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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탄핵 계기로 정치변화 이뤄져야"
<현장에서>'박근혜 퇴진과 그 이후를 말한다' 시국강연회
2016년 12월 11일 (일)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지난 3일 추운 날씨 속에서도 232만 명이 모인 6차 촛불집회는 야3당의 탄핵소추안 제출을 이끌었다. 일주일 뒤인 9일, 탄핵안은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어갔고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다. 그리고 이 역사적인 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박근혜 퇴진과 그 이후를 말한다’는 주제로 시국강연회를 열었다. 〈시사오늘〉은 가장 먼저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국회와 촛불민심의 가교 역할을 했던 심 대표의 시국강연회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시국강연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시사오늘

“‘박근혜 탄핵’을 가장 먼저 외친 건 확신이 있었기 때문”    

심 대표는 이날 가결된 탄핵소추안은 ‘국민주권의 승리’라며 자축의 분위기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전국적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촛불을 들고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  국회에서 제일 먼저 나섰어야 한다. 그러나 대처가 느렸다. 사람들의 외침을 특별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일상적인 ‘불만’ 정도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오래 걸렸지만 소추안은 가결됐고, 이제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결국은 주권도 결정권도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서 그는 가장 먼저 ‘박근혜 탄핵’을 외치게 된 경로에 대해 설명하며, 박근혜 정부의 맥락 없던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최순실로 인해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 당은 처음부터 국정농단 사태를 ‘박근혜 게이트’로 보고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단지 야당이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반대를 했던 것이 아니다. 지난 3년간 박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정책 결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았다. 정책 결정 과정에 있어서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이 ‘최순실’이라는 사람의 등장으로 퍼즐이 맞춰졌다. 그랬기 때문에 탄핵을 먼저 외치게 된 것이다.”

“가령 지난 연두기자회견에서 박대통령이 갑자기 ‘통일은 대박이다’며 ‘북한붕괴론’을 주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혼란스러웠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갑자기 개성공단을 폐쇄해버렸다. 박 대통령이 대선출마 때 개성공단을 국제도시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었기 때문에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개성공단은 지난 30년간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쌓아온 대북전략의 마지막 보루다. 그러나 이런 결정에 대해서 통일부장관도, 외교부장관도 제대로 모르는 사안이라고 말하더라. 이번 정부의 정책과정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리더는 분야전문가가 아니라 정치전문가가 해야한다”

심 대표는 중국 주석을 뽑는 과정을 예로 들며 민주적 리더십을 가지기 위해선 시스템에 의한 리더십이 잘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독선과 불통의 리더십을 피하려면 민주적 결정과정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리더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중국은 밑바닥부터 모든 당직과 공직을 거친 다음에 두 명을 선발해 10년 동안 지도자 수업을 통해 주석 자리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주석은 국가 시스템에 대해 예측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리더십 또한 공론의 결정·견제·평가과정 시스템을 잘 작동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분야전문가는 리더의 참모가 맡으면 된다. 우리한테 필요한건 정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정치전문가다.”

   
▲ 심상정 대표가 정치개혁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 시사오늘

“정치 개혁을 위해선 정당이 변화해야 한다”

심 대표는 개헌을 통한 정치개혁 필요성을 언급하며 그 중 정당정치 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헌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국정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한편으론 정치개혁을 진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현재 정당들이 가진 고질적 문제들을 해결해 현대적인 정당체제로 전환하도록 노력해야한다. 대한민국 정당은 서양처럼 시민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이 만든 것으로, 헌법에 민주공화국으로 명시돼 있으니 그 구색을 맞추기 위해 정당들이 탄생했다. 이러한 역사 때문에 현재 양당독점체제가 고착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로는 정치가 변할 수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대통령후보 한 사람으로 인해 갈라지는 정당은 없다. 민주당의 오바마지 오바마의 민주당이 아니다. 유럽 국민들도 인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시국에 맞는 당론을 가진 정당을 집권당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인물중심으로 선택하려 한다. 그 이유는 정당 간 싱크로율이 90%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경제민주화를 내세웠는데 그것은 정의당의 기조였다. 정당은 더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정부를 준비하는 조직인데, 좋은 얘기만 전부 다 가져다 쓰니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없어졌다. 이러한 문제점은 결국 누가 대통령 자리에 올라도 같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심 대표는 정당의 변화를 통해 국회 구조도 변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현대적 정당 경쟁 질서로 재편되지 않으면 정치가 희망이 없다. 각 정당마다 독자적 신념체계를 가지고 거기 따른 노선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그에 따른 정책을 갖추는 것이 좋은 정당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양당체제에만 집중하지 않고 작은 정당들도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회가 많아야 한다. 정치 구조만 보더라도 의원 수가 많은 정당일수록 지원금을 많이 가져가고 없는 정당일수록 지원금이 적어져 차이가 생기니까 사회구조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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