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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별곡③]“결혼이라는 굴레 ‘NO’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
결혼이라는 단어에 부담…“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로운 연애 틀 깨고 싶지 않다”
2016년 11월 26일 (토) 변상이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 30대 남녀에게 있어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 Pixabay

‘아프니까 청춘’인 20대는 지나갔다. 그리고 30대를 맞았다. 그때(20대)보다는 손에 쥔 것이 많아진 만큼 해야 할 일 또한 많아졌고 그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직장’, ‘결혼’, ‘내집’ 30대가 안고 가야 할 현실을 마주할 나이가 됐다.

그러나 이 중 무엇 하나 자리잡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찍히기 일쑤였던 과거의 30대가 달라졌다. 직장이 우선인 삶보다, 그보다 더 중요한 나 자신을 돌보고 싶다. 자연스레 결혼은 뒷전이 됐다.

<시사오늘>이 만난 30대 미혼 남녀는 공통적으로 오히려 “싱글라이프를 조금 더 즐기자”라는 여유로운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결혼을 ‘못하는 것’이 아닌 ‘안 하는’ 싱글 라이프로 불리길 원했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결혼을 하지 않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이유는 달랐다.


그 남자 이야기 (윤정열·가명·31)

‘6년째 연애 중’. 2008년에 개봉한 영화다. 31살 다소 늦깎이로 회사에 입사해 지금은 평범한 회사에 다니는 윤 대리는 영화처럼 올해로 딱 6년째 연애 중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만나 그녀와 30대를 함께 맞이했다.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오랜 시간 연애하고도 왜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들은지는 2년 전으로 끝이 났다. 그는 결혼 이라는 것에 상당한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연애에 익숙해, 자유로운 이 연애의 틀을 깨고 싶지 않았다.

“오래 연애했다고 꼭 결혼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린 지 오래다. 연애 시작 당시에는 지금 여자친구가 20대 후반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같은 30대를 보내고 있다. 물론 결혼을 하고 싶었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남자가 떠안아야 할 경제적 부담은 여전했다. 남녀평등 시대라 하지만 난 아직 아니라고 본다. 현실을 생각해보면 집도 마련해야 하고 아이가 생긴다면 양육비용도 어마어마하다.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연애 중 결혼 이야기가 오갈 때면 감정싸움으로 번진 적도 있었다. 사실 결혼하는데 있어 남자와 여자의 각자 경제적 역할이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나조차도 여자친구에게 당당하게 프러포즈를 할 엄두가 안났다. 그러면서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집중했다. 물론 연애는 하면서 말이다.”

그는 최근 ‘싱글족’, ‘나홀로족’, ‘1인가구’ 등에 관한 뉴스나 언론의 보도도 결혼을 안하는 이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웃었다. 과거와 달리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내 주변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친구들도 있지만 항상 나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고 간다. 물론 안 해본 나로서는 사정을 잘 모르겠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너무 잘 알 것 같다. 가정이란 틀에 가장의 책임감이 무겁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내 나이면 아직 한창이라고 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돈 버는 기계’가 되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과 각자의 일을 존중하며 적당한 취미생활도 하면서 사는 지금이 행복하다. 시대가 그만큼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그 여자 이야기 (유미경·가명·32)

23살부터 헤어 디자이너 꿈을 갖고 10년 동안, 시쳇말로 밑바닥부터 한 걸음씩 내디뎠다. 그 결과 지금은 ‘남 부러 울 것 없이’ 헤어 디자이너의 삶을 살고 있다. 물론 일만하면서 살았다면 거짓말이다. 남들처럼 사랑도 하고 가끔은 ‘이 남자’와 결혼을 꿈꾸며 가정을 이루고 싶을 때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30대 초반, 이제는 ‘열정페이’도 아니고 내 삶을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월급과 힘들었던 순간을 추억하게 해줄 10년의 캐리어가 쌓였다. 더 이상 불안한 20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생각은 점점 변해갔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본 결과 부러움을 살 만큼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는 이들은 드물었다고 말한다. 특히 가정을 꾸린 뒤 더 이상 내 이름 석자가 아닌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삶으로 변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20대 초반에 엄마가 된 친구들도 있고 평범하게 직장생활 하다가 결혼을 한 친구들도 있다. 모두 20대에 했다. 처음엔 든든한 남편과 아이를 낳아 알콩달콩 사는 모습에 부럽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 ‘자유’가 없는 삶을 사는 듯 보였다. 특히 아이를 낳는 순간 여자로서의 삶은 끝나보였다. 적어도 내 눈엔 그랬다. 모든 생활패턴이 아이에 맞춰져 있었고 그런 친구를 보는 순간 자연스레 결혼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시댁에 구애 받기 싫은 이유도 더해졌다. ‘시월드’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 게 아니다. 이 또한 결혼한 친구들을 대충 봐도 알 수 있다. 나 이외에 또 다른 가족이 생겨난다는 건 책임감이 가중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연애하면서 내 자신을 더 돌볼 수 있는 싱글라이프를 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유씨는 자신이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천천히 자신의 능력을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 뜻에 또 다른 이유가 내포돼 있었다. 자신의 능력만큼 배우자를 찾는 일에 조건이 얹혀지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사실 내 스스로 사회경험이 쌓이다 보니 눈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려니 부끄럽지만 배우자는 찾는 조건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도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싶다. 결혼사이트만 봐도 그렇다. 각자의 조건에 맞는 짝을 이뤄주는데 실제로 만나서 마음 맞는 사람을 딱 찾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내가 아는 30대 언니들이나 친구들은 내 의견에 공감하는 편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 그녀는 사견으로 인해 30대 여성 모두를 ‘콧대 높은 여자’, ‘잘난 척 하는 여자’로 치부하진 말아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변상이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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