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진욱 사건, 그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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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진욱 사건, 그 이후
  • 양지민 변호사
  • 승인 2016.08.0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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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민의 시사법률〉실제 성폭행 피해자, '꽃뱀'으로 모는 일 없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양지민 변호사)

젠틀한 이미지였던 배우가 갑자기 성폭행범으로 몰리며 세간의 뉴스로 떠올랐다. 그 주인공은 이진욱이었다. 지난 2주 간 이진욱은 잠정적 성폭행범으로 몰리며 경찰수사는 물론, 온갖 루머에도 대응해야 했다. 그런데 2주가 지나서 밝혀진 사실은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여성이 무고했다는 것이었다.

사건이 터진지 약 2주만에 이 여성은 성폭행이 아니었다며, 이진욱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이진욱은 배우의 이미지 실추라는 크나큰 타격을 받았고 CF, 드라마 출연 등 모든 것이 보류 또는 백지화 됐다.

이번 사건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이진욱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자면, 이 사건으로 인해 성폭행 사건의 진정한 피해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성폭행 사건은 대부분 당사자들 사이에 내밀하게 벌어진 일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목격자도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당사자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CCTV라든지 기타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양 당사자의 엇갈린 진술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야 하고, 성폭행이라는 큰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일일이 묘사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을 일명 꽃뱀으로 몰아버리는 시각이 생겨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사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대중은 여성의 편에 서 있었다. 박유천 사건에서도 일부 여성이 무고죄 혐의를 받았지만, 이진욱 사건의 경우에는 이 여성이 상해진단서를 제출하고 객관적 증거들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대중은 이 여성을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2주가 지나자 알고 보니 이 여성 역시 무고였다.

이런 사건을 많이 보다 보면, 그 다음에도 성폭행 피해자라 주장하는 여성을 보면 왠지 모르게 의심부터 하게 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성폭행의 결정적 증거가 없는 진정한 피해자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용기를 낸 진정한 피해자를 ‘또 무고 아니야?’ 하며 일명 꽃뱀으로 취급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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