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터키 음악여행 가실래요?…전통음악부터 현대팝음악까지
스크롤 이동 상태바
[칼럼]터키 음악여행 가실래요?…전통음악부터 현대팝음악까지
  • 김선호 음악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1.04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호의 지구촌 음악산책(4)>'음악의 용광로' 터키, 대표가수 누가있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아침에 눈을 뜨고 천정을 물끄러미 보면서 혼자 되뇌는 말.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것도 지니지 말고, 아무 곳이나 외국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 캐리비언의 쿠바.

“그 다음은?” 신화를 간직한 에게해(海)의 터키.

그런데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너 빨리 회사갈 준비 안하냐?” 어머니의 말씀.

▲ 수천년의 찬란한 역사로 살아 숨쉬는 나라 터키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꿈꾸는 여행지 ‘터키’

젊은 시절 공상으로만 꿈꾸던 여행지이다. 지금 터키여행은 그리 어렵지 않다. 비행기가 이리저리 둘러서 가지 않는 직항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여행상품도 있고 가격도 저렴해졌다. 다만 요즘 IS 관련 테러 때문에 선 듯 내키지 않는 면 때문에 다소 아쉽기는 하다.

수 천 년의 시간이 단층처럼 퇴적된 단면을 찬란한 역사로 보여주는 나라 터키. 유구한 역사 속에서 숨길 수 없는 뜨거운 동양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유럽공동체에 가입하여 서양이고 싶어하는 나라 터키.

사실 터키는 메소포타미아, 히타이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오리엔트, 이슬람에 이르기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명에 모두 영향을 주었던 나라이다. 뿐만 아니라 입이 떡 벌어지는 자연 풍광과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숭고한 고대 유적들을 안고 있다. 블루 모스크와 성소피아 성당,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잔틴제국의 화려한 건축과 유물, 금단의 영역 하렘과 600년 이상 세계를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의 흔적들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터키는 동서양 문물과 문화가 교차하는 통로이자 충돌지점이었기 때문에 역사 속에서 쌓여진 문화의 깊이 또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즉 유럽 문명과 아시아 문명,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 등 서로 상반되어 보이는 문화들이 얽히고 충돌하여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 음악의 용광로

그러면 이제 터키의 음악을 살짝 들여다볼까. 터키의 음악의 토대는 페르시아 음악에 있고 종교적 토대는 아라비아 음악에 두고 있다. 터키음악은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나 서양음악에 비해서 훨씬 많은 음계를 사용한다. 한 옥타브 안에 25개의 음계를 사용하는데, 참고로 지금 사용하는 서양의 표준음계는 7음계이고, 국악은 5음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터키의 음이 얼마나 세분되어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서양 음계나 우리의 전통 음계도 반음 등이 있어서 실제 사용하는 음계가 훨씬 넓기는 하다. 아무튼 18세기부터 유럽의 음악가들은 터키 음악의 분위기를 상당히 많이 사용했는데 여기에 사용된 음악은 메흐테르(mehter)라는 터키의 군악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 3악장 '터키행진곡' 이나 오페라 '후궁에서의 도피' 역시 터키음악의 분위기가 반영된 곡이다.

한편, 터키의 민요풍 노래인 아라베스크 음악은 이라크, 시리아, 이집트 등 중동지방에서 인기가 있다. 대표적인 가수로는 ‘터키 팝의 여왕’이라고 하는 세젠 악수(Sezen aksu)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세젠 악수가 민요적 아라베스크 음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설명하고자 한다. 이 아라베스크 음악은 대체로 중산층 이하의 하부구조 계층이 좋아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또한 터키는 각 지역 종족이 많다. 따라서 다양한 음악이 병존한다. 남 시베리아의 투바, 알타이, 하카스인 들은 몽골 음악과 비슷한 민요를 부른다, 이밖에도 위구르, 우즈베키스탄에서 내려 온 샤머니즘에 토대를 둔 음악도 있고, 승려들이 염불하는 듯한 음악도 있다. 실제로 터키에는 엄청나게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고 있어서 분류하거나 구분하기도 만만치 않다. 

* 터키 전통 민요 'Uska Dara'

그런데 참 하품 나는 일이 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터키 음악이라고는 고작 ‘우스카 달라’라는 곡 정도이다. 이 곡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컬럼비아(Columbia) 인근에서 태어난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인 '어사 키트'가 1953년 터키의 민요 'Uska Dara'를 싱글로 발표하여 알려진 음악이다. 국내의 한 영자신문 기자는 키트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난 후 이렇게 쓴 바가 있다.

“키트의 목소리와 창법은 위스키에 절은 홍등가 여인의 그것처럼 헤픈 선정성을 지녔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아한데 에너지와 정열이 펄펄 끓어올라 듣고 있으면 몸이 가려워진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 23위에 올랐고 초판 싱글 음반은 12만 장이 팔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한국전에 참전한 터키 병사들에 의해 원래의 ‘우스카 다라’가 알려졌다고 하나 정확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어사 키트의 노래를 당시 라디오 수리점마다 틀어놓아서 잘 알려진 것 같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골목에 하나씩 전파사가 있었는데 주로 다리미, 전기 포트 같은 작은 가전제품이나 TV, 라디오를 수리했다. 이 전파사에서는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곤 한다. 이 ‘우스카 다라'는 본래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러스'해협 동단 남부에 있는 터키의 소도시로서 이스탄불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노래의 가사는 이상한 마을 ’우스카 달라‘에 사는 아름다운 여인이 애인을 그리워하는 그런 내용이다. 유명하고 히트가 된 노래는 대부분 비련의 여자와 사랑과 그리움이라는 공식이 있다. 이 곡도 그 공식에 딱 맞는다.

▲ <터키쉬 그루브(Turkish Groove)> 음반 ⓒ김선호 칼럼니스트

* 푸투마요의 ‘터키쉬 그루브’

이제 본격적으로 터키 음악을 이야기할까 한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는 터키나 아랍권 음악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25 음계를 사용해서 난해하기도 하고 또 정서에 딱 와 닿지 않아서 그럴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난해하지 않고 나름 현대적이며 친근하지는 않아도 거부감 없이 들을 만 한 곡들이 있다. 마침 세계 음악을 골라서 발매하는 <푸투마요 월드 뮤직>에서 <터키쉬 그루브(Turkish Groove)>라는 음반을 2006년도에 낸 적이 있다. 참으로 대견한 것은 푸투마요 음반회사에서는 이 음반을 내면서 터키의 불우이웃돕기에 비교적 큰돈을 냈다고 한다. 앞서 푸투마요 음반사에서는 콜롬비아에서도 지뢰에 다친 아이들을 위해 기금을 낸 적이 있기도 하다.

이 음반에는 이른바 터키의 가장 뜨거운 가수들이 총 망라되어있다. 터키의 노래를 들어보고자 한다면 잘 알지도 못하는 음반 이것저것 들여다 볼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이 음반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 이 음반에는 터키의 기라성 같은 가수의 노래 11곡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음반을 꼭 사지 않아도 요즘은 유튜브로 검색하면 바로 들어볼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바로 검색해서 들어보고는 “이거 추천한 놈 웃긴 놈이네”하고 비판의 화살이 0.5초도 안 되서 날아오기 때문에 필자로서는 조심스럽기 그지없기도 하다.

▲ 터키 뮤지션 '벤데니즈' ⓒ김선호 칼럼니스트

* Bendeniz

벤데니즈는 젊은 층의 취향에 맞는 다소 빠르고 경쾌한 노래를 부르지만 세션은 오히려 전통적인 악기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이 곡 ‘Kirmizi Biber’ 에서는 그리스 전통악기 부주키의 조상쯤 되는 류트 바을라마 (baglama)와, 옆구리에 끼고 두드리는 묘한 모양의 북 다부카(darbuka)와, 다리 사이에 끼고 두드리는 나가라(nagara)라는 중대형 북, 그리고 테프(tef)라는 탬버린 비슷한 악기를 사용한다. 여기서 사용하는 테프는 양가죽이 아니고 투명한 비닐 같은 것으로 제작되었다.

벤데니즈는 이곳저곳 브릿지한 머리카락에, 어찌 보면 선머슴 같으나 나름 귀여운 매력이 있다. 목소리는 약간 허스키하지만 듣는 이를 매료시키는 묘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1973년 생으로 본래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성장 후 터키로 돌아와서 1993년 "Ya Ben Ya Hiç“이라는 음반으로 내고 가수로서 크게 성공했다.

▲ 터키의 ‘머라이어 케리' 세르탑 ⓒ김선호 칼럼니스트

* Sertab

터키의 ‘머라이어 케리’라고 하는 세르탑은 달걀처럼 가름한 얼굴에 조금 마른 편으로,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가끔 걸렸다 나오는 듯한 독특한 창법을 구사한다. 그녀의 흐느끼는 듯 하면서도 흔들리는 듯한 감정 표현은 나름 재미가 있다. 최근 라이브 콘서트에서 세젠 악수와 같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세젠 악수는 아주 아주 풍성한 체격으로 변했고 세르탑도 이제 날씬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두 거장의 노래는 역시 빛을 발한다. 터키를 대표하는 디바는 예나 제나 디바이다. 그런데 사실 세젠 악수가 한창 잘나가던 80년대 말에만 해도 세르탑은 백 보컬에 불과했다. 따지고 보면 둘은 실제 랭킹이 다른 셈인데 조폭 용어로 말한다면

"세르탑 니 마이 컷네 !" 뭐 이런거다.

그런데 세르탑이 커도 엄청 커버리게 된 사건은 2003년 라트비아에서 열린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였다. 당시 ‘Everyway That I Can’ 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터키 팝의 여왕으로 등극함과 동시에 드디어 세젠 악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랭킹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은 ‘Buda'인데 터키 말로 부처님이라고 한다. 

* Nilgül

pis pisla (나를 망치지 마)는 신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애조를 띤 트럼펫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지는 닐귈의 노래는 즐겁지만 가슴이 사무친다. 애인하고 헤어져서 시원 섭섭한 건지, 이혼하고 시원섭섭한 감정을 표현한 건지, 그도 저도 아니면 무개념의 아름다운 창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목소리는 비교적 투명한 편이다.

서구적으로 생긴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훤칠한 키는 서유럽적인 인상을 풍긴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는 터키의 전형적인 애잔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그녀의 플라멩코 풍의 다른 곡 ‘Kara’를 들어보면 소리통도 커서 쭉쭉 소리를 뻗어내기도 한다. 요즘에는 터키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고 또 세계적으로 알려지자 웃기지도 않는 일이 생겼다. 천하의 유통업체 미국의 아마존에서 닐귈의 음반을 짝퉁으로 찍어서 판다. 물론 닐귈 측과 협의는 하였겠지만 표지의 조잡한 인쇄와 어떤 곡이 어떻게 들어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설명은 고사하고 곡명도 없다. 참 어이없다. 아마존이 제작한 음반 세 장은 'Arabesk Gunler' ‘Nar-i Ask' Omursuz Sevdalar' 이다.

최근 아마존은 동네 페인트 칠 서비스, 여행, 숙박업을 비롯해서 우유, 시리얼 등 식품 제조 및 판매와 커피, 파스타, 물, 비타민, 개 사료는 물론 세제 종류까지 돈이 되는 것은 다 하고 있다. 이른바 유통 공룡이 된 것이다. 하지만 공룡이 만든 물건치고 닐귈의 음반은 짝퉁도 왔다가 울고 갈 만큼 형편없이 만들었다. 그래도 값은 제 값 다 받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 터키 뮤지션 귈세렌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Gülseren

‘Sinanay’라는 곡은 본래 엉덩이를 탁탁 쳐올리며 멋진 손동작이 일품인 벨리댄스 곡이다. 아무튼 좀 신나는 음악이다. 이 곡을 부른 귈세렌의 본명은 Gülseren Yıldırım Gomez로 1973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난 프랑스계 가수이다. 그녀는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을 추구하기 때문에 팝과 라틴 음악, 테크노 음악, 터키 전통음악까지 폭넓게 섭렵하고 있다. 그녀는 7살 때부터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여 지금까지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개최된 2005년 유로비젼 송 콘테스트에 터키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귈세렌은 프랑스 INALCO대학에서 동양문화를 전공했지만 파리의 카바레 “Les Trois Mailletz” 에서 공연을 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곳은 재즈와 세계음악을 공연하는 카바레이기 때문에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 우리나라처럼 아줌마와 제비들의 놀이터인 카바레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독일과 터키의 문화가 중복되는 무슨 영화에도 관심을 갖기도 했지만 큰 반향은 없는 듯하다. 그냥 가수는 노래 잘하면 그것으로 되는데 유명해지면 아무튼 돈의 유혹 때문에 해찰을 많이 하는가보다. 

▲ 터키 뮤지션 괙셀 ⓒ김선호 칼럼니스트

* Göksel

앳된 목소리로 애잔한 노래를 부른다. 유튜브에 동영상은 있는데, 말만 동영상이고 정지화면만 한두 개 있어 그나마 컴퓨터로 만진 이상한 버전이다. 좋은 곡을 만나면 앞으로 꽤나 인기가 있을 만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 괙셀은 1971년 생으로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Boğaziçi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지만 가수의 길을 택했다. 초기에는 세젠 악수와 세르탑의 백 보컬을 했다. 1997년 ‘Yollar(길)’이라는 음반을 내게 되는데 수록된 "Sabır (인내)“가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다.

▲ 터키 뮤지션 '투그바'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Tugba ekinci

대체로 투그바의 노래는 벨리댄스를 추기에 적절하게 작곡된 듯싶다. 요즘 나온 ‘kontor’ 같은 곡은 신디사이저로 주물러 놓고 컴퓨터로 디스토션 합성까지 해놓기도 해서 조금 이상해지기는 했지만 본래의 벨리댄스 뉘앙스의 감성은 어느 곡에든 내재되어 있다.

그녀는 동영상 마다 노출증 환자처럼 주로 약간씩 벗으려는 노력과 함께 엉덩이와 가슴을 집중적으로 클로즈업을 하는 특징이 있는데 그 이유가 병적인 요인은 아닌 것 같고, 나름 외모가 받쳐주는데서 오는 하나의 부가적 마케팅인 것 같다. 1976년 Kars에서 태어난 아제르바이잔 계이다. 데뷔는 2005년. 목소리는 고음역이 맑고 투명해서 아름답다.

▲ 터키 뮤지션 '나젠'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 Nazan Öncel

엄청 튼튼해 보이는 체격과는 달리 애수의 소야곡 같은 애잔한 노래를 많이 부른 가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빠른 곡도 종종 부른다. 푸투마요에 수록된 ‘Atiyosun'이라는 곡은 비교적 빠른 곡에 속한다. 게다가 랩까지 엄청 중얼대는 것을 보면 요즘 그런 변신을 하지 않으면 어느 나라든 살아남지 못하는가 보다. 아무튼 노래는 상당히 특이하다.

그녀는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유일한 가수이다. 나이는 좀 많다. 1956년 생으로 공무원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렀다고 하니 아무튼 공부에는 별 취미가 없었는가 보다. 그녀는 1976년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주최하는 송 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때 부른 곡이 "Annem(나의 어머니)" 이다. 이후 수많은 음반을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Sezen aksu

세젠 악수는 대표적인 터키의 국민 가수이다. 단지 하층민의 아라베스크적인 음악에 머무르지 않고 유럽의 스타일과 감성적 목소리, 그리고 과거 클래식의 성악을 전공했던 분위기와 터키의 전통음악 분위기까지 노래에 담아 명실상부한 ‘이미자 + 패티김’ 쯤 된 것이다. 세젠 악수는 1954년 터키의 이즈미르(Izmir)에서 태어났다. 우리 나이로 따지면 62살의 적지 않은 나이다. 음악활동을 시작한지 30년이 가까운 터키의 대표적인 여가수로서 영화배우로도 전성기를 누렸다. 실제로 데뷔하면서 그 영화에서 데뷔 앨범 수록곡을 주제곡으로 불러 일약 스타가 되었다. 물론 외모도 그럴싸하니까 배우도 되겠지만, 더 놀라운 것은 대부분의 곡을 스스로 작사 작곡한다는 것이다.

세젠 악수의 노래에는 보통 20명 안팎의 오케스트라가 등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같은 악기는 물론 사즈(saz), 우드(oud), 피리 같은 터키의 악기, 그리고 몇 명의 백 보컬이 나온다. 이 푸투마요 음반에는 마지막 곡으로 세젠 악수의 'Sanima Inanma'가 들어 있다. 영어로 바꾸면 ‘Don't believe in my fame'이니까 내 명성을 믿지 말라는 뭐 그 정도 번역이 된다. 유려한 기타 연주로 시작되는 이 곡은 정말로 세젠 악수의 진수를 보여주는 가장 터키적인 독특한 곡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 터키 국민가수 세젠 악수 ⓒ김선호 음악칼럼니스트
 
 

김선호 / 現 시사오늘 음악 저널리스트

-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학사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
- 월드뮤직 에세이<지구촌 음악과 놀다> 2015
- 2번째 시집 <여행가방> 2016
- 시인으로 활동하며, 음악과 오디오관련 월간지에서 10여 년 간 칼럼을 써왔고 CBS라디오에서 해설을 진행해 왔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