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회사' 대우건설 누가 이끌까? 외부 인사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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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없는 회사' 대우건설 누가 이끌까? 외부 인사 카드 '만지작'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6.3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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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 앞서 주가 띄울 '예스맨' 선임에 무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대우건설 CI ⓒ 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신임 사장 선임 일정을 늦추면서까지 외부 인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이에 업계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면서도 새로운 사장 선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의 후임을 이달 안에 정할 방침이었으나 계획을 수정, 다음달 1일까지 외부 인사를 포함한 사장 후보 재공모에 들어갔다.

앞서 대우건설은 내부 인사인 박영식 현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등 2명을 후보로 선정, 지난 10일 면접과 사업계획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유력 후보인 박 사장의 경우 지난 2013년 7월 부임한 이래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경영정상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을 키웠다. 경쟁자인 이 전무의 경우에는 영업에능통한 '대우맨'으로 영업지원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치며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박 사장과 비교해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영업 출신답게 친화력과 리더쉽을 갖췄다는 평이다.

당초 업계는 2파전의 구도에서 누가 사장으로 선임되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 특히 대우건설은 지금까지 내부 출신의 대우맨이 사장을 맡아왔다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신임 사장 선임 작업을 맡고 있는 대우건설 사장추진위원회가 최종 후보자 선정을 남겨둔 시점에서 돌연 후보 재공모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낙하산 인사 선임에 무게가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사추위는 사내 인사 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까지 범위를 확대해 유능한 경영인을 선임하기 위함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일각에서는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기 위한 구실을 만든 것으로 보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사장 후보 재공모 발표 전인 지난 22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사장 선임이 불분명한 이유로 늦어지는 이유가 낙하산 인사 선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들은 "건설 업황이 어려운 시점에서 신임 사장은 대우건설의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업계는 외부 인사가 사장에 오를 경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안정적인 경영 흐름에 부정정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결국 대우건설 역시 대우조선해양처럼 주인없는 회사라는 약점은 극복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부실로 인한 비난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이기 힘들어 보이지만 결과는 낙하산 인사 선임이 유력하지 않겠냐"며 "결국 외부 인물을 앉혀놓는다 해도 욕먹는 것은 잠깐 뿐이라 산업은행으로서는 자신들의 의견을 따라줄 인사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면접까지 마친 두 명의 후보자 중에 사장을 정할 것이었다면 이러한 혼선을 빚어가며 해프닝을 벌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우건설을 팔아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주가 부양에 적극 나서줄 친산업은행 카드를 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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