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재인수 무리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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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재인수 무리없나
  • 방글 기자
  • 승인 2016.05.1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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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년 전 대우건설+대한통운 욕심에 그룹 위기 잊었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방침을 보면, ‘무리’라는 단어가 자꾸 뇌리를 스친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라는 명목 하에 추진 중인 금호타이어 재인수가 또다시 승자의 저주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을지 우려되는 탓이다.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 오려는 이유로 3가지를 들고 있다. 그룹 재건과 모태라는 상징성, 캐시카우로의 역할, 3세 승계를 위한 창구 등이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져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 없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46년 박인천 창업주가 금호고속을 설립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됐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여객이 양질의 타이어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960년에서야 설립된 회사다. 오히려 그룹의 모태를 따지자면 고속버스 사업 시작도 전에 진행한 ‘광주택시’라고 보는 게 맞아 보인다.

심지어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상황은, 모태라는 상징성만으로 움직이기에는 위태로운 부분이 너무 많다.

지난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미 수천억 원의 빚을 떠안았고, 그 중 3500억 원은 내년 상반기 중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의 경우야 그룹의 상징인 아시아나항공의 지주회사인데다 경영 문제가 걸려 사활을 걸었다고 하지만, 타이어의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계열 회사와의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는 해석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0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 떨어진 수준이고, 지난 2013년에 비해서는 21.6%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3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3583억 원에 비해 62%나 감소했다. 그나마도 순이익은 674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그간 이익을 꾸준히 내왔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산가치(1조2600억 원) 42.1% 지분을 위해 더블을 베팅할 만큼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어보인다. 금호는 지금 그럴 여력도 충분치 않다.

승계를 위해서도 계열사와의 관계가 전혀 없는 금호타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금호타이어에 몸담았고, 부사장까지 지냈다는 것 이외에는 타이어 재인수와 승계 사이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 그나마도 박세창 사장은 올해 2월, 그룹 전략경영실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기업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데다, 박세창 사장이 금호기업의 지분을 25.1% 보유한 2대주주라는 사실까지 맞물리면 승계는 당장 이루어져도 크게 문제될 일이 없어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타이어 재인수를 위한 행보가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을 인수하려다 그룹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10년 전의 상황과 맞물려 보이는 것은 기우일까.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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