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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 ˝편하게 오래 사시게 해야 진짜 치료˝
이창민 연세본외과 원장
증식주사치료로 통증 근본원인을 제거해
치료 포기하고 싶을 때 마가복음 떠올려
2016년 10월 14일 (금)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이다.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환자의 수도 늘어났다. 이제 화두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로 넘어갔다. 연세본외과의 이창민 원장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짚었다. 그리고 이 원장은 응급환자를 살리는 외과의에서, 오랜 고통에 신음하는 만성환자를 치료하는 외과의로서의 연구를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사오늘>은 지난 12일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연세본외과의 원장실을 찾았다.

   
▲이창민 연세본외과 원장 ⓒ시사오늘 김현정 기자

-연세본외과는 외상, 골절과 같은 정형외과 외과적 질환 뿐 아니라 만성통증환자 치료에 주력하는 병원이라 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종합병원에서는 수술을 주로 했었다. 의대 졸업하고 주로 급성기 환자분들을 살폈다. 외상(外傷)이나 암 등으로 인해 생명이 위태로운 분들을 많이 치료했다. 그간 그런 분들을 빨리 회복시켜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 진료를 하다 보니까, 그런 분들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고,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관절통과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더라. 그래서 두 가지 갈림길이 있었다. 어떤 분들에게 내가 더 많은 힘을 보태고, 기여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했다. 그래서 이쪽 분야를 더 많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그래서 우리 병원은 골절, 외상 등의 정형외과, 외과적 질환 치료와 더불어 만성 통증 환자 분들의 치료를 많이 시행하고 있다.”

-의사로서 가장 중요시 하는 신념이나, 치료에 대한 원칙이 있는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래서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그 전에 제가 종합병원에 있을 때, 급성기 환자를 주로 다룰 때다. 특히 외상환자나 암환자분들을 수술하고 치료할 때, 기본 마인드는 병이나 상처와 싸워서 무조건 이기자는 거였다. 암세포나 질병으로 망가진 부위를 세포 하나도 남기지 말고 없애버리자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모든 병은 싸워 이겨서 절멸(絶滅)시켜야 하는 적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사 생활을 약 20여년 하다 보니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암 덩어리든 뭐든 내 몸에 있던 세포들이 나쁜 쪽으로 변질이 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세포들과 무조건 강박적으로 싸우려고만 덤비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들은 한때는 선한 내 몸의 일부였으나, 바이러스나 발암물질등과 같은 어떤 좋지 않은 자극 등으로 인해 성격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나름 친근감이 생긴다.

그래서 어쨌거나 한때는 나와 사이가 좋았던 친군데 멀어져버린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다독거리고 해서 다시 사이좋게 지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치 겨울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매서운 바람이 아니라 따사로운 햇볕이라는 이솝우화의 한 대목처럼 말이다.

제 치료의 주된 모토가 무조건 다 없애버리고 싸우는 쪽에서 가급적 다시 내 몸과 협력을 시키고 살리는 쪽으로 변화한 거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렇게 치료했을 때의 결과가 과거의 마인드로 치료했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렇게 조금 더 질환과 질병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자는 생각을 근래에 한다. 그 외에 신념적인 부분이라면, 종교를 떠나 마가복음의 내용을 늘 마음에 담고 있다.

제가 졸업한 대학교의 특성상 좋든 싫든 학창시절에 성경을 접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가복음의 내용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예수님이 불치병 환자를 보면서 제자들을 꾸짖고, 순식간에 환자를 낫게 하시며 ‘믿음 하나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고 능히 못 할 일이 없다’는 내용이다. 의사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환자분은 너무 치료하기가 편하고 또 금방 치유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해도 안 낫고 저렇게 해도 안 낫는, 그런 분들도 있다. 그래서 내가 포기할거야 라고 생각하려 할 때, 마가복음에서 예수님들이 제자들을 꾸짖는 모습을 떠올린다. 만약 이 자리에 계셨다면 나를 꾸짖고 계시진 않을까. 좀 더 힘을 내도록 하라. 좀더 믿음을 갖도록 하라. 그래서 나를 좀 더 채찍질하게 되기도 한다. 종교와 무관하게 예수님은 제 멘토다.”

-의사 생활을 오래 해왔다. 시대에 따라 환자들도 변하는 부분이 있나.

“예전보다 환자들의 수가 확실히 늘어난 것 같다. 사회적으로 연세 드신 분들이 점점 늘어나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환자분들의 기본상식이 좋아지셨다. 예전엔 꾹 참고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만 병원에 왔지만, 이젠 이상하다 싶으면 초기에 병원에 오시기 때문에 더 치료가 용이할 때도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모든 병은 진행된 뒤 치료하면 효과가 좋지 않다. 조금이라도 신호가 있을 때 치료받으시면 치료를 받는 환자도 하는 의사도 수월하다.”

-선호하는 치료법이 있는지.

"환자분들게 증식치료를 주로 하고 있다. 일명 인대강화주사치료라고도 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치료다. 통증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증상완화목적으로 신경을 차단을 하거나 하여 고통을 줄이는 방법이다. 즉효성일 수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는 어렵다. 그래서 우린 주로 인대를 증식을 시키고 단련을 시켜서 치유가 되게 함으로써 근본적인 원인을 바꾸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인대가 강화되면 관절에 걸리는 부담이 줄어든다."

-일상에서 관절염 환자분들을 위한 간단한 팁을 줄 수 있나.

“일단은 그 관절염이라는 질환 자체가, 특히나 어르신들 같은 경우엔 거의 퇴행성 질환이다. 워낙에 관절을 많이 써서 오는 병인데, 이런 경우엔 아프다고 너무 가만히 계시는 건 오히려 좋지 않다. 적당히 움직이셔야 한다. 관절이나 뼈와 같은 부분은 그 속성이 예전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적당히 운동하고 적당히 쉬시면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는 점점 강해질 수 있다. 그러면 통증이든, 혹은 움직이는데 불편했던 것이든 조금 더 편해지실 거다. 간단해 보이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최근 가장 인상 깊은 환자가 있다면.

“치료 측면보다도, 그냥 인간적으로 감동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이 동네엔 소소한 정을 나누는 분들이 많다. 개업 초기에는 병원이 그리 잘 되는 편이 아니었다. 그때 환자분들이 진심으로 걱정들을 많이 해 주셨다. 어떤 환자분이 심지어 어느 날, 빨간 보자기에 싼 걸 꺼내서 주셨다. 부적이더라. 병원이 걱정돼서 영험한 스님께 받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 되길 빈다고 주시고 가셨다. 이런 건 종교를 떠나 그 마음이 너무 감사한 거다. 요즘에도 자주 오시는데 늘 고마운 분이라고 생각한다.”

-종합병원에 있을 때와, 병원을 개업했을 때가 다른 점이 있는지.

“뭔가 좀 정감이 넘친다. 특히 이 저희 병원이 있는 이 곳은 서울이긴 하지만 서울에서 보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 환자분들도 서로 잘 아시고. 뭣보다도 내 마음이 편해졌다. 예전엔 급한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강박적으로 어떻게든 빨리 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했다. 그런데 썩 바람직한 심리상태는 아닌 것 같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환자분들의 이런저런 개인 이야기도 듣고, 집안의 대소사도 서로 나누고. 어르신 환자분들께서 오시면 때론 이런 인생 선배님들께 배우는 것도 굉장히 많다. 하하.”

   
▲ 뼈 모형을 통해 증식치료 설명을 하는 이창민 연세본외과 원장 ⓒ시사오늘 김현정 기자

-연세본의원만의 장점이 있다면 설명해 달라.

“우리 병원은 골절, 외상 등의 급성 질환 치료 뿐 아니라 관절염, 척추 질환 등에 의한 만성통증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정확한 진단에 기초하여 치료하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X선 검사 뿐 아니라 초음파 검사를 시행함으로써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아시다시피 X선 검사는 뼈 이상은 볼 수가 없지만 초음파 검사는 뼈 이외의 인대, 힘줄, 근육 등의 보다 다양한 조직들을 볼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은 정확한 치료의 시작이다. 그렇게 하고 나서 앞서 말씀드린 증식치료 주사를 중심적으로 사용한다. 이 주사의 핵심적 장점은 통증완화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아픈 부위를 보다 치유되게 도와주는, 근본치료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아픔의 뿌리 자체를 근본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 것이 우리 병원의 치료가 지향하는 바다.”

-앞으로의 목표를 들려준다면.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그런데 의학이 아무리 발달해서 오래 살 수 있다고 해도, 몸이 불편한 와중에 오래 사는 건 의미가 없다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더라. ‘아픈데 오래 살면 뭐해. 몸이 편해야 진짜 오래 사는 거지’라고 한 목소리를 내신다. 내가 이 통증분야에 파고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본적으로 병을 일단 고쳤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진짜로 병을 고치는 것은 ‘그냥 오래 사시게 해드리는 것’뿐 아니고 ‘편하게 오래 사시게 하는 것’ 이다. 내가 생각하는 핵심요소 이고, 목표다. 이를 이루기 위한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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