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평등의 길②]국내 주요기업, 임금·승진 차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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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등의 길②]국내 주요기업, 임금·승진 차별 여전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4.30 13: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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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임원 수 턱없이 부족…뚫기 힘든 ‘유리천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수진 기자)

지난 27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100대 기업 비오너 여성 임원 수는 지난 2004년 13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12년 만에 11.5배 늘었다. 이번 조사는 금융사를 제외한 매출 기준 100대 상장사의 비(非)오너 출신 임원 현황을 파악한 것으로 오너가를 포함하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수는 161명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런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대기업의 성별 임금 격차는 심해지고 있으며, 여성 임원 수도 턱없이 부족해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뉴시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제조업체의 대부분 여성 직원 비율이 남성 직원 비율의 30%를 넘기지 못했다. 임금 부분 역시 남성 직원의 70%로 남녀 간의 평균 연봉 격차는 2772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월 231만원씩 더 받고 있는 셈이다. 5대 제조업체는 매출액 순위대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기아자동차이다.

5대 기업 중 기아자동차의 여성 평균 연봉이 남성의 76.53%로 가장 차이가 적었다. 현대자동차도 2011년 이후 여성 연봉이 남성 연봉의 75~82% 수준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성별 고용율에서는 타 대기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직원 6만6040명 중 여성 직원은 3173명으로 4.78%에 불과했고, 기아차 역시 총 직원 3만4121명 중에서 여성이 966명으로 2.83%에 그쳤다.

그나마 여성 직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가 26.23%, SK이노베이션이 23.26%, LG전자가 15.71%의 순으로 현대·기아차보다 5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철강과 자동차 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하더라도 낮은 수치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특수성이 덜한 유통업계는 어떨까. 유통업계의 경우 제조업체와 달리 대부분 여성 직원 비율이 남성 직원의 비율 보다 높았다. 그러나 임금 수준은 남성 직원의 절반에 그치는 등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을 살펴보면, 여성 직원(3425명)의 비율이 남성 직원(2093명)보다 1.63배 높았지만 평균 연봉은 남성의 45.7%에 불과했다. 할인점 부문 역시 여성 직원(9729명)의 비율이 남성 직원(3882명)보다 2.5배 많지만, 평균 연봉은 남성 직원의 50% 수준이었다.

이는 신세계그룹도 마찬가지다. 여성 직원(2259명)이 전체 직원(3439명)의 65.6%에 달하지만, 여성 평균 연봉은 49.2%로 남성 평균 연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대백화점 역시 여성 직원 비율이 전체 직원(2412명)의 43.8%(1058명)로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지만, 연봉은 남성 직원의 절반 수준인 53.3%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성 임원 또한 국내 주요 기업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등기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총 9명의 임원 중 남성 임원 수는 8명으로 여성 임원은 고작 한명이다. 하지만 이 여성 임원은 지난해 임기가 만료되면서 지난달 11일 주주총회를 통해 박재완 사외이사가 자리를 대신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임원 9명은 모두 남자로 구성됐다.

현대차, 포스코, 기아차 역시 등기임원 모두 남성 임원으로 여성 임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5대 제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LG전자만 여성 임원이 존재했으나 전체 임원 351명 중 3명에 그치는 등 미미한 수준이었다.

유통업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의 각각 총 등기임원 7명 모두 남성 임원이었다. 롯데쇼핑의 경우 7명 등기임원 중 3명이 여성 임원이었으나 그 중 한명은 그룹 총괄회장의 맏딸로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페이스북·MS “직장 내 임금 차별 없다”

이러한 국내 상황과 달리,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는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은 직장 내 임금차별이 없다고 선언했다.

4월 12일 미국 경제매체 CNN머니는 이 두 기업이 ‘동일임금의 날’을 앞두고 전날인 11일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두 기업이 같은 날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데 조율이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페이스북 인사총괄담당인 로리 골러는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페이스북은 비슷한 업무를 하는 직원에게 남녀 구분 없이 같은 임금을 수년째 지급해왔다”면서 “페이스북에서 남녀가 같은 돈을 번다는 걸 알릴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CNN머니는 페이스북 본사 직원 1만2000명과 해외근로자들 중 32%는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틀린 호건 마이크로소프트 전무이사 역시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의 남성 직원이 1달러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여성 직원은 99.8센트를 받는다”면서 “1년 반 전의 99.7센트보다 진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IT 기업인 고대디(GDDY)는 자신들은 오히려 여성들이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세일스포스 또한 성별간 임금격차를 바로잡는 데 약 300만 달러(약 34억 3400만원)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아마존닷컴 역시 지난해 자신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성차별 없이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앞 다퉈 성별 임금 격차 해소에 나선 것은 행동주의 주주들이 이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투자 회사인 아르주나 캐피털이 미국 내 9개 주요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성별 연봉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국내의 임금 성차별은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 수준이다. 2014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별 임금격차는 36.7%로 OECD 회원국 평균(15.6%)의 두 배 이상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직장 내 여성차별을 나타내기 위해 발표한 OECD 회원국 ‘유리천장지수’ 순위에서도 한국은 29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 등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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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addsa 2017-03-19 03:55:28
동일기업 동일직종 동일호봉 간 남녀 비교한거도 아니고...장난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