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잠이 보약, 낮잠 권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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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잠이 보약, 낮잠 권하는 회사
  • 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
  • 승인 2016.10.26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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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의 한방 인문학(29)>위기(衛氣)의 운행에 이상이 생기면 불면증 발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종운 인천 공덕한의원 원장)

누구나 근무시간에 회사에서 꾸벅꾸벅 졸다 무안을 당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다. 천근보다 무거운 게 눈꺼풀이다. 낮잠은 유행병처럼 번져 옆 사람까지 졸게 만든다. 최근 낮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회사가 나서 '낮잠'을 권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추세다. '졸린 사람을 억지로 붙잡아 일 시켜봐야 효율만 떨어지니 충분히 자야 일도 잘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면용 매트와 베개, 담요가 놓여 있는 사진을 올렸다. 회사에서 요가실과 검도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을 이용자가 뜸한 낮 시간에 수면(睡眠) 공간으로 전환한 것을 알린 것이다. 정 부회장은 "식사는 간단히 하고 피곤한 몸을 보살피겠다는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글을 썼다.

낮잠을 권하는 분위기는 사내 문화가 유연한 벤처기업, 중소·중견기업에서 시작돼 점차 대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 바디프랜드는 서울 도곡동 사옥에 총 30여대의 안마의자를 설치했다. 직원들이 수시로 20~30분간 안마를 받으며 눈을 붙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옥 1층에는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해 라텍스 침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판교 테크노밸리에도 '수면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건설 소프트웨어(SW) 벤처기업 마이다스아이티는 신입사원 입사 선물로 아예 '목 베개'를 나눠준다. 또 350여명 전 직원이 뒤까지 쭉 젖혀지는 요추(腰椎)의자를 쓴다. 야근이 잦은 IT(정보기술) 기업은 수면실이 필수다. 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등은 점심시간 외에도 언제든 수면실을 이용할 수 있다.

낮잠을 기업들이 권장하는 것은 무조건인 장시간 근무보다 맑은 정신으로 집중하는 게 업무 효율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해진 근무 시간 동안 최대의 업무 효율을 끌어내려면 직원들이 틈틈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사에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낮잠을 30분 이내로 짧게 자면, 인지 능력과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자체 연구를 통해 낮잠으로 최적의 시간인 26분을 자면 업무 수행 능력은 34%, 집중력은 54%가 향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선 불면증은 햇볕을 자주 쬐면 개선될 수 있다. 여러 실험에서 태양이 강한 한낮에 걷기만 해도 보름여일 후에 수면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토닌은 한의학의 위기(衛氣)와 유사한데 이는 외부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기운이다. 멜라토닌이 빛에 따라 낮에 쉬고, 밤에 작용하는 것처럼 위기는 하루의 낮과 밤을 나누어 운행하는데, 하루 25회 외부순환에 이어 내부순환을 한다.

그러나 운행에 이상이 생기면 불면증이 발생한다. 인체의 기인 위기를 양(陽)과 무형(無形), 멜라토닌을 음(陰)과 유형(有形)으로 풀이할 수 있다. 황제내경의 오란(五亂)에는 위기역행(衛氣逆行)에 의한 5가지 병을 설명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심란(心亂)입니다. 우울, 괴로움, 고립 등의 우울증으로 위기역행은 마음의 병을 불러 불면증과 우울증까지 야기하는 것이다. 필자는  위기 등 몸 전체를 파악해 불면증을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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