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복심'에서 '실세'로 '滿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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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복심'에서 '실세'로 '滿開'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9.28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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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25)〉'구원투수'로 등판해 '흑자전환' 이끌어 낸 리더십 '눈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 ⓒ 시사오늘

정치권에서는 실력자의 '복심'이었던 인사가 홀로서기에 성공해 '실세'로 거듭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DJ(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도 특유의 친화력을 내세워 아직도 남다른 정치력을 과시하고 있다. '朴心(박심)'이라 불리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집권여당의 심장부를 꿰차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눈치다.

반면, 재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찾기가 무척 어렵다. 오너가(家) 중심의 경영권 승계를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과 재간을 갖췄어도 실력자의 최측근이 홀로서기에 성공하기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풍토를 깨고 '바늘귀'를 보기 좋게 통과한 인사가 최근 건설업계에 등장했다. 바로 이병화 두산건설 사장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5월 18일 당시 건축BG장이었던 이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를 평가절하 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박정원 회장의 복심 인사'가 아니냐는 이유였다. 이 사장이 박 회장의 최측근으로 있었던 세월이 10여년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이런 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취임 이후 35년 현장경험을 가진 '정통 두산건설맨'의 역량을 여과 없이 발휘하며 적자 수렁에 빠진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배열회수보일러(HRSG) 매각, 화공기자재(CPE) 사업부 매각, 렉스콘 회사 분할, 희망퇴직 진행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한 포석을 세웠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부문에 집중시켜 실적 개선을 모색했다. 또한 과거 해운대위브더제니스, 대구위브더제니스 등 초고층 주상복합사업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을 앞세워 역대 최대 규모의 주택신축공사를 수주하는 등 두산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 같은 이 사장의 노력은 2016년 1분기 영업이익 2276억 원, 당기순이익 897억 원 흑자전환이라는 결과물을 낳았다. 취임한지 1년도 채 안 돼 이룬 쾌거였다.

그 배경에는 이 사장 특유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된 견해다. 이 사장은 뛰어난 영업 수완과 직원 친화적 조직관리능력으로 널리 알려진 인사다. 실제로 사내에서는 온화하고 말수가 적으면서도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신망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 사장에게 남은 숙제는 재무 부문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검증 받는 것이다. 두산건설은 이 사장이 취임한 이후 각종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투자하기 부담스런 종목으로 분류된다.

지금 두산건설은 10대 건설사로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사장이 두산건설의 반전을 꾀함과 동시에, '복심'에서 '실세'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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