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의총]국회의장 자유투표 '결론'…김종인 리더십,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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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의총]국회의장 자유투표 '결론'…김종인 리더십, ‘상처’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6.07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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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변재일,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후보 지지하면 어떡하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위 대표(오른쪽)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우상호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여야가 법정시한이 닥쳤는데도 원 구성 협상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회의장직 자유투표 선출로 전략을 선회했다.

더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원 구성 협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논의 핵심은 제3당인 국민의당이 제시한 국회의장직 자유투표 선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였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양당의 자리다툼 때문에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민심은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먼저 국회의장 후보부터 선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민주당이 '원내1당이 국회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접고 '자유투표안 수용'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더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음에도 국민의당 제안이 받아들여진 데 대해 김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더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당 제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아 이목이 집중됐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당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제안을 해줬다"면서 "그 제안을 심도 있고 검토하고 있다. 소속 의원들과도 토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직후 열린 의총에는 국회의장 후보군인 정세균·박병석·문희상 의원이 가장 뒷줄에 나란히 앉았고, 소속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표창원·김병관·손혜원·김영호·박주민·강병원 의원 등 초선들도 눈에 띄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김종인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나란히 등장했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김종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자유투표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선거 끝나고 국민이 결정해 준 대로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오늘 개원을 못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제1당인 더민주당이 의장직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동시에 "양당에서 국회의장 후보를 정해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유권자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원칙에 반하는 일"이라면서 "단순히 원 구성에 집착해 좋은 게 좋은 것이니 제3당 제안대로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제3당이 제안한 자유투표 수용 여부를 토론을 거쳐서 결정할 것 같은데 제가 드린 말씀을 참조해서 현명한 처사를 내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원내 협상에서 주도권을 뺏기면 안 된다는 의도로, 김종인 대표가 협상 국면마다 보여준 승부사적 면모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대표는 올 초 여야 간 쟁점 법안 처리에 있어서 당시 원내지도부의 기존 노선을 뒤집는 등 리더십이 부각된 바 있다. 또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야권연대 문제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의총은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김 대표의 발언으로 취재진 사이에서는 자유투표 제안이 수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미묘한 기류가 느껴진 것은 김종인 대표가 비공개로 전환한 지 7분 만에 회의실에서 나오면서였다. 그는 당 차원의 입장이 정해졌냐는 질문에 "원론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는 말만 남기고 다음 일정으로 향했다.

이어 변재일 정책위의장이 회의실을 나왔다.

그는 의총 결과를 묻는 취재진에 "국민의당 안을 받는다고 하는데, 국민의당이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를 지지할 경우는 어떡하나요"하고 짧게 말했다. 자유투표 제안에 대한 지적인 셈이다. 변 의장은 김종인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30여 분 간 비공개회의가 끝나고,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 구성 시한을 지키고 소모적 논쟁을 없애기 위해 국민의당이 제안한 국회의장 자유투표 제안을 받아들인다"며 "새누리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유투표 수용 결정이 김 대표 의사와 배치되는 데 대해서는 "우 원내대표가 김 대표에게 정치는 상대방이 있는 문제고, 구성원 의견이 다양할 수 있으니 총의가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사전에 설명했다"면서 "크게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누리당이 자유투표 제안을 받아들이면 양당은 국회의장 후보를 한 명씩 선출해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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