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반대, '김무성 추대론'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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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반대, '김무성 추대론' 물거품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9.05.08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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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원칙없는 일에 반대"
공성진, "박 전 대표가 사실상 거부한 것"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당청 회동 이후 급물살을 타며 기정사실화 됐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반대하고 나선 것.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6일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 그런 식으로 원내대표를 하는 것은 나는 반대"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표가 밝힌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절차상 문제다. 자유투표로 선출하도록 돼 있는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특정인을 옹립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     박근혜 전 대표 © 뉴시스
 
이미 정의화·안상수·황우여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경선 출마를 공언한 마당에 특정인을 합의 추대한다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을 뿐더러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판단에는 단순한 '자리 나누기'를 통해서는 진정한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문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진정성과 신뢰 회복이 전제되지 않은 친박 원내대표론은 계파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이미 하루 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이, 친박이 용광로에서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면 자리를 줘서 되는 게 아니라 신뢰를 만들 수 있는 문화, 권위를 배분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먼저 정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추대 형식은 경선을 통한 선출보다 후유증이 덜하고 당내 결속을 위해서도 유효한 방안이 아니냐는 반론도 적지 않다. 사전 합의만 이뤄진다면 당헌.당규상 단독 출마가 문제될 것이 없고, '김무성 추대론'은 당헌.당규 자구 해석에 매달릴 문제가 아니라 대승적 시각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한 마디'로 '김무성 추대론'이 사실상 물건너감에 따라 당 쇄신과 화합 방안에 대한 논의 방향도 상당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류인 친이계는 물론 전면 쇄신론을 주도해왔던 소장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반응에 반발 내지 당혹해하는 기색이 뚜렷하다. 박 전 대표의 언급은 당내 화합의 양대 당사자로서 무책임한 반응이 아니냐는 의견이 대다수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박 전 대표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만큼 '김무성 카드'의 무산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면 김 의원 본인이 경선 출마를 결심해야 한다는 견해도 없지는 않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김무성 원내대표론은 당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특단의 방편이었고, 김 의원이 친박계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박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인증해줬으면 했는데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며 "이제 김무성 카드는 본인이 선거를 통해서 선출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공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아직도 대통령이나 당 지도부에 불신이 남아있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며 "그렇지만 국민들은 우리가 당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판단해줄 것이고 이제는 우리도 국민의 뜻에 맞게끔 국민만 바라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세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절차상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라면 당 내부 갈등을 풀고 국정과제를 해결하라는 민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당이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서 그동안은 주류인 친이계를 비판해왔지만 비주류인 친박계도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본21'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는 당헌·당규를 들어 반대한다고 하지만 경선하지 말자는 것이 아닌데 이해하기 어렵다"며 "박 전 대표의 책임감 결여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의원은 "진정한 화합을 위해 친박 인사의 원내대표 카드에 다들 고무하는 분위기였는데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를 반대하고 있다"며 "21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흔히 친이, 친박을 자청하는 인사들은 진정한 화합을 위해 출마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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