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9 목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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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호, “국민의당은 아직 미완성…전대서 거듭날 것”
문병호 전 국회의원
“국회, 관료들이 차린 밥상에 반찬투정만”
“개헌 반드시 필요…낡은 관료주의 부숴야”
“박지원, 역할 다했다…새 당은 새 대표로”
“국민 목소리 반영되는 정치가 최종 목표”
2016년 10월 29일 (토)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문병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은 홀가분해 보였다. 지난 총선에서 23표차, 역사에 남을 석패(惜敗)를 한 뒤에도 오히려 경쾌한 느낌으로 인사를 건넸다. 오히려 여의도를 잠시 떠나며 그간의 이미지도 다 벗어둔 느낌이었다. 문 전 의원은 25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시사오늘>을 만나 자신의 편안한 맨얼굴을 보여줬다. 안철수의 측근, 국민의당의 창당주역이라는 이미지 아래에서 드러난 것은 뚝심있는 개혁주의자의 표정이었다.

-근황이 궁금하다.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짜는 것이 주 업무다. 당 지지도 제고는 물론,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대권주자들의 지지도를 올리려는 고민, 국민들이 원하는게 무엇인가 찾아내는 고민을 하고 있다.”

   
▲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를 높게 평가하긴 힘들다.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 관료들이 차린 밥상에서 반찬투정을 하는 꼴이다. 변죽만 울리는 셈이라고 해야 할까. 국회의원으로 8년, 정치인으로 12년을 보내니 이제 문제점이 어떤 건지 확실히 보이고, 바꿔야할 방도가 생각난 정도다. 근본적으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법조인은 사후처리, 예방위해 정치계로

-처음 정치 입문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원래 공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기는 했지만, 사실 학창시절 때 꿈은 검사였다. 소위 ‘돈 없고 빽 없는’ 일반 서민들의 억울함을 덜어주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1979년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그 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다. 군사정권 하에서 검사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어서 학생운동을 하고, 그러다보니 검사의 꿈은 접었다. 그래서 택한 길이 노동인권변호사다. 변호사 개업장소를 고민하는데, 인천시 부평구가 노동자가 많고 공장이 많은 곳이라고 해서 오게 됐다.

그때부터 15년간 부평에서 인권·노동과 관련된 법조활동을 했다. 그런데 변호사로 활동을 해 보니까, 법조인이라는 게 일종의 사후처리를 하는 직업이더라. 사건이 터지면 사후에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피해자의 피해를 보전해 주고 가해자의 책임을 묻고…이런 역할에 국한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사전에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국가나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열린우리당이 창당을 했는데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하더라. 이거라면 나도 정치권에 도전할 수 있겠다 싶었다. 주위의 권유도 있고 해서 처음 발을 디뎠다.”

-정치권에 들어온 뒤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

“여전히 대한민국 정치를 높게 평가하긴 힘들다. 대한민국 국회는 지금 관료들이 차린 밥상에서 반찬투정을 하는 꼴이다. 변죽만 울리는 셈이라고 해야 할까. 국회의원으로 8년, 정치인으로 12년을 보내니 이제 문제점이 어떤 건지 확실히 보이고, 바꿔야할 방도가 생각난 정도다. 근본적으로 정치를 바꿔야 한다.”

-정치를 하며 인상 깊었던 활동이 있다면.

“원내에 있을 땐 사법개혁을 추진했던 게 기억이 난다. 국민배심원제 도입을 주도했고, 검사징계법을 만들었다. 원래 검사에 대해선 해임이 없었다. 파면은 지금도 없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은 견책부터 파면까지 총 여섯 단계의 징계가 있다. 그런데 검사는 이 중 중징계의 최고단계인 해임과 파면이 없었다. 그냥 사표를 받는 면직이 최고 수준의 징계였다. 그런데 검사는 오히려 사법기관으로서 부정부패 퇴치에 앞장서야하기 때문에, 비리가 있으면 처벌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반 공무원에겐 있는 중징계가 왜 검사들에겐 없느냐고 강력히 주장했다. 파면과 해임은 퇴직금도 전액을 받지 못하고, 각각 5년·3년씩 재임용이 불가능하다. 나중에 법무부와 조율해서 파면까지는 좀 힘들고 해임조항은 추가키로 했다. 최근 진경준 전 검사장이 해임되지 않았나. 그 때 징계수위를 높이지 않았으면 면직 정도에서 끝났을 거다.

국립공원 통합 입장료를 폐지시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사찰입장료와 통합징수를 하면서 민원도 많고, 원성도 높았는데 다들 미루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결국 폐지시켰다. 가장 최근엔 국민의당의 창당주역으로서 한국정치의 새로운 판을 짜는데 일조했다는 게 생각난다.”

사시폐지는 고육지책

-17대 국회 때 있었던 로스쿨 도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로스쿨이 참 애매한 문제다. 사실 로스쿨 도입 당시 충분한 토론을 못 했다. 지금 우리나라가 불신사회, 격차문제가 심각한 사회가 되다 보니까 로스쿨에 신뢰가 없는 거다. 원래 사법고시란게 돈 없고 빽 없어도 점수만 잘 받으면 되는, 어찌보면 공평한 시험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이 신뢰를 보냈고. 그런데 로스쿨은 이미 그런 측면에서 신뢰를 잃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적응이 잘 안 돼서 그렇다. 로스쿨은 영미법제도에서 온 건데, 임용, 임관 원칙도 그에 맞게 모두 바꿔야 한다. 판사도 종신임용제로 하고, 판검사는 변호사 개업 못 하게 하고…. 이런 식으로 개선을 하면서 함께 가야 하는데, 기존 사법고시 당시의 룰을 두고 로스쿨을 도입하니 안 맞는 거다.

게다가 정치를 하며 느낀 점인데, ‘짬뽕’을 하면 잘 안 된다. 모든 제도는 장단이 있다. A제도는 나름의 장점이 있고, B제도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A+B를 했을 때 장점은 모두 사라지고 단점만 남게 된다. 지금 사시와 로스쿨을 같이 해보니 이렇게 된 거다. 일본이 앞서서 결과적으로 대 실패를 했다. 그래서 일본의 전철은 밟지 않으려고 고육지책으로 사시를 폐지하는 것 같은데, 어쨌든 금수저만 이득을 보는 제도로 가면 안 된다.”

-탈당 전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이미 탈당 생각이 있었나.

“최고위원 출마는 더불어민주당 탈당, 국민의당 창당과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낡은 진보, 친노계의 패권을 청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당시 전당대회 나온 후보들을 보니 친노, 운동권 일색이더라. 그래서 준비도 없었지만 한 가지 색깔로만 구성된 지도부가 생기면 안되겠다 싶어서 갑자기 나온 거였다.”

-사실 학생운동도 했고, 친노계로 될 수 있었던 조건이다. 왜 주류에 편입하진 않았는지.

“친노주류계와 나는 사실 성격은 비슷하다. 내가 거부하는 것은 다만 패권주의다. 지향하는 가치는 같지만, 그 과정에서, 정치과정에서 거부감이 있었다. 나만이 선(善)이고, 타인을 배척하고, 뺄셈정치를 이어가고…난 여기에 반대한 거다.”

-대신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상임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원래 안 전 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비서실장을 맡으니까 나와 안 전 대표가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전에는 그야말로 단 둘이 차 한 잔 마신적도 없다. 그나마 기억을 더듬어보면 2012년 대선 전에, 비노계 의원들에게 안 전 대표가 단체문자를 보낸 적이 있다. ‘안철수입니다’하면서 시작하는 문자였는데 내용은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려고 보낸 거였다. 그래서 답신을 했다. ‘새 정치, 정치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헌이라고 본다. 권력구조를 바꿔서 제왕적대통령제를 폐기하는 것이 정치혁신의 핵심이니, 새정치의 내용으론 그걸 선언해라. 임기를 단축해서 2년정도 하겠다고 선언하면 파장이 있을 것이다’라고 보냈다. 여기에 대해서 답장은 없었다.

합당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한 다음에 비로소 여럿이 함께 만날 때 처음 같이 식사하고 그랬다. 그런데 비서실장 제의가 왔다. 나로서는 정치 입문 뒤에 혁신, 변화를 늘 꿈꿔왔고, 또 안 전 대표가 정치혁신의 아이콘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번 모시고 같이 해보자 그러면서 비서실장직을 수락한거다.

-안 전 대표는 함께 일해보니 어땠나.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아직 정치의 때가 덜 묻었다는 건 강점이고. 다만 아직도 좀 정치 경험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 “개헌은 반드시 해야 한다. 개헌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새 판을 짤 수 있는 중요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권력구조 개편도 중요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게 관료주의의 폐해에 대해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저해요인이라고 본다. 과거에 우리가 어려웠을 때,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이 보다 선진화 될 수 없도록 만드는 주범이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관료주의를 부숴라…방법은 개헌 뿐

-그런데 안 전 대표는 개헌에 찬성하지 않는 것 같은데, 개헌론자의 입장에서 어떤지.

“개헌은 반드시 해야 한다. 개헌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새 판을 짤 수 있는 중요하고 유일한 방법이다. 권력구조 개편도 중요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좀 다르게 관료주의의 폐해에 대해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저해요인이라고 본다. 과거에 우리가 어려웠을 때,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관료주의가 대한민국이 보다 선진화 될 수 없도록 만드는 주범이다.”

-구체적으로 관료주의의 문제가 뭔가.

“쉽게 설명하면 대한민국은 고시권력이 선출권력보다 상위에 있다. 모든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은 국민들이 뽑은 선출직이 국정을 주도하고, 책임을 지고 리드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소위 고시 출신들,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권력들이 국정중심에 있고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국회의원들 같은 선출직은 그 서포팅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그러니 변화가 어렵고, 국민들의 민심 반영이 힘들다.”

-어떤 방향으로 개헌을 해야 관료주의가 개선된다고 보나.

“현 제왕적 대통령제의 근간은 관료주의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지금보다 권력이 분산되는 분권형으로 바꾸고, 협치를 시도하고, 관료주의에서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한다. 선출직이 국정운영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내각제를 이야기하는 건가.

“내각제 좋고, 미국식 대통령제도 좋다. 사실 의원내각제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국민들이 아직 대통령은 내 손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할 거다. 내각제는 국민들로부터 대통령 선택권을 빼앗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상원과 하원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상원과 하원을 만들면 어떤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는지.

“국회의 상·하원구성은 좀 먼 얘기지만 옳은 길이다. 상원을 17개 시도에서 단위당 2명씩 뽑고, 대도시같은 경우는 한 100만에 한 명 정도 뽑으면 되지 않겠나. 그러면 서울은 약 열 명, 인천은 세 명 정도가 나올 것이다. 하원은 지금 국회의원 선출방식 그대로 가도 된다. 현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소선거구제로 선출되다 보니까,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 역할을 못한다.

예를 들어 인천을 보자. 인천경제에서 항만(港灣)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다. 항만이 발전하면 인천시민들의 삶의 질과 수입 중 20%가 나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인천항만에 예산을 2천억원 유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제 경우에, 내 지역구인 부평은 인천이지만 바다에서 거리가 멀다. 인천항에 2천억을 갖다줘봐야 지역주민들이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뒷골목에 10억짜리 도로를 깔거나, 경로당을 하나 더 짓고, cctv를 달고 그런 걸 더 좋아한다. 이런 사업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모두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사실 구의원, 시의원 등 지방의원들이 할 일이다. 그런데 선거제도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화 됐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일, 티 나는 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국회의원들은 국가적 범위의 어젠다나 최소 인천 전체를 아우르는 큰 과제를 가지고 토론해야한다. 상원이 생겨서 인천시 전체에서 3명을 뽑으면, 이들은 그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인천항을 어떻게 개발시켜야 하는지 셋이 머리를 모을 거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의도가 불순하다. 최순실게이트, 우병우게이트를 덮자고 제안했다고 본다. 취지는 동의하고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는 있지만, 그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대통령이 주도하거나 기득권 양당이 주도하는 개헌은 안 된다.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 지금 단계에선 국민개헌추진회의 등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 ˝예산이 새는 걸 막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관료주의의 폐해와 연결이 되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지금 세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중간에 이리저리 새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증세를 할 게 아니라, 자기가 도둑인줄도 모르는 도둑들을 잡아야 한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인천시장 출마결심…정당중심 시정 도전

-인천시장 출마설이 있다.

“사실이다. 이번에 당선이 됐어도 시장에 도전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낙선했으니 준비를 더 충실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천은 서울의 변두리. 종속도시의 이미지였고 실제 그래왔다. 최근 어느 정도 독자적 위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확고히 하고 독자적인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수도권 언저리면서 바다를 끼고 있다는 지리적 요건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단순 공업도시로는 서울에 종속된 신세를 벗어나기 힘들다. 해양도시로 가야 한다. 정치적인 관점에선 정당정치가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 지금 한국정치가 툭하면 흔들리는 이유는 정당이 취약하고, 중심이 안 잡혀서다. 중앙당은 대통령의 하수인이고, 시도당은 시도지사의 하수인이다. 정당이 중심이 되고 당원들은 당의 가치와 이념을 구현하기 위한 파견원이 돼야 한다. 선출된 사람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앞서서 일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지금은 거꾸로 돼 있다. 정당이 관료권력의 입맛에 맞추는 꼴이다. 여기서 또 관료주의의 문제가 다시 드러나는데, 지자체장이 당선되면 당과 일하는게 아니라 공무원들과 일한다. 대통령도 청와대 들어가면 당과 멀어지고 관료출신의 비서들과 국정을 논하고 방향을 정한다. 여기서 나오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다. 인천시장이 되면 정당이 중심인 시정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을 보고 뽑아준 시민들이, 그 가치와 이념이 시정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겠나. 국민의편이라면서 공무원의 편이면 안 된다. 정당의 가치와 이념이 녹아있는 시정을 펼쳐보고자 한다. 이를 한번 체험하게 하고, 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보려 한다.”

-인천의 정치성향은 복잡하다고 알려졌다. 승산은 있는지.

“인천지역은 여야가 거의 반반이다. 전국 표심의 집약이기도 하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에서 3.5%정도 이겼는데, 이게 전국 표 차와 거의 똑같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관건이다.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장은 바뀔 것으로 본다. 나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뿐이다.”

-최근에 전남 재보선 등판 이야기도 거론된다.

“재보선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23표차로 석패했다. 억울 할만도 한데.

“억울한 마음은 없다. 내가 부족했고, 누굴 원망해 본적도 없다. 주변에서 여론조사가 영향을 끼쳤다고는 한다. 어떤 조사는 내가 2등, 어떤 조사는 3등으로 나왔다. 그런데 <기호신문>이나 <인천일보>같은 지방지에서는 내가 1등 아니면 2등인데, <동아일보>같은 중앙지에선 꼭 3등으로 나오더라. 이번 선거는 야권지지자의 상당수가 ‘이길 것 같은 야권’쪽으로 표를 몰아줬다. 그래서 졌다는 얘기는 나름 수긍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다 운명이고 국민들의 선택 아니겠나. 오히려 좋게 생각하려 한다. 늘 여의도 정치를 뒤집고, 기성정치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내게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다. 내 종교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하나님이 ‘문병호야, 평소에 넌 정치혁명을 주장하고 기득권정치를 바꾸겠다고 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여의도에 발 담그고 있어선 안 된다’라는 사명을 주신 게 아닌가도 생각한다. 당선됐으면 또 배가 부를 수도 있고, 좋은 게 좋다며 나이브해졌을 수도 있지않나. 지금보다 덜 절실하고, 덜 혁신적이 됐을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그런 측면에선 낙선도 약이 됐다.”

증세 필요없다, 예산 아끼면 복지 늘 것

-정치혁신을 많이 언급한다. 개헌 말고 달리 생각하는 것들도 있나.

“예산이 새는 걸 막아야 한다. 앞서 언급한 관료주의의 폐해와 연결이 되는 내용일 수도 있겠다. 지금 세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 중간에 이리저리 새 나가는 돈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증세를 할 게 아니라, 자기가 도둑인줄도 모르는 도둑들을 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사실 2006년부터 대두됐다. 내가 17대 국회에 있을 때다. 지금 10년 됐는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국가에서 약 100조가 투입됐다. 80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110조라고 하는 이도 있는데 내가 볼 땐 100조 정도 된다. 그런데 출산율, 단 0.1%도 안 늘어났다. 다양한 대책에 돈이 들어갔다. 임대아파트를 우선 지어서 주고, 진료비도 삭감해 주고 했다. 그런데 그게 100조씩 들어갈 사업이냐는 게 내 근본적인 의문이다. 이런저런 과정에서 조금씩 새나간 거다. 우스갯소리지만 허경영씨가 공약에 아이를 한 명 낳으면 3천 만 원을 준다고 했다. 누가 100만 명에게 줘도 30조밖에 들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하더라. 허황된 공약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국가예산이 국민들에게 ‘다이렉트 하게’ 쓰여야 한다. 그 구조를 바꾸고 싶다. 예산 쓰는 모양새가 늘 배보다 배꼽이다. 국가공금이다 보니 알뜰하게 쓰지 못한다. 조달청가(價)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높다. 그래서 50만원에 살 수 있는 컴퓨터를, 조달청가에 맞춰서 우직하게 100만원에 산다. 경로당을 짓는데 8억이 들었다고 해서 가 봤다. 내가 볼 땐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거다. 5억이면 지었을 것 같다. 벽화를 그리는데 3천만원이 들어갔다고 해서 가 봤다. 또 고개가 갸우뚱해지더라. 많이 쳐도 천 만원 안쪽이면 됐을 일 같다. 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했다는 말이 기억나더라. ‘야, 네 돈이면 그렇게 할래?’ 라는 거다. 국민들의 돈이고, 결국은 국민인 자신들의 돈인데도 ‘나랏돈’이라는 인식, 그리고 그렇게 만든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국가예산이 부족하니까 증세한다? 증세를 이야기하기 전에 시스템을 바꾸면 지출이 20%~30% 줄어들 수 있다. 모든 시스템에 낭비가 많다. 기업이 운영하는 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면 30%는 절감될 거다. 세금을 많이 걷지 않고도 훨씬 많은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국민의당 내에서 많은 공감대가 있나.

“있긴 있지만, 잘 알 수 없다. 솔직히 지금 우리 당은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하다. 내부의 단합도 미흡하다. 안철수의 당, 지금은 박지원의 당 말고 다른 보여준 것이 있나. 내가 탈당 당시에 사실 이런 기도를 했다. 제발 지지도가 5%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게 해 주십시오. 5%~10%정도만 돼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엔 턱없이 못 미치더라도 내가 말 할 때 최소한 귀는 기울여 준다. 그 아래로는 무시당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하는 거다. 20%에 육박하는데, 그 때 후회했다.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하는 건데, 라고 생각했다. 혈혈단신 광야에 나와서 급하게 가건물을 짓다 보니, 좋은 걸 이것저것 끌어 온 잡탕정당이 돼 버렸다. 기본 방향을 잡고, 거기에 맞게 설계한 것이 아니다 보니 이 당이 뭘 하려는지 잘 모르게 돼 버린 거다. 전당대회를 통해서 거듭나야 한다. 절호의 기회고, 국민의당의 분기점이다.”

   
▲ ˝지금 너무 기득권화 돼있는 정치의 시스템을 부수고 싶다. 국회는 국회의원 편의주의로 가득하고, 대한민국 전체는 공무원 편의주의가 돼 있다. 정말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박지원, 구원성공…새 선발은 아냐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인가.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이다.”

-경쟁자로 누가 나올 것 같나.

“현재로선 박지원 위원장이 상수(常數)다. 그리고 수도권에선 김영환 사무총장, 이상돈 의원 정도가 거론된다. 호남에서도 더 나올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박지원 위원장만 너무 부각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박 위원장은 역량 있는, 훌륭한 정치인이다. 지금까지도 구원투수로서 잘 해왔다. 그런데 정치는 ‘100m미인’이라고 하지 않나. 당 밖에서, 멀리서 보는 이미지도 중요하다는 비유다. 실제로 박 위원장이 개혁적인 인물인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구시대정치인으로 본다. 그러니까 헌옷입고 새정치를 얘기한다는 식으로 컨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구원투수로서 충분히 본인의 역할을 다 하셨다. 새 경기에, 새로운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건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 국민의당에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경륜이나 관리를 잘 하는 것, 노련한 정치가 아니다. 새로운 것, 기성정치가 못해온 새로운 걸 하라고 지지를 보내주지 않았나. 기성 정치는 기성 정당들에게 맡겨도 충분하다. 박 위원장의 역할은 충분했고, 지금까지도 잘해왔지만 새 정당 건설까지 짐을 지워드릴 필요는 없다. 대체적인 당원들의 견해기도 하다.”

-최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의 영입설도 나오고 있는데.

“함께 하면 좋다. 국민의당에 지금 오셔서 같이 하면 제일 좋겠지만, 솔직히 지금 국민의당의 구조나 방향이 당장 모셔오고 합류시킬 상황이 안 된다. 우리 당부터 변해야 한다. 비전도 더 과감하게 내세우고, 더 많은 공감을 모으고 많은 사람을 모아야 한다. 국민의당이 자체적으로 강해지고 발전한 다음 모셔야지, 모셔 와서 발전시켜달라고 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 명분없는 정치공학으로 보일 것이 뻔하다. 이 분들의 표, 국민의당 표 합치면 지지율이 더 나올 것 같은가? 명분이나 공감이 없으면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다.”

국민의 뜻 반영하는 정치가 목표

-정치인으로서의 최종 목표는 뭔가.

“지금 한국의 시대정신은 격차해소다. 국민들이 가장 불만을 갖고 있고, 고통스러워 하는 것이 양극화다. 금수저는 노력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며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하고 고생해도 늘 어렵다. 어떻게 이를 기회균등의 나라로 바꾸느냐는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북문제, 통일한국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핵심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으로서 이런 것들을 해결하는데 보탬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있겠는가. 그리고 개인적으로 추가하자면, 지금 너무 기득권화 돼있는 정치의 시스템을 부수고 싶다. 국회는 국회의원 편의주의로 가득하고, 대한민국 전체는 공무원 편의주의가 돼 있다. 정말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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