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車부품 순정품 둔갑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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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車부품 순정품 둔갑 '폭리'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4.23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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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부품 판매 금지, 불합리한 부품가격 등
수입부품 포장만 바꿔 폭리 취해
국내 최대의 자동차 부품 회사인 현대모비스가 가맹 정비업체들을 상대로 불공정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대 모비스는 수입 부품을 자사 순정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해 폭리를 취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의 가격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현대모비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모범이 돼야 할 국내 굴지 대기업의 자동차 부품 회사가 힘없는 영세 중소업체와 소비자들을 상대로 반 강제적인 유통구조를 만들어 자신들만 배불리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모비스, “타사부품 쓰지마!” 가맹업체에게 지시
 
▲ 현대모비스 김동진부회장     ©뉴시스
자동차 부품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정비 업체들에게 경쟁사 부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하면서 정비업체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현대 ‘블루핸즈’ 및 기아 ‘오토큐’ 가맹정비업체 2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대모비스의 불합리한 부품가격 책정과 경쟁부품 판매 금지조치, 일반적인 계약해지 등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맹정비업체의 95.7%는 보증수리시 현대모비스 부품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는 강제 의무를 지켜야 하며, 현대모비스 로고가 붙어있지 않은 경쟁부품을 사용할 경우 감액조치를 당한다는 비율도 68.4%에 달한다.
 
응답업체의 61%는 모비스 부품과 경쟁부품의 품질 차이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4곳 중 3곳의(75.8%) 업체는 지금의 가격차이가 “불합리 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현대모비스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부터 소비자의 안전과 부품에 대한 선택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부품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자동차부품 자기인증제’의 조속한 시행을 촉구하고 이를 정부 및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는 지난 22일 반박의 입장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블루핸즈나 오토큐는 우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현대ㆍ기아차와 정비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고 있다”며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서 불공정 거래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한 현대모비스가 가맹 정비업체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강제사용토록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수리비용은 전적으로 제조자가 부담하며, 교환되는 부품에 자사의 제품 혹은 자사가 지정하는 제품을 사용토록 하는 것은 세계의 모든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의 자연스러운 경제활동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순정부품 사용은 현대기아차 상표를 사용해서 정비업을 하는 정비업자에게 자동차 정비의 품질을 유지시키기 위해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도 합법적으로 승인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수입 부품을 순정품으로 둔갑
 
▲ 현대모비스     ©뉴시스

 
중소기업중앙회의 이번 조사에서 현대기아차 가맹 정비업체들은 경쟁제품보다 평균 1.75배, 최고 4배 이상 비싼 모비스 부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수입부품을 순정부품으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모비스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레저용 차량 ‘쏘렌토’의 고압 펌프 부품 겉포장에는 현대ㆍ기아차에 납품한다는 순정 부품 상표가 붙어 있지만 정작 부품 한쪽에는 독일 업체인 보쉬 상표가 표기돼 있다.
 
이 부품은 같은 독일 회사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고압 펌프와 겉모습이 같은 것은 물론 일련번호까지 똑 같다. 이 부품을 분해해서 테스트한 결과 또한 모든 성능이 같다고 밝혀졌다. 사실상 현대모비스가 독일회사 제품을 수입해와 포장만 바꿔 팔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판매가격이다. 현대모비스가 판매하는 이 고압 펌프의 가격은 104만5000원에 팔고 있고, 보쉬는 같은 부품을 80만원에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가 30% 이상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모비스가 이처럼 수입품을 들여와 값을 올려 받는 부품은 17 종류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독일 보쉬의 자체 판매라인에 공급되는 제품의 가격과 현대모비스에 공급되는 제품에는 가격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것은 현대의 잘못이 아니라 보쉬가 공급할 때부터 가격이 다른 것”이라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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