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토론회] 더민주 송영길-추미애 '미묘한 신경전'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개성공단 토론회] 더민주 송영길-추미애 '미묘한 신경전'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7.25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장에서> '개성공단 산파' 정동영 의원, "제1야당 사드배치 입장, 유감스러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더민주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고도의 정치적 행위 논리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물을 나눠마시고 있다.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차기 당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 태세에 들어간 모양새다.

더민주 당권주자인 송영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고도의 정치적 행위 논리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는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북 현안을 선점해 제1야당의 차기 대표로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토론회는 더민주 한반도 경제통일위원회와 개성공단 살리기 국회의원 모임의 공동 주최로, 개성공단 기업비상대책위원회와 법률 전문가, 시민단체가 자리한 가운데 진행됐다.

송영길 의원은 주최 측인 개성공단 살리기 국회의원 모임 대표로 참석했다. 개성공단 살리기 국회의원 모임은 개성공단 재개와 입주기업에 대한 정당한 피해 보상을 위해 송 의원을 비롯,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과 정의당 김종대 의원 등 야권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는 당 대표 후보로서 송 의원의 첫 공식 일정이기도 했다.

송 의원과 우상호 원내대표, 심재권 국회 외통위원장, 이수혁 한반도 경제통일위원장 등이 앞자리를 채운 가운데 토론회가 시작되려는 찰나,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추미애 의원이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추 의원의 등장으로 취재진이 몰리고 토론회 참석자들 사이에 자리를 양보하는 등 잠시 소란이 일었지만 토론회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추 의원실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대북 현안에 대해 평소 관심을 표명하고 있던 차에 초청을 받아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두 당권주자는 이날 서로 물을 나눠마시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토론회 중간중간 미묘한 신경전이 흘렀다.

이날 토론자로 직접 참여한 송 의원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의 법률적 허점을 지적하면서 당 대표로 당선된 상황을 가정한 발언을 이어갔다.

송 의원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유엔결의 2270호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 유엔 결의안 조항을 확인하고 대화 테이블에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엔안보리결의 2270호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이 지난 3월 대북한 제재 조치를 대폭 확대·강화하는 데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이다. 해당 결의안에는 인도적 경제활동과 협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송 의원은 또 "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개성공단 기업인의 방북을 허용토록 노력하고, 인천시장 시절 추진했던 '스포츠 데탕트'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발언 기회를 갖지 못한 추 의원은 토론회 직후 SNS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북한 붕괴가 아니라 우리 기업이 망하고 있다"며 "북핵은 북핵대로, 개성공단은 개성공단대로 각각 협상력과 외교역량을 발휘하여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날 행사에는 '개성공단 산파' 역할을 한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과 최경환 의원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이는 국민의당이 DJ·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면서 대북 현안에 있어 선명 야당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정동영 의원은 이날 토론회 직후 <시사오늘>과 만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대한 근거는 북한 제재를 위해 중국·러시아와 끝장 공조를 하겠다는 것인데, 사드배치는 이에 모순되는 결정"이라면서 "박근혜 정부가 무슨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사드배치에 대한 더민주의 조건부 찬성 입장에 대해 묻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국민은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주요 현안의 본질에 대해 알리는 것이 야당과 언론의 역할인데, 불행하게도 외교·안보 사안을 전부 진영논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