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난' 새누리, YS정신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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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난' 새누리, YS정신 되새겨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4.19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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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승리 도취돼 혁신 외면했던 새누리, 이제는 바뀌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故 김영삼 전 대통령(왼쪽)과 이명박 전 대통령 ⓒ 뉴시스

새누리당이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총선 패배도 패배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차기 대선이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땅한 후보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당선자 등 경쟁이 치열한 야권과 달리, 김무성 전 대표가 평의원으로 돌아간 새누리당은 차기 당권의 향배조차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말 그대로 인물난(人物難)입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거의 모든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대선에서는 두 번 졌지만,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을 맞았던 제17대를 제외하면 패했던 적이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새누리당의 움직임은 주로 내부에 국한됐습니다. 계파 간 전쟁의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에만 변화가 있었을 뿐, ‘새누리당’이라는 조직 자체에 대한 혁신 의지는 전무했습니다.

자연히 인재 영입에도 소홀했습니다. 승리를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기며 야당의 인재 영입 러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던 제20대 총선은 말할 것도 없고, 제19대 총선에서도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 손수조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 문대성 전 의원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외부 영입이 없었습니다. ‘보여주기식’ 영입과 계파의 이해관계에 따른 ‘물갈이’에만 골몰했을 뿐, 실질적인 혁신 노력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누리당은 제20대 총선의 패배를 거울삼아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정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던 YS는 실제로 인재 욕심이 매우 많았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서청원 의원을 비롯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이인제 의원 등 일일이 세기도 힘든 인재들을 정계에 입문시켰습니다.

제15대 총선 공천에서는 제도권 밖에서 참신한 인물들을 대거 영입·기용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보였습니다. 이때 YS가 영입한 인물들이 ‘YS키즈’로 불리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재오 의원, 안상수 창원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정의화 국회의장 등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정치권을 주름잡는 ‘거물’로 성장해 새누리당을 움직여왔습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은 외부 인재를 영입하는 데도 소홀했고, 내부 인재를 성장시키는 데도 관심을 쏟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인재난은 새누리당이, 또 그동안 당을 이끌어온 사람들이 인재에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제20대 총선의 완패는 늘 같은 사람들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입으로만 ‘다름’을 말하는 데 대한 국민의 실망이자 불신입니다. 외부 인재 영입에는 무관심하고, ‘개혁적 보수’를 외치는 내부 인재는 배척하는 데 대한 경고입니다.

이제 새누리당도 당의 철학과 이념에 공감하는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노력하면서, 유승민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 등 당내 쇄신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내부에서의 권력 다툼에만 집중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내용이 달라지지 않으면 결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새누리당이 언제나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며 과감한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YS 정신을 되새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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