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4.25 화 22:22
> 뉴스 > 사회 > 현장스케치 | 현장에서
     
‘1명 버려 100명 산다’로 소수희생…“정의 아니다”
<현장스케치>박준영 변호사 '파산콘서트' 1만 8천명 참석…‘눈길’
2016년 12월 18일 (일)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현정 기자)

지난 17일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박준영 변호사의 '파산콘서트'는 주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인권’에 관심이 많을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룰 것이란 생각과 달리 연세 지긋한 어르신부터 10대 학생까지 박 변호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모였다. 부산·전주·광주·수원 등 전국을 돌고 서울에서 대미를 장식한 이번 파산콘서트는 파산 직전이었던 박준영 변호사를 ‘스토리펀딩’을 통해 구제해준 전국 1만8000여 명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개최됐다.

   
▲ 지난 17일 영등포 아트홀에서 열린 박준영 변호사의 <파산콘서트>는 주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시사오늘
   
▲ 기념품인 책과 담요를 사기 위한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 시사오늘

“하나도 거룩하지 않은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사건’ 진범을 17년 만에 밝히고 ‘수원 노숙 소녀 살해 사건’ 속 진범으로 몰렸던 7명의 무죄 입증을 도우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어려운 재심사건을 처리해 그에겐 ‘끈질기고 대단한’ 변호사의 수식이 붙었다. 그러나 올라가는 명성에도 당시 그는 ‘파산 직전’의 변호사였다.

그가 그렇게 된 이유는 몇 년간 법률 서비스를 받기 힘든 사회적 약자들 중 억울하게 누명쓰고 감옥살이 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수임료 없이 재심사건을 변호해왔기 때문이다. 그만의 방식으로 그는 곧 파산으로 몰리게 됐고 이런 박 변호사를 안타까워하던 시민들이 나서게 됐다. 약 18000여 명의 시민들은 '스토리펀딩'을 통해 십시일반(十匙一飯) 돕기 시작했고, 목표치였던 1억 원을 넘어서 결국 5억 7000만 원이 모아졌다.

   
▲ 이번 콘서트는'다산 인권센터'로 주최로 개최됐다.ⓒ 시사오늘

박 변호사는 시민들의 참여에 무한한 감사를 전하며 이런 관심은 자신이 약자들을 도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그가 많은 억울한 사람들한테 아낌없이 변호를 하기까지 그 역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고시 준비 중에 너무 돈이 없어서 고시원비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왔는데, 고시원 주인이 배려해 줘서 학교를 졸업한 후 한 번에 갚을 수 있었다”며 “나라슈퍼 피해자를 밝힐 때도 언론엔 저만 주목됐지만 사실 그 진범을 밝히기 위해 황상만 반장님이 증거를 모으는 등 엄청난 수고를 해줬다. 그런 주변의 배려와 희생을 보았기 때문에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지나칠 수 없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인권변호사 길을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박 변호사는 “처음에는 부잣집 딸 만나서 편안하게 살고 싶기도 했고, 로펌에 지원하고 삼성에도 지원했다”면서도 “당시 아무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이렇게 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억울한 사람과 올바른 법률 서비스를 지원해줄 사람 사이의 가교역할을 자처하고 싶어 한다.

박 변호사는 “수원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한계가 있어 서울에서도 억울한 사람들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중계역할을 통해 억울한 사람들이 줄어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재심사건이 불가능하단 편견 버려야…공권력을 가진 자들이 바뀌어야”

변호사들은 '재심사건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그 이유에 대해 박 변호사는 “재심을 두고 일반사람들은 거대권력에 자포자기할 수밖에 없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며 “재심에 대한 편견도 한 몫한다. 종전의 검사와 판사가 잘했겠지 라는 선입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아쉬워했다.  

동시에 그런 선입관과 편견을 생기게 하는 법조인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삼례 3인조 강도 치사 사건’ 무죄 판결 시 검찰과 경찰이 범인으로 몰렸던 분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태까지 밝혀진 무죄사건 중 검찰과 경찰이 사과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그러나 이 사건은 사과할 수 밖에 없다. 진범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과는 관련된 법조인이 아닌 기관차원에서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사건의 배당 판사였던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대한 비판도 덧붙였다. 그는 “벅범계 의원이 청문회에서 ‘박뿜계’로 알려졌는데, 그 사람은 청문회에서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 이전에 본인 잘못부터 알아야 한다”며 “그런 과정도 없이 청문회 스타가 되려고 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 무죄 판결 후 박준영 변호사(오른쪽) ⓒ 뉴시스

“1명을 버리면 100명이 산다는 말로 소수를 희생 시키는 건 정의가 아니다”

이번 콘서트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 시민이 “필리핀 대통령인 두테르테가 마약사범을 죽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그는 앉아있던 자리에 벌떡 일어서며 열변을 토해냈다.

박 변호사는 “두테르테 정책에 반대한다. 마약 근절을 위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 그 죽음 중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며 “절차를 통해 오판을 줄여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 어떤 배에 1명을 죽이면 100명이 산다고 할 때 그 1명을 죽이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것이 과연 정의인가”라고 반문했다.

곧 그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단 1명의 무고한 사람은 곧 내가 될 수 있고 내 주변이 될 수도 있다”며 “절차를 통해 오판을 줄이면 그로 인해 소외받는 가치가 부각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은행,보험,저축은행)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행동하는 것이 전부다.
     관련기사
· 법원, ‘수원 노숙소녀’ 살해누명 4명에 형사보상…재수사는?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