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원인 SK케미칼의 이상한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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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 원인 SK케미칼의 이상한 주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6.24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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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가 상승에 '배당 두둑'…사과는 'NO', 국민 호구 취급?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원인을 제공한 SK케미칼의 주가가 이상하다.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인 PHMG를 만들어 옥시 측에 공급한 SK케미칼의 주가가 피해자들의 울부짓음에 따른 부정적 여론과는 상관없이 유지부동이다. 약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꾸준한 상승세다. 주주들은 현금 배당을 두둑히 챙겼다.

24일 한국증권거래소의 코스피 거래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인 7만2600원어었던 주가는 올해 개장일 종가는 0.96% 오른 7만3300원을 기록하더니, 지난 23일 7만4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케미칼의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다가 특히 2월 3일에는 현재 기준으로 연중 최고가인 8만63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날 종가인 8만5500원 또한 현재까지 최고가다.

특히 SK케미칼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시기는 서울중앙지검이 2016년 1월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옥시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유통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기간과 맞물린다.

기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악재가 연이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다. 통상 악재 관련 뉴스가 나올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따라서 주가는 뉴스의 직격탄을 맞는 게 보통이다. 그만큼 뉴스의 파괴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SK케미칼은 이례적이다.

원인은 이 회사가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 ‘NBP601’(제품명 앱스틸라)가 국내 바이오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FDA 판매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SK케미칼은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받고 있는 옥시에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을 공급해 비난의 화살을 받기에 충분한데도 말이다.

SK케미칼은 1994년 당시 (주)유공이라는 이름으로 가습기살균제 원료 물질인 PHMG(폴리헥사메탈린구아니딘),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당시 SK케미칼은 “가습기 내 물때 방지에 효력이 있고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다가 17년 후인 2011년 정부는 원인 미상의 폐손상 사망 원인을 가습기 살균제로 보고 판매를 중지시켰다.

하지만 이 원료물질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가해 제품인 애경의 ‘가습기메이트’와 이마트 PB상품 ‘이플러스’ 등 국내 가습기 살균제 시장의 90% 이상에 제공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SK케미칼은 2003년도에 호주에 원료(PHMG)를 판매하면서 ‘흡입했을 때 독성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국내 판매 때는 알리지 않았다.

또 다른 충격적인 정황도 나왔다. 2005년 PHMG 성분이 든 자동차 흡음재를 특허출원하고 차량의 엔진 소음, 진동을 줄여주는 흡음재로 장착될 뻔한 것이다. 만약 문제의 제품이 시중에 풀렸다면 차량에 탑승자는 밀폐된 차 안에서 PHMG 성분이 함유된 흡음재와 함께 도로를 달렸을 것이다.

왜 그랬을까? 우리 기업이 우리 국민을 ‘호구’ 취급했단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우리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지난해 주식 1주당 보통주 300원, 우선주 3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해 총 73억600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최대주주인 최창원 SK가스 부회장은 12억4000만원,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3300만원 상당을 챙겼다.

이들 주주들의 배를 불리는데 국민연금공단도 한몫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에 총 3조8536억원을 투자했다. 문제는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2011년 2조3582억원보다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났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가습기살균제 관련 주요 기업은 이마트가 1조2999억 원으로 가장 많고, 홈플러스(9700억원), 롯데쇼핑(5530억원), GS리테일(3872억원), SK케미칼(3308억원), 옥시(1272억원) 등이다.

국민연금의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율도 꾸준히 증가했다. 논란의 핵심인 SK케미칼과 옥시의 공단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1.9%(3308억 원), 0.165%(1272억 원)으로, 5년 전에 비해 2.54%p, 0.12%p씩 늘었다. 이 외에도 공단은 이마트(8.35%), GS리테일(6.93%), AK홀딩스(5.98%), 롯데쇼핑(3.9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국민염금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나 몰라라 하면서 돈에 혈안이 든 것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혈세로 조성된 기금”이라면서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기업에 투자됐다는 것 자체로 이미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다른 기업과는 달리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곳이면서도 아직까지 피해자들과 국민들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다.

SK케미칼은 원료 공급업체이지만 최종 완제품 생산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검찰 수사선상에서 비껴나 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원인 제공자이지만 옥시 뒤에 가려져 있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지 않도록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는 이유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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