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청장 갑작스런 사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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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락 청장 갑작스런 사퇴 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8.0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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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 “국정쇄신 차원”....양천서 고문사건 등 잇따른 악재 영향
강희락 경찰서장이 임기 7개월을 앞두고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의 항명파동, 경찰관의 피의자 고문 등 잇따른 악재 속에 나온 사퇴여서 그 배경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강 청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현 정부 출범과 더불어 여러 가지로 부족했지만 해양경찰서장으로 1년, 경창청장으로 1년 5개월 등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무직으로 2년 반 가까이 일해 온 만큼 대통령 집권 후반기 국정쇄신을 위해 새로운 진용을 갖추는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며 "경찰후진들을 위해 조직이 안정돼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 용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용산 철거현장 화재사고의 여파로 치안불안이 가중되고 경찰지휘부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경찰청장에 취임해 두 분의 전직대통령 국장과 쌍용자동차 사태 등 일련의 치안현안을 원만히 처리한데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지난 1년5개월간 국가 치안책임의 막중한 소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지원해 주신데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퇴임사를 밝혔다.

일단 강 청장이 밝힌 표면적인 사퇴 이유는 MB정권의 원활한 국정 쇄신을 위해서다.

하지만 강 청장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고 그간 강 청장의 사퇴가 정부관계자나 언론 등에 흘러나오지 않았던 점에 비춰 급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이 얻고 있다.

강 청장의 이 같은 사퇴에는 양천서 고문사건, 성폭행 사건 등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을 지고 용퇴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3일 대구와 경북 성주를 방문했을 때 MBC에 의해 보도된 당시 경찰관들의 신호 조작과 과잉의전 등도 영향이 미쳤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경찰 피의자 고문 사건 이후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 항명 파동으로 불거진 고려대와 경찰대의 세력 다툼과도 연관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인해 계파 갈등이 점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까지 내부 세력 다툼을 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는 것.

결국 경찰 내부가 언론과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경찰조직 내부를 일신하겠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임 청장에는 모강인 경찰청 차장, 조현오 서울경창청장, 윤재옥 경기경창청장, 김정식 경찰대학장, 이길범 해양경창청장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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