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시위②]“돈 없어서” 녹취록 확인…파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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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시위②]“돈 없어서” 녹취록 확인…파장 예고
  • 오지혜 기자 정은하 기자
  • 승인 2016.08.0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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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어른들의 학위장사 논란…˝학위장사에 130년 역사 무너지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정은하 기자)

▲ 이화여대 시위대는 여성들의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주장에 대해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어른들의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 맞서며 5일째 농성 중이다. ⓒ시사오늘

이화여대 시위대는 여성들의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주장에 대해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어른들의 ‘학위 장사’에 불과하다 맞서고 있다.

지난 31일 발표된 이화여대 시위대 측은 '이미 학교에는 평생교육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여성의 재교육을 위해 이미 설립되어 있는 평생교육원이 있다. 또한 ‘평생교육 단과대학’ 미래라이프대학 내 개설 예정인 전공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전공 과정 역시 이미 학부 내에 개설되어 있다. 이런데도 중복되는 과정을 새로 만드는 것은 학교가 ‘돈을 벌기 위해’ 학위를 판매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교 측은 타 학교도 유사한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명했지만, 이 역시 시위대 측은 "‘새로운 단과대학을 설립해 2년 6개월 만에 4년제 정규 학사 학위를 주는’ 이화여대의 미래라이프대학 사업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학교 측을 규탄했다.

이어 1일 오후 2시 학교 본관에서 학생 시위대에서 언론대응팀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06학번 졸업생 윤 모 씨가 나와 언론 앞에서 브리핑을 했다.

윤 씨는 이날 '이대 목동병원의 재정적자로 인해 학교 측에서 적자를 메꾸려고 평단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시사오늘>의 질문에 "서주영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는 본 사업에 지원한 이유가 '돈이 없어서'라는 요지의 말을 학생들에게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작년 학교의 재정적자가 1100억 원가량이 넘는다고도 말한 적도 있다. 공식적인 발언은 아니었지만 여러 맥락을 살펴봤을 때 학생들은 학교가 재정적자로 인해 학교 측이 평단사업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것으로 본다"고 공식적인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시사오늘>이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학생으로부터 입수한 녹취록을 확인해 본 결과 학교 측 인사가 "돈이 없다. 재정적자가 많다"라는 발언을 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현재 이화여대는 대학 적립금으로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7300억 원가량(2015년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학교 측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파빌리온 건축, 프라임·코어 사업 등 순수학문 외의 산업 연계형 국가 사업에 계속해서 지원해 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이화여대 학생들은 학교가 재정적자로 인해 평단사업을 무리하게 유치하는 것으로 본다"고 공식적인 의견을 밝혔다. ⓒ시사오늘

학생들의 교육과 학문의 발전을 위해 쓰여야 할 수 천억의 적립금과 이자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공개하고, 학생들의 동의 없는 평단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시위를 끝낼 수 있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한 재학생은 "새 단대에 뷰티나 웰니스 학과를 넣은 것은 여성은 이런 일에 종사해야한다는 편견 고착화에 더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학문의 본질적인 가치탐구에 집중해온 130년 이화 역사를 한번에 무너뜨리는 행동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총장이 '돈을 위해' 학교의 가장 큰 가치를 훼손시키고 있어 학생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학교는 학문의 전당이지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흐름 속에서 대학교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담당업무 : 공기업과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變係創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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