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평등의 길①]대한민국 女차별 OECD '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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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등의 길①]대한민국 女차별 OECD '톱'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4.30 0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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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격차 OECD '1위' - 유리천장 '꼴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대한민국의 남녀차별이 OECD 국가 중 가장 심하다. ⓒ시사오늘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남녀 불평등 자화상

‘36.7%’ - ‘25.0%’. 대한민국을 나타내는 남녀 차별 지표다.

경제개발협력기구인 OECD 36개국 중 각각 대한민국 남녀 평균 ‘임금격차’와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OECD 내 29개국 가운데 우리나라 ‘유리천장’ 지수다.

대한민국의 남녀평균 임금격차는 OECD 36개 국가 중 ‘1위’이며, 유리천장 지수 또한 29개 국가 가운데 ‘꼴찌’다.

OECD가 3월8일 페이스북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4년 기준 회원국별 남녀 임금격차 그래픽에 따르면 한국은 남녀 평균 임금격차가 36.7%다. 이는 우리나라 여성이 남성보다 36.7% 적게 임금을 받는다는 의미다. 다시말해 한국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3만3000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전체 조사국 중 한국의 지수가 1위다. OECD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해 한국은 15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말로만 1위일 뿐 남녀 간의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는 뜻으로,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다.

OECD 평균 임금격차는 15.6%로, 우리나라는 OECD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OECD 평균치로 보면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84만4000원을 받는다. 우리나라 여성보다 21만1000원을 더 받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0년의 40.4%에 비하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당시 OECD 평균이 19.2%였던 점을 감안하면 세계의 추세조차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OECD는 “이 격차는 정규직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남성 임금에 대한 여성의 상대적인 임금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남녀 임금격차가 큰 요인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별 임금격차가 심각한 상황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많은 여성들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 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비정규직 중 남성이 46%인 반면 여성은 이보다 8%p 높았다. 남성 비정규직은 전년대비 5만6000명 증가한 288만2000명였고, 여성은 13만8000명 늘어난 339만명이다.

여성비정규직 임금도 심각하다. 201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은 남성정규직 노동자의 3분의1 수준인 35.4%에 그쳤다.

대기업 내에서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또한 상당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2014년 6월 기준)를 보면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 임금은 64.2%였으며, 중소기업 정규직은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4.6%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뒤이은 불명예 타이틀을 거머쥔 나라는 어떤 나라들일까. 놀랍게도 일본이 2위에 랭크됐다. 우리나라보다 10.1%p 정도 낮은 26.6%였다. 에스토니아도 일본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작은 나라는 3.8%인 헝가리다. 다음으로 뉴질랜드, 벨기에,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덴마크, 리투아니아, 스페인 등이 10.0% 미만을 기록했다.

취업의 門도 승진의 門도 좁은 대한민국 女

또 하나의 부끄러운 것이 유리천장 지수다. 유리천장 지수란 직장에서 남녀가 평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고 있는 것 같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은 보이지 않는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지위 상승이 어려운 현실을 일컫는 말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성별 임금 격차, 여성임원 비율 등 10개 지표를 종합해 공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25.0점으로, OECD 29개국 중 29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이래 4년 연속 꼴찌 기록이다. OECD 평균인 56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우리나라 바로 앞 순위인 28위는 27.2점을 받은 터키이며, 일본은 28.8점으로 27위를 기록했다.

1위는 82.6점을 받은 아이슬란드가 기록했으며, 노르웨이(79.3점), 스웨덴(79.0점), 핀란드(73.8점), 헝가리(70.4점) 등 순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취업의 문도, 승진의 문도 좁았다.

OECD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고용률은 남성은 71%인 반면 여성은 49%로, 그 격차가 20%p를 넘어섰다. 이는 OECD 평균 격차 10%p의 2배가 넘는다.

취업을 하더라도 우리나라 여성의 승진 문은 좁아, 전체 직원대비 여성 임원 비율이 남성의 6분의1에 불과한 0.4%로, 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우리나라 500대 기업 임원 중 여성은 2.3%에 그쳤으며 직원 수 대비 임원도 남성은 1.3%, 여성은 0.1%로 10배 차를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 25~64살 인구 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과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각각 7.6%, 21.6% 적었다. 반면 고등교육을 받은 OECD 평균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3.7% 많았다.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16.9% 적었다.

우리나라 여성 고위직은 전체 고위직 가운데 11%, 사내 이사진 내 여성 비율도 2.1%에 불과했다. OECD는 여성 고위직은 30.8%, 사내 이사진 여성 비율은 18.5%로, 우리나라와 각각 15%p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국제의원연맹(IPU)이 올해 세계 191개국 의회의 여성 국회의원 숫자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여성 의원 비율 16.3%로 111위에 그쳤다. 이는 북한과 공동 순위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은 49명,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 중 여성은 112명이다. OECD 회원국 평균 의회 내 여성 비율은 28.1%였다.

하지만 OECD 평균보다 앞선 부분도 있어 주목된다. 바로 남성의 유급 육아휴직 보장으로, 우리나라는 16.1주인에 비해 OECD의 평균 4.3주보다 3배 이상 길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일본의 남녀 육아휴직 비율에선 우호적인 수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에 따른 결과”라면서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누구보다 양성 평등에 헌신해온 북유럽 나라들보다 한참 뒤에 처져 있다”고 꼬집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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