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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나, “‘디자인 웰페어(design welfare)’로 사회에 기여할 것”
“단순 행위에 스토리 더해 브랜드 가치 극대화해야”
2016년 05월 15일 (일)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병묵·정진호 기자) 

   
▲ 이루나 〈빅브랜딩〉 디렉터 ⓒ 시사오늘

브랜드의 시대다.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apple)’은 그 자체로 혁신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맥도날드(mcdonald)’는 미국식 식문화의 상징이 됐다. ‘이케아(ikea)’처럼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브랜드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향이 있다. 로고 제작에만 수억 원을 투자하는 기업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브랜딩에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투자할 여력이 없는 대다수 기업은 ‘이름짓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빅브랜딩 이루나 디렉터는 ‘디자인 웰페어(design welfare)라는 개념을 내세워 이런 인식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디자인 웰페어’가 어떤 개념인가요?

“저희 회사의 이념이 ‘anyone can brand’입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공유 경제’라는 개념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좋은 디자인은 삶을 쾌적하게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싼 가격에 질 좋은 디자인을 누릴 수 있다면, 사회 전체적인 행복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웰페어란 싼 가격에 질 좋은 디자인을 제공해 ‘누구나 좋은 디자인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향유할 수 있게 하자는 거죠.”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데요.

“일반적으로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는 충분히 영리를 추구하되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수익이 없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존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수익은 추구해야 합니다. 다만 기업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드는 거죠. 그래야 지속가능하면서도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계기로 브랜딩 관련 기업을 설립하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느낀 게 있다면, 브랜드와 기업의 가치는 비례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꼭 브랜드가 좋아서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성공한 기업은 항상 탄탄한 브랜드가 뒷받침하고 있죠. 그런데 소규모 기업에서는 브랜드에 투자할 여력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브랜딩 무료 프로젝트 같은 것을 추진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현재는 대기업 중심으로 브랜딩을 하는 회사가 있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가 있고, 대학생들이 나와서 아르바이트 식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이 형성된 건데요.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5~6만 원이면 로고를 제작해주기도 합니다. 저는 현재 형성된 시장과 구별해서 5~6만 원보다 싼 가격에 더 좋은 디자인을 제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또 로고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PR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준비해서 진행하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반이라는 콘텐츠의 특성 상, 물질적인 자원이 투입되는 게 아니라 인적 자원 싸움이기 때문에 잘 고민한다면 얼마든지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루나 〈빅브랜딩〉 디렉터 ⓒ 시사오늘

-Visual, Verbal, Value라는 가치를 내세웠는데요. 각각의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Visual은 시각적인 부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 입 깨문 사과만 봐도 애플이라는 기업을 떠올리는 거죠. Verbal은 슬로건처럼 기업이나 상품을 연상시키는 언어적인 부분을 뜻합니다. Value로 상징되는 경험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가령 우리가 호두과자를 먹으러 갔다고 해보죠. 단순히 호두과자를 먹는 행위만으로는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호두과자를 먹는 단순한 행위에 가치를 부여하려면 ‘스토리’가 필요해요. 그냥 길을 가다가 눈에 띄어서 호두과자를 사먹는 것과, 좋아하는 사람과 길을 거닐다가 호두과자를 나눠먹는 것을 비교해보면 경험의 가치가 완전히 다르죠. 저희는 단순히 시각적·언어적 부분뿐만 아니라 경험이라는 요소를 더해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경험과 스토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일시적으로 소비되느냐 다시 찾게 만드느냐와 직결되거든요.”

-‘공간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생소한데요. 자세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일본에 가면 나오시마라는 섬이 있습니다. 쓰레기와 공장 잔해들로 폐허가 돼서 버려졌던 섬인데요. 일본의 지방정부가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 섬을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만들었어요. 아무도 찾지 않던 쓰레기 섬이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룬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거죠. 이처럼 불필요해 보이는 공간을 활용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즐거운 경험과 기억을 줘서 또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공간브랜딩, 문화브랜딩입니다.”

-최근 국가적으로 청년 창업을 권하는 분위기인데요. 실제로 창업에 나서는 청년은 많지 않습니다. 어떤 계기로 창업에 나서게 되셨나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좇았을 뿐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음에도 웹 디자인을 하고, 대학교도 디자인공학과로 진학해서 공학디자인을 하고 했던 건 모두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던 거예요. 좋아하니까 제일 잘 할 수 있었던 거고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오고, 기회를 얻게 되고, 창업도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모든 사람이, 아이든 청소년이든 노인이든 스스로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에 자신이 경험한 맛집을 소개하고, 일상 이야기를 올리고 공유하는 것 자체가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브랜드가 되는 건 책임감을 부여받는 거고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그것을 공유하다 보면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브랜드가 되고, 모두가 브랜드를 가짐으로써 행복해지셨으면 합니다. 〈빅브랜딩〉이 여러분을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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