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과 친박 그리고 오락가락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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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과 친박 그리고 오락가락 행보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6.07.26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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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계파 청산 하자더니 친박 지지 확보에 매달리는 이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명철 기자)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친박 딱지를 뗄 수 없는’ 5선 이주영 의원의 오락가락 행보에 한 마디 하고 싶다. 평소 이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 인사다.

하지만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당시에는 “총선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발언을 내놓아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친박이 강력히 반발한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겠는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의원은 친박계와 거리두기를 하며 중도적 이미지를 내세웠다. 심지어 친박계가 계파의 맏형 서청원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강력히 밀자 “서 의원은 친박계의 좌장으로 평가되므로 그가 출마하면 계파 대결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서청원 의원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친정인 친박계의 뚜렷한 주자가 실종되자 다시 친박계에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이 의원의 행보가 이를 증명한다. 어제는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당‧정‧청 일체론’에 목소리를 높이더니, 오후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이 의원은 어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그간 계파정치를 해 오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친박이라고 분류하며 앞에 범(凡)자를 붙여 범친박이라 하더라”며 “그렇다고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이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을 오늘에 살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 될 것”이라고 친절히 설명해줬다.

이 의원은 평소 당의 단결을 이뤄내고 계파청산을 이루기 위해서는 소통에 강점을 가진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24일 행보를 보면 친박의 힘을 등에 업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니 계파청산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의원이 진정으로 계파 청산을 원한다면 서청원 의원이 27일 소집한 대규모 친박 모임에 참석도 하지 말고 앞장서서 비판해야 한다. 만약 27일 모임에 참석한다면 본인이 지적한 ‘계파 이익에 매몰되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결국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필패 공식이 재현될 뿐이라는 말을 건네주고 싶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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