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서울시 간담회]고개숙인 박원순, ‘굳은표정’ 당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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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서울시 간담회]고개숙인 박원순, ‘굳은표정’ 당지도부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6.08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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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김종인, "혁신 믿는다" 말 남기고 곧장 자리 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8일 서울메트로 구의역 사고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김종인 대표는 다음 일정으로 금방 자리를 떴다. ⓒ 시사오늘

최근 서울메트로 2호선 구의역 사고로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8일 박 시장과 서울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구의역 사고 관련 서울시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밝힌 데 대해 소속 정당으로 먼저 '회초리'를 드는 모습으로 충격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서울시 정책간담회에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비롯, 변재일 신경민 박용진 한정애 이철희 의원이 자리했고, 서울시 측에서는 박원순 시장을 포함한 시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달 28일 사고가 발생한 뒤 추모 물결과 함께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듯, 당 대표실로 들어서는 박원순 시장의 표정은 참담해보였다. 지도부 역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김종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어제 박원순 시장이 죄송하다고 사과 말씀을 했다. 이를 계기로 여러가지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김종인 대표 말씀처럼 청년의 꿈을 지키지 못하고 초심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또 당과 대표님, 의원님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 사건은 무조건 제 불찰과 책임이다. 다시 한 번 고인과 유가족, 시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국회의 질책과 조언에 귀 기울이겠다면서 대책수립 방향을 다섯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그는 "지위고하 막론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게 하겠다. 또 위험한 업무는 외주화가 아닌 직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메피아'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메트로 퇴직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계약사항을 삭제하고 메피아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서울메트로 2호서에서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스크린도어를 포함, 전수조사해 새롭게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시장이라는 직책이 시민의 삶과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에서 관행이나 메뉴얼에 숨어있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두 번의 서울시장 임기 동안 유사 사고가 3번 반복한 데 따라 시정력이 도마에 오르는 데 대해 "시장 노릇을 제대로 하겠다. 열아홉 청년의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실천하겠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의 발언을 지켜보는 더민주당 지도부는 여전히 어두운 표정이었다.

간담회는 시작된 지 10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됐고, 박 시장에 힘을 실어준 김종인 대표는 다음 일정인 합동참모본부 방문을 위해 그대로 자리를 떴다.

당 지도부는 박 시장과 30여 분간 대화를 나누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서로 공조해서 잘 해야겠죠"라고 짧게 답했다.

낮은 자세를 유지한 채 국회를 나서는 박 시장은 "외주화와 구조조정, 직영 문제를 넘어서 사람과 현장 중심 시스템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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