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국내 가구업체 성장세 '주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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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국내 가구업체 성장세 '주춤', 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8.19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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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그간 호황을 누리던 국내 가구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주춤하고 있다. 영업이익 감소 현상이 근래 들어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다.

한샘·현대리바트·에넥스 등 국내 가구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최근 3년 동안 거침없는 상승세를 탔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2013년 매출액 1조69억 원·영업이익 798억1656만 원을 달성해 1조 원 클럽에 가입한 이후, 2014년 매출 1조3250억 원·영업이익 1104억416만 원, 2015년 매출 1조7105억 원·영업이익 1467억3299만 원을 기록하며 질주를 거듭했다.

현대리바트도 2013년 매출 5545억7429억 원·영업이익 128억2477만 원, 2014년 매출 6428억6578만 원·영업이익 341억9949만 원, 2015년 매출 694억2096만 원·영업이익 403억4425만 원으로 매년 실적이 상승했다.

에넥스 역시 2013년 매출 2336억1028만 원·영업이익 30억767만 원, 2014년 매출 2619억2314만 원·영업이익 54억1719만 원, 2015년 매출 3083억2244만 원·영업이익 80억9412만 원을 기록했다.

▲ (위부터)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2016년 상반기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 각 사 홈페이지

하지만 2016년에 접어들면서 이들 업체에 영업이익 감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샘은 2016년 상반기 매출 8832억1904만 원·영업이익 613억9177만 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00억 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100억 원 줄어든 수치다.

현대리바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3399억3457만 원·영업이익 172억2853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50억 원 정도 줄었고, 영업이익도 30억 원 가량 위축됐다.

에넥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865억7968만 원·영업이익 20억1344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0억 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0억 원 가량 줄었다.

외국 제품 유입·원자재 가격 인상 영향?…'인구구조·사회적 변화 주목'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외국 제품의 유입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스웨덴계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했고, 최근 중국산 가구가 도매상 등을 통해 많이 유입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이같은 요인이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인구구조의 변동에 따른 사회적 변화에 국내 가구업체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누적 결혼 건수는 11만9700건에 머물러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집값, 육아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진 데다 2030세대 인구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결혼 건수가 줄면 혼수, 인테리어 등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기 마련이다. 가구업체가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1인 가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도 가구업체들의 부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지난해 500만 가구를 돌파했다. 기혼자 1인 가구 증가 추세가 매서운 게 눈에 띈다. 1인 가구, 특히 기러기족은 가구·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이 다른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새로운 수익 창출 위해 사업 다각화 필요"

▲ 가구업체들에게 사업 다각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사진은 한샘이 출시한 생활가전제품 진공블렌더 오젠 ⓒ 한샘 홈페이지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구업체들이 이 같은 시대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한샘의 생활가전 공략이다. 한샘은 지난해 블렌더, 믹서, 원액기를 결합한 진공 블렌더 '오젠'을 출시했다. 지난 1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75% 상승했을 정도로 오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는 후문이다.

또한 한샘은 지난 17일 국내 굴지의 가전업체 LG전자와 홈 IoT(사물인터넷)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샘의 가구·인테리어 디자인 역량이 LG전자의 IoT 기술력과 더해져 새로운 패러다임의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종사자는 19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와 소비자들의 정서를 파악해야 한다"며 "가구업계가 도전 정신을 가지고 생활가전 시장, 홈퍼니싱 시장 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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