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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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박지성을 아는가?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5.02 2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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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진출 후 아시아 선수 냉대로 어려움
지성, 아인트호벤 리그 우승 이끌며 극복
한국 최초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나...
▲     © 뉴시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소속된 축구선수 박지성(28)이 생애 첫 번째이자 마지막 다큐를 찍었다.
 
지난 19일 ‘MBC 스페셜 박지성편’에 출연한 그는 가장 유명하지만, 가장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 선수이다. 그동안 인터뷰 및 언론노출을 꺼려했던 박지성은 자신의 현지 생활모습 및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허심탄회하게 보여줬다.
 
박 선수 역시 “이 다큐는 내가 찍는 처음이자 마지막 다큐가 될 것”이라며 “두번하라면 죽어도 못한다. 그러니 한번에 제대로 하겠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이번에 방영된 박지성 스페셜은 무명선수에 가까웠던 박 선수가 올림픽과 월드컵 등을 통해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기까지의 과정과 고민 끝에 유럽무대로 진출하기까지의 과정, 유럽활동에서의 아픔,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생생한 일상 등을 볼 수 있었다.

이젠 당당히 맨유의 일원으로서 그의 위상과 인기를 엿볼 수 있었다.

“내 앞으로 공이 오는 게 두려웠다”
 
지금은 프리미어리그(영국 프로축구 리그)에 입성하고, 세계최고 명문 구단인 맨유의 주전선수로 활동하지만 박 선수에게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2002년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으로 이적할 당시, 현지 언론은 박지성 선수를 알지 못했고, 관심조차 주질 않았다. 국내 언론 또한 “네덜란드 리그 1위팀인 PSV 아인트호벤으로의 이적은 당시 월드컵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 덕분”이라는 평이 다수였다.
 
네덜란드 팬들은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선수를 냉대했다. 박 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하면 홈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홈 경기임에도 상대선수보다 야유 소리가 컸다고 한다. 이런 박 선수를 배려해 PSV 아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은 원정경기에만 출선시켰다고 한다. 결국 박 선수의 플레이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박 선수는 “이때가 축구를 하면서, 아니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였다”고 전했다.

축구밖에 모르고 달려온 박 선수에게는 그야말로 힘든 나날이었다. 사람이 무서워 집밖에 나가질 않고, 공이 오는 게 두려웠다고 한다.

박 선수는 “축구를 시작해서 정말 축구를 하기 싫다고 느낀 건 이때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선수는 경기장안에서 만큼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결국 네덜란드 팬들의 야유는 환호로 바꿨다. 네덜란드 팬들은 박 선수의 플레이에 열광했다. ‘뜨르뜨르...위송빠르크...’라는 박 선수의 응원가까지 나올 정도였다.

▲     © 뉴시스

 
그 해 박 선수는 아인트호벤을 리그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이루게 한 일등공신이었다.
 
이런 박 선수의 화려한 플레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경기장에서의 거침없는 모습은 맨유의 스카우터의 눈에 띄었고, 이어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직접 나서 박 선수의 영입을 추진했다.
2005년 7월, 박 선수는 맨유의 입단식을 갔고, 명실상부한 맨유맨이 됐다.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거가 탄생된 것이었다.

당시 박 선수의 입단을 두고 국내 언론은 “맨유 유니폼을 들고 찍은 사진이 합성 아니냐”라는 의문을 가졌다. 이 같은 의문은 국내 언론조차도 박 선수가 히딩크 감독에게 발탁되기 전까지는 크게 인정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후, 박 선수에게 쏟아지는 갖가지 의문들을 일축시키듯 박 선수는 빠르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해 갔다. 세계최고 명문 클럽에서 세계최고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시련의 경험에 담대해진 박 선수로서는 누구보다 빨리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했다.
경기장 안에서의 성실한 그의 플레이는 동료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맨유의 주장인 라이언 긱스는 “지성은 좋은 윙 플레이어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움직임이 매우 좋고, 다른 선수들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또한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이곳에서 지성은 중요하고 인기 있는 선수이다. 팬들도 그를 사랑하고, 선수들도 그를 사랑하고, 스텝들도 그를 사랑한다”며 박 선수를 극찬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에게 찬사를 보내며, 시련과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이 감동적이다”며 “박지성 선수는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는 격려의 글들이 쇄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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