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일부는 ˝배신 아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국정농단파문이 청와대를 덮치자,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심한 충격이 가해졌다. 친박계 대부분은 침묵하며 상황을 관망 중이다. 사실상 박근혜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지난 1979년 故 박정희 대통령이 죽자 측근들이 뿔뿔이 흩어졌던 모양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는 닫히기는커녕 민심에 불을 질렀다. 계속해서 새로운 이슈가 터지고, 하야설까지 언급되는 등 도저히 수습이 어려워 보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유탄을 염려한 범친박계부터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했다. 지난 달 31일 '이정현 대표 퇴진' 연판장에 서명한 인사들 중에는 상당수의 범친박계‧신박(新朴) 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를 거부하는 이 대표를 비롯해 일부 강경파가 불평 섞인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적인 활동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더해, 자칫하면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치명상이 예상돼서다. 그나마 김진태 의원이 ‘문재인 특검’을 들고 나선 것이 가장 최근의 공개발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친박계의 움직임은 박 대통령에겐 과거 좋지 않은 기억을 상기시킬 수도 있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후, 측근으로 알았던 민주공화당 정치인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광경을 목도한 박 대통령이다.
이와 관련 여권 정계의 한 인사는 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박 대통령은 친박계의 침묵, 혹은 이탈을 배신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었을 때 느꼈던 배신감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친박계 인사들은 결코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 친박계 의원실의 한 인사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무리한 옹호는 청와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박성향의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도 같은 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일부 친박을 자처했던 사람들 몇이 이번엔 비박을 자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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