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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김수영 전집>, 지식인의 저항 몸부림을 時로 승화시키다
2016년 12월 04일 (일) 정은하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은하 기자) 

   
▲ <김수영 전집> 표지 ⓒ민음사

김수영의 작품을 보면 당대 지식인의 삶이 어떠한 지 알 수 있다. 사물과 현실에 대한 직시·정시적인 태도를 보인다. 즉, 1940년대와 1950년대 혼란스럽고 부조리한 세태에 대응하고자 하는 부정정신, 혹은 반역 정신을 보이는 것이다.

작품 <공자의 생활난>에서 해방직후 세태의 혼란과 부조리 등 그런 세태에 대한 반란으로써 사물을 바로보고자 하는 윤리적 정직성을 드러내고 있다.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
사물(事物)과 사물의 생리(生理)와
사물의 수량(數量)과 한도(限度)와
사물의 우매(愚昧)와 사물의 명석성(明晳性)을

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
<공자의 생활난(生活難)> 중

또한 그는 자유를 위해 현실에 참여하는 시를 써내려 갔다. 4.19혁명 당시, 그는 ‘현실에 가장 민감하고 세차고 진지하게 몸부림을 쳐야하는 것이 지식인이다’라는 주장을 시와 산문과 비평 등에서 초지일관 주장했다.

4.19 직후에 쓴 첫 시,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는 과격하고 강직해진 그의 시세계를 보여준다. 고독과 고통 속에서도 추구돼야 할 가치로써 혁명, 자유 등을 지향했다.

우선 그 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
그 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民主主義)의 첫 기둥을 세우고
쓰러진 성스러운 학생(學生)들의 웅장(雄壯)한
기념탑(紀念塔)을 세우자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
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 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1960) 부분

한편, 그의 시론은 ‘온몸시학’으로 불린다. 그는 “시작(詩作)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 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작(詩作)과 지식인의 사유의 일치를 주장하면서, 마침내 시와 삶의 합일이야말로 시가 궁극적으로 존재해야 할 의의라고 주장한 것이다.

김수영의 시는 현재 대한민국의 시국에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여전히 대한민국의 현실은 김수영이 살았던 당시처럼 ‘정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독재정권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소수 정치인과 측근들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분노한다.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친다. 그의 시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의 한 구절 '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가 요즘따라 가슴 깊이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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