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세균→대장균' 쿠팡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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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세균→대장균' 쿠팡 왜 이러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08.16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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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이 문제인가 '검증시스템'이 문제인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대장균과 세균에 이어 또 대장균이 나왔다. 소셜커미스 1위인 쿠팡에서 판매되는 식품 제품에서 잇따라 대장균과 세균 등 유해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소셜커머스는 식품 제조사가 아니라 중개업체라는 이유로 법적인 처벌은 피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 책임과 피해자 보상마저 피해간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개업체일지라도 검수나 모니터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든지 말든지 나 몰라라 하는 모양새를 취한다면 ‘돈만 쫓는 자본’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는 제품명, 업소명, 제조연월일, 유통기한·품질유지기한, 내용량, 보관방법 또는 취급방법, 주의사항 등을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판매업자들은 소셜커머스의 경우 중개역할만 하기 때문에 위생상태 등을 제대로 검수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인 것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해에 세균 범벅인 장어를 쿠팡과 위메프, 티켓몬스터, 스토어팜 등 소셜커머스에 유통시킨 업자가 적발된 적이 있다. 소셜커머스의 위생상태 검수 허점을 노린 경우다.

당시 소셜커머스업체는 상품을 팔기 전에 서류검사와 실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한 소셜커머스 관계자는 “(판매업자가) 작정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기도 했다.

이는 소셜커머스 업체에 주기적인 검사시스템 등 검증구조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소셜커머스의 사후관리도 비판을 받았다. 고객불만 등에 대한 사후 관리나 보상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이 빌미가 됐다.

당시 한 소비자는 “(불량식품을 중개한) 소셜커머스에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 거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0월 오염된 하천수로 민물장어를 가공한 업주가 적발되면서 불거졌다. 국내 한 수산물 가공업체에서는 2012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3억원치, 7만명분의 장어를 시중에 유통시켰다. 이 가운데 쿠팡과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에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총 4억60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들 소셜커머스 업체에서는 환불에 대해 제한적으로 진행돼 비난을 받았다. 위메프는 해당업체에 소명자료를 요구한 상황이라 자료를 받아본 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으며, 쿠팡과 티몬은 검찰 판결이 난 후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앞서 2013년 1월에도 쿠팡에서 판매한 게장제품에서도 세균과 대장균군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쿠팡에서 판매한 명가진미 간장제장에서는 대장균수, 명가진미 양념게장에서는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넘어섰다.

세균과 대장균이 식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것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제조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조·보관·유통 지표와 함께 오염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쿠팡은 냉동제품에서도 대장균군이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쿠팡에서 판매하는 수입냉동제품인 애플망고에서 대장균 검출량이 0~650CFU/g이 나왔다. 최대허용치(100CFU/g)의 6배가 넘는 양이다. 동시에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수입 냉동망고 제품에서도 기준치의 5배가 넘는 15~560CFU/g의 대장균군이 검출됐다.

문제는 이번 소비자원에서 시중에 유통 중인 수입 냉동과·채가공품류 25개 제품 중 쿠팡과 롯데마트 2제품만이 대장균군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특히 쿠팡의 경우 잇따라 불량식품을 유통시키고 있어 사전 위생관리 검증이 엉망인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들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유통 채널이 소셜커머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소셜커머스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만큼 소셜커머스도 그에 걸 맞는 사전 후 관리체계로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겉으로는 화려한 홍보로 포장하고 뒤에서는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치며 ‘돈만 쫓는 OOO’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쿠팡은 현재 국회 대관팀을 담당할 인재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검증시스템에도 그만큼의 열정을 담길 바란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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