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유한킴벌리·유니클로 그리고 호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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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유한킴벌리·유니클로 그리고 호갱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4.2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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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대 외국계 기업들이 바라보는 한국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벤츠코리아, 유한킴벌리, 유니클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우리에게 익숙한 외국계 기업들이다.

벤츠코리아는 독일에 본사를 둔 다임러 AG(51%)와 말레이시아 화교 재벌 레이싱홍그룹의 계열사 스타오토홀딩스(49%)가 주주다.

유한킴벌리는 미국이 최대 주주로 있는 헝가리 법인의 킴벌리 클라크와 국내기업 유한양행이 각각 70%, 30%를 소유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계 의류 브랜드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유니클로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과 한국의 롯데쇼핑(49%)이 양분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기업, 유한킴벌리는 미국기업, 유니클로는 일본기업이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유는 단 하나다. 기업의 최대 목표인 이윤추구, 즉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외국에 대한 배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쉽게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다. 자국기업의 애국심 호소도 한 몫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계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이 당근(?)을 제시한다. 학교를 지어준다거나, 사회활동에 참여한다거나….

여기에 매출의 일정부분을 진출국에 환원하는 내용은 거의 빠짐이 없다. 이는 내가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한 일정부분이 우리나라에 되돌아온다는 것에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장 큰 무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위에 언급한 각 기업들이 우리나라에서 상품을 판 대가로 올린 매출 중 얼마나 우리나라에 환원할까. 내용을 알고 나면 한숨이 나올 정도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지난 한 해 동안 기부금으로 20억 원을 냈다. 억대 하니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매출과 비교해보자.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3조1415억원을 올렸다. 매출대비 기부금은 고작 0.06%에 해당한다.

반면 주주들이 가져간 배당금은 순이익 887억 원 중 66%인 585억 원이다. 기부금 대비 1000배다. 앞서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도 각각 180억 원(배당성향 87.8%), 212억 원(배당성향 90.2%)을 배당해 국부 유출이라는 비난을 산 바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주주로 있는 외국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꼴이다.

유한킴벌리의 기부금은 매출액 대비 0.1% 수준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5조483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4년간 기부한 금액은 고작 85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액 대비 0.15%다. 경쟁사인 LG생활건광과 쌍용 C&B의 각각 0.2%와, 0.4%와도 비교된다.

그런데 배당금은 펑펑이다. 같은 기간 4년간 4600억원을 배당받았다. 특히 킴벌리클라크에 4년 동안 지급된 금액은 322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킴벌리클라크는 매해 기술사용료도 유한킴벌리로부터 지급받고 있다. 라이센스 및 기술지원계약에 따른 대가다. 2012년부터 3년간 지급받은 기술사용료만 총 999억원이나 된다. 원재료 일부분도 킴벌리클라크로부터 구입하고 있어 일감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수백억원의 무상 국고보조금도 받고 있어 국부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2014년 기준 유한킴벌리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 유한킴벌리가 국가로부터 받은 국고보조금은 상환의무가 없는 국고보조금만 총 2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국고보조금을 통해 올린 매출도 결국에는 배당률에 따라 킴벌리클라크로 더 많은 돈이 흘러나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유니클로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기부금이 고작 75만원이다. 유니클로의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15년(회계연도 2014년9월1일~2015년8월31일)에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한 1조11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에 진출한지 10년 만에 단일브랜드로는 첫 1조원 돌파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7% 늘어난 1194억원이다. 2015년도 감사보고서는 75만원의 기부금을 냈다고 보고했다. 2014년도에는 감사보고서에서 항목을 아예 빼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주주인 일본 본사의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의 롯데쇼핑이 지난 4년간 챙긴 배당금은 약 1045억원이다. 이중 패스트리테일링에 지급된 것은 532억원에 달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추구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이런 기업의 존재이유를 너무나도 명확히 하는 것 같다. 마치 우리나라 시장을 단순히 판매 기지로 전락키고 있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들게 만들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기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의 윤리란 환경 경영, 제품 안전, 사회적 약자 배려 등을 들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이란 자신을 제외한 타이익집단에 봉사하고 그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공식적인 능력범위 내에서 행동하도록 요구되는 함축적이고 강제된 경영자들의 의무이다.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단순히 기부금의 액수로만 판단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다. 사회공헌 활동, 문화 교육 체육 등 다양한 활동에 대한 지원 등 자선적 책임도 포함된다.

일례로 현대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사운드 프로젝트다. 선천적으로 청각을 잃어버린 아이에게 진동 시트를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젝트다. 이 진동시트는 많은 농아원과 복지관에 설치됐다.

그런데 기부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척도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기부금 항목을 만들어 매년 기부금을 통해 사회환원을 보여주고 있다.

매년 한국인들의 호주머니를 통해 천문학적인 이익을 취하면서 사회적 책임은 나 몰라라 하는 외국계 거대기업들. 과연 이들은 한국을 어떤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혹시 한국과 한국인들을 호구로 보는지, 아니면 봉으로 보는지.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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