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한 부산④]김해영, "내가 친문재인계?…계파에 휘둘릴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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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한 부산④]김해영, "내가 친문재인계?…계파에 휘둘릴 생각 없다"
  • 부산=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29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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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
"갈매기파 5인방, 반드시 부산 발전의 가시적 성과 낼 것"
"YS·노무현 정신 계승·발전 시켜 '야도 부산' 회복해야"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 약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부산/박근홍 기자 오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부산 연제구) 인터뷰는 지난 24일 부산 연산역 부근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시사오늘>이 만난 김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 과하게 무게 잡지 않은 표정과 언행에서 정치인으로서의 확고한 신념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졌다. 부산 시민들이 왜 여권의 거물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아니라 그를 선택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노력하면 만회할 수 있는 사회 만들고 싶었다"

▲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시사오늘

-정치권에 입문한 계기가 무엇인가.

"2014년에 연제구 지역위원장을 맡은 게 전환점이었다. 당시 연제구는 1년 이상 지역위원장이 없는 사고지역이었다. 구의원 10명 중에 우리 당 소속 의원이 2명밖에 없는, 부산에서도 가장 여권의 강세가 심한 지역구다. 당원들이 내게 지역위원장을 맡아달라고 강력하게 제의하더라.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지도 얼마 안 됐고, 아이들도 어리고 해서 처음에는 거절했는데 점점 마음속에서 뭔가 끌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학력까지 결정하는 사회, 빈부격차가 점점 극심해지는 사회, 한 번 뒤처진 사람이 계속 뒤처지는 불합리한 사회. 뭔가 새로운 희망이 필요했다. 내가 나서서 이분들을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약자에게 기회가 고르게 가는 사회, 다시 노력하면 만회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웃으며) 반대하는 집사람을 겨우 설득해서 지역위원장을 맡았고, 그때 출마까지 결심했다"

-2014년 이전에는 더민주 당원이 아니었나.

"2012년 대선 때 입당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있는 법무법인 부산에서 변호사 실무수습을 2개월 동안 한 게 인연이 됐다. 당시는 문 전 대표가 <운명>이라는 책을 한창 집필하고 있을 때라 사무실에 자주 나오셨다. 변호사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시더라. 대선 때 뭐라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캠프에서 잠시 활동하다가 그 이후로는 특별한 당원 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역위원장을 맡는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언지가 있었을 것 같다.

"전혀 없었다. 또한 당시 지도부와도 전혀 교류가 없었다. 당원들의 요청을 받고 6개월간 심사숙고 끝에 나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간혹 당내 실력자들이 지역위원장을 내리꽂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그런 케이스가 아니다."

-부산 진구 태생으로 알고 있다. 연제구를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맞다. 태어난 곳은 부산 진구갑 지역이고, 학교는 부산 진구을 지역에서 다녔다. 그러다가 결혼을 하면서 연제구로 이사를 왔다. 6~7년쯤 됐다. 변호사 사무실도 연제구에 있다. 우리 아이들도 연제구에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연고도 중요하지만 내가 지금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갈 터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다. 정치공학적으로 연제구가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선택한 게 아니다."

"YS·노무현 정신의 뿌리는 '통합'…별개 아니야"

-새누리당 김희정 전 장관을 꺾은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가장 큰 원동력은 이제는 좀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주자는 연제구 주민들의 압도적인 민심이라고 본다. 또한 워낙 기존 정치권에 실망을 많이 하다 보니, 정치 신인인 나를 참신하게 봐준 것 같다. 만약 아주 경력이 화려한 사람이 출마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연제구를 비롯해 총 5개 부산 지역에서 더민주 인사가 당선됐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부산은 26년간 새누리당 1당 독재 체제의 여권도시가 됐다.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지만 인구는 줄어들고 경기침체는 끝이 없었다. 젊은이들은 밖으로 빠져나갔다. 부산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한 걸 시민들이 다 알고 있다. 새누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을 통해 여야가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준 것이다."

-정치 지형적으로는 여전히 야권이 불리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 5명의 당선자가 나왔지만, 5개 지역 모두 정당지지율은 10% 안팎으로 새누리당에 뒤처지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이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5명 의원뿐만 아니라 부산시당 당원들이 일치단결해서 가시적인 부산 발전의 성과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야당에게 기회를 줬더니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시민들이 받아야 계속적인 지지를 보내줄 것이다."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우선 중앙에 존재감을 분명히 피력할 수 있는 PK(부산경남) 지역 세력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실제로 우리 5명 당선자들은 지금 굉장히 단결이 잘되고 있는 상태다. 지역 현안에 어떻게 대처할지, 당내 현안에는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 대해 자주 만나서 상의하고 있다. 이번에 부산이 5석을 얻어 전국정당화의 중요한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중앙당에서도 많은 배려를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야도 부산' 회복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부산은 민주화의 성지이자, 지역주의 타파의 진원지다. 그 중심에는 故 김영삼 전 대통령(YS)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YS는 일평생 민주화 투쟁의 선두에 서서 군부독재를 종식시켰고, 문민정부에서는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등 개혁적인 정책을 펼쳤다. 노 전 대통령은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 지역구도 타파 등을 기치로 하는 이른바 '노무현 정신'을 보여줬다.

YS 정신과 노무현 정신은 별개가 아니라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모두 통합을 기반에 둔 정신이고, 민주주의라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같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정신을 융복합해서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 본연의 의미를 살려서 계승해야 할 것 같다."

-YS의 3당 합당으로 부산이 여권 도시가 된 건 사실인데.

"그렇다. YS의 3당 합당이 결정적인 계기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큰 역할을 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지 않을까. (웃으면서) 이 땅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자 했던 YS의 희생과 노력을 부산 시민들이 모를 리가 있겠느냐."

"반대의견 경청하는 문화 만들고 싶어"
"초선이든, 다선이든 국민 선택받은 헌법기관…자기 목소리 낼 것"

▲ 김해영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새누리당 견제세력을 유권자들이 갈망한 측면이 있다고 역설했다.ⓒ 시사오늘

-더민주 초선 의원이 무려 57명이다.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선 초선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반대의견을 잘 듣는 문화를 국회 내에 만들어야 될 것 같다.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충분히 경청하고, 그래도 내 의견이 맞다고 판단하면 다시 정리된 주장을 이어가는, 그런 식의 소통과 토론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 무엇이 핵심 쟁점 사항인지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초선 의원들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 뭐가 문제인지 잘 부각시켜야 될 것 같다."

-경험 없는 초선 의원들이 3당 체제 속에서 끌려 다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일정 적응기간이 필요한 게 당연하다. 최소한의 적응기간이 지나면 초선이든, 다선이든 어차피 같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 대표이자 헌법기관으로서의 제몫을 하는 거다. 초선이라고 해서 본인의 가치관에 따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선 의원들만의 특별한 당내 모임이 있나.

"초선 의원들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층에 속하는 의원들 위주로 소통의 채널이 있긴 하지만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다. (소리 내 웃으면서) 나는 갈매기파 하나다. 워낙 자주 모이기 때문에 모임이라면 모임이다."

"계파라는 게 존재하는지 의문스럽다"

-최근 더민주 분위기는 어떤가.

"의원총회나 당내 모임에 가면 너무 일치단결이 잘 돼 놀랄 정도다. 아주 원만하게, 합리적인 토론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당내에서 불필요한 싸움하지 말자, 여당과도 소모적인 논쟁은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많다. 19대 국회와는 다른 '민생국회' 20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장 경선, 전당대회로 인한 갈등이 잠재돼 있는 것 같은데.

"누가 국회의장으로 가장 적합한지, 누가 이 시점에서 우리 당을 잘 이끌어 갈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대부분 의원들이 판단할 것으로 본다. 친하다고 해서 표를 주는 의원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사실 나는 당내에 계파라는 게 존재하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 정당뿐만 아니라 어느 모임에서든 친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고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특별하게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갈매기파 5인방'만해도 계파가 다르지 않나. 김영춘 의원은 손학규계로 통한다.

"그냥 손학규계라고 불릴 뿐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나나 박재호, 최인호, 전재수도 다 다르다. 이분들은 부산이라는 험지에서 10년 넘게 몇 번씩 낙선한 사람들인데, 정치 본연의 가치를 따라 도전한 것이지 어떤 계파에 속해서 그런 고생을 한 게 아니잖나.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파주의로 폄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김영춘 의원은 현재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고 3선의 중진 의원으로 갈매기파 5인방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의원과 나머지 네 사람을 나눌 이유가 전혀 없다."

"친노 패권주의,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어"

▲ 김 의원은 인터뷰 내내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파주의로 폄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당신도 정치권에서는 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개인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의 인품과 능력이 굉장히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존경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생각은 합니다만, (그는 이 대목에서 목소리를 높여 강조했다) 나는 앞서 말했듯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만한 계파라는 게 있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고, 설사 계파가 존재한다고 해도 나는 어떤 계파에도 속하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다.

국회의원은 본인의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해야 한다. 특정 계파 논리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휘둘리지 않고 소신대로 밀고 나가는 거다. 그러다가 국민들에게 다시 선택 받으면 계속하는 거고, 받지 못하면 정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하면 되는 거다. 계파에 휘둘릴 생각은 전혀 없다."

-향후 대선 경선 때 문재인 전 대표가 도와달라고 요청한다면.

"현 시점에서 문 전 대표가 당내 대권 주자로 가장 유력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그리고 당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도 치열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건 그때 가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친노 패권주의의 실체를 아직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다. 부산에서 지역위원장을 1년 6개월을 한 내가 못 느낄 정도면 그런 패권주의가 없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 물론, 내가 이제 막 당선된 초선이기 때문에 당내 권력에 대해 깊숙이 잘 알지 못하는 건 사실이지만, 친노 패권주의가 과연 실존하는지 굉장히 의문스럽다."

"더민주 청년 기준, 만 45세 이하보다 더 낮춰야"
"절대적 빈곤보다 상대적 빈곤 해결에 주력할 것"

-상임위는 결정됐나.

"갈매기파 5인방이서 상임위가 서로 겹치지 않게 합의를 봤다. 나를 비롯해 박재호, 전재수 의원이 모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를 지망했는데, 결국 전 의원이 교문위를 가기로 했다. 나는 정무위원회를 1지망으로 신청했다. 재호 형님이 큰형으로서 아주 통 크게 양보해 줬다. (크게 소리 내 웃으면서) 이 멘트 꼭 좀 기사에 실어 달라."

-20대 국회에서 꼭 추진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당내 최연소 의원이고, 당 전국청년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우선 청년 일자리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연말이 되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서 청년의무고용할당조항의 효력이 부칙에 의해 상실된다. 시급하게 개정해서 그 효력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지금은 공공부문에만 청년의무고용조항이 있는데 이를 민간부문에도 확대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더민주 청년위원장으로서 현재 당헌·당규에서 규정하는 청년 기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우리 당에서 청년의 기준이 만 45세 이하로 설정돼 있는데…. (깊이 생각하다가) 개인적으로는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민감한 문제여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것 같다."

-더민주가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 활동할 생각은 없었나.

"(머뭇거리다가) 사실 입당 전에 녹색당에 관심이 있었다. 정강정책도 유심히 살펴봤고, 하승수 녹색당 대표와 직접 만나서 의기가 투합되면 녹색당에서 활동을 해볼까 생각하기도 했었다(웃음). 한 번도 언론에 밝힌 적이 없는 얘기다."

-견지하고 있는 정치적·경제적 소신이 있다면.

"서로의 의견을 잘 경청해서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이 언제든 바뀔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소신이다. 그 변화의 전제는 대화와 토론이다.

경제적으로는 하루 세끼 정도의 기본적 식사가 모든 사람들에게 허용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절대적 빈곤보다는 상대적 빈곤이 더 힘들다는 지론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김 의원은 개인적을 문재인 전 대표를 존경하지만 계파정치를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시사오늘

-앞으로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강자한테는 강하고, 약자한테는 약했던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

-존경하는 정치인은.

"아무래도 우리 당에서 나온 두 분 전직 대통령이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온몸을 바친 분이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위해 온몸을 바친 분이다. 그래서 두 분을 존경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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