵 기자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16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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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호 “이제 정치인은 검투사 아닌 플레이어 돼야 해”
김재한 “지역주의 극복 아닌 지역밀착형 후보들의 승리”
윤종희 “야권단일화 하지 않은 게 야권승리 핵심 요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정진호 기자)

제 20대 총선은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마무리됐다. 16년만의 여소야대 정국이다. <시사오늘>은 정치전문가 3인 대담을 통해 이번 총선결과의 간략한 분석을 들어봤다. 4월14일 진행된 대담에는 국제경영전략연구소 김재한 소장, 한국정치발전연구소 강상호 대표를 초청하고 본지 윤종희 정치부장이 참여했다.

▲ (왼쪽부터)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김재한 국제경영전략연구소 소장, <시사오늘> 윤종희 정치부장 ⓒ시사오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간단한 총평부터 부탁드린다.

강상호

“이번에 새누리당이 이겼으면, 국민들이 좌절했을 것 같다. 출구조사 나온 뒤 몇 사람에게 전화를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4·19 혁명으로 하야할 당시 성명서엔 안 들어갔지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불의를 보고 젊은 사람들이 일어서지 않으면 그 나라는 희망이 없다’. 이 상황에서 국민들이 여당을 찍었다고 한다면 희망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돌풍이 생각났다. 탄핵역풍이 불기 전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최악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나 열린우리당이 승리했다. 그 재현인 것 같다.”

김재한

“당연한 귀결이다. 앞서 우리가 예상한 결과와 같다. 국민들은 야당이라고 딱히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오만한 권력에 대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각 언론들도 오만한 권력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고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강 대표님 말씀처럼 모든 면에서 희망을 주지 못했다.”

윤종희

“두 분 말씀에 동의한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을 비롯해 여론에서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사항을 강행하는 정부와 대통령의 오만한 모습, 그리고 소통하지 않는 모습이 반발을 불렀다. 이렇게 밀어붙여도 콘트리트 지지층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한 것이 철퇴를 맞았다.”

-조금 더 정치적인 분석을 가미해서 설명해달라.

강상호

“지난 좌담회 때도 내가 구도와 정서를 언급했다.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이슈가 없어서 정서가 중요한 상황이었다. 수도권에선 구도, 영남권에선 정서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수도권의 정서도 ‘도저히 안되겠다’하는 분노로 변했다. 유권자들의 응징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에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태도가 문제다. 구체적으로 사람을 지목하자면 이한구 공관위원장,  최경환 의원, 윤상현 의원 세 사람이 시쳇말로 선거를 ‘말아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책은 사라지고 세 사람의 불편한 행태만 남았다. 최 의원이 대구에서 사죄를 했지만 진심있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희화화 됐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평가다. 특히 경제가 어렵게 된 측면을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한 정치적으로 핵심적인 문제를 찾게 되면, 결국엔 박 대통령의 인사실패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한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일 때는 오히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청와대 입성 직후 아웃사이더가 돼버렸다. 그 결과가 선거에서 나타났다.”

김재한

“여당의 제1당 실패, 16년만의 여소야대로 떠들썩한데 이는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이 그 원인이었다는 데 공감한다. 현 정부의 인사정책은 물론, 공천과정에서의 비민주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선거과정에서의 배신처럼 보이는 행보, 그리고 야당 심판론이라는 네거티브 일변도의 선거전략, 비현실적인 선거공약을 들이대는 행위도 문제였다. 대구에서 10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등, 여권의 유력 인사가 이런 현실성 없는 선거운동을 하는데 이길 수 있겠나.

그간 야당탓을 하고, 국회탓을 하는 등 모든 문제에 대해 정부는 상대 탓을 해왔는데 이에 국민들이 대답했다.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 국민들은 대화를 강요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이런 여소야대 구도 하에서는 야당의 도움이나 협조 없이 정부여당이 독주하기 어렵다. 국민들은 현명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와 아울러,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지역정당의 한계를 깨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호남 의석을 잃은 대신 전국정당의 틀을 갖춰버렸다. 새누리당도 호남의석을 얻으며 전국정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히려 국민의당이 호남당이 돼버렸다. 더불어민주당의 운신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경북을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의석을 갖게 되는 모양새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이 정책정당으로, 또 수권야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한국정치에 희망이 있다. 새누리당도 패배 속에서 남은 구성원들이 후유증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주목된다. 원내구성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지도체제와 각당의 원내대표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정치구도가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는 부분에 대한 기대도 하고 있다.”

윤종희

“조금 다른 측면에서, 모든 선거결과를 봤을 때 그래도 국민들은 건전한 변화를 보이는 당이나 세력에게 표를 줬다. 정당만 놓고 봤을 때, 새누리당은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민주는 작게는 경제민주화를 얘기하고, 국민의당은 존재만으로도 제3당의 가능성을 피력했다. 새누리당과 똑같이 두 야당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였다면 새누리당이 그래도 패배는 했겠지만 이렇게 큰 차이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특히, 야권이 단일화를 하지 않은 것이 되려 약이 됐다. 그 모습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화로 다가오지 않았는가 싶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단일화를 했다면 중도층에서 염증을 느끼고, 야권에 표를 많이 몰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크게 봤을 때 야권이 여당보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신선함이 있었다.”

강상호

“애초에 분당이 야당에게 호재였느냐, 악재였느냐 문제에서, 애초에는 분당 자체가 악재로 생각됐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호재가 돼 버렸다. 김종인-안철수-문재인이라는 야권의 지도부급 인사들이 역할분담을 결과적으로 잘 한 셈이다. 국민의당에 대한 착시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구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호남정당이다. 그런데 안철수 대표라는 상징적 인물로 포장이 되어있다 보니까, 대안정당의 모습으로 비쳤다. 선거전이 본격 시작되기 전엔 권노갑 씨 등 구 동교동계의 인물들이 눈에 띄었는데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이 사람들은 호남 속에 매몰돼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김무성, 김종인, 안철수 세 사람의 이미지만 대두되다 보니까 국민의당의 구 동교동계나 호남정당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았다. 그래서 양당체제에 대한 염증을 느낀 수도권 사람들의 표를 저항 없이 그대로 받아갔다. 수도권에선 대안정당으로 인식되면서 새누리당의 표를 잠식하고, 호남에선 호남의 적통으로서 인식되며 전통적 호남당 지지층을 싹쓸이했다. 그 결과 표밭 폭이 넓어졌다.”

윤종희

“국민의당을 호남당으로 무조건 몰긴 힘들 것 같다. 정당지지도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며 비례대표 의원들을 많이 들여보냈다. 국민의당이 자기만의 정책이나, 비전을 제시 못했지만 무조건 착시현상이라고 보는 건 옳지 않다. 그보다는 국민의당을 통해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일었다고 본다. 3당 체제에 대한 지지라고 풀이한다.”

김재한

“국민의당이 호남당이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의당을 지지한 것이 과연 3당 체제를 원한 것인가는 알 수 없다. 호남당이 외연을 확대해서 제3당의 역할을 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이는 아직까진 희망사항이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새누리-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된 정책이나 이슈를 국민의당이 내걸었느냐, 그러지 못했다. 두 당에 대한 반발로 얻은 어부지리 의석이라는 의미가 아직 크다고 본다.”

<2부에서 계속>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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