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외교 논란]민주당-새누리당, ‘똑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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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외교 논란]민주당-새누리당, ‘똑같네’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1.06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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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탄핵정국 이후 외교‧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여야 간 안보관 정쟁(政爭)이 본격적으로 불붙는 분위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중국 방문까지 ‘맥락없는’ 여야간 외교전(戰)으로 ‘굴욕외교’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현재 민주당의 방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에선 민주당 방중단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으며, 민주당에선 정략적 비난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민주당 7인 의원으로 구성된 방중단은 지난 4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아 왕이 외교부장, 푸잉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 주임 등 핵심 외교부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문제를 논의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에서 열린 사드 간담회에서 2시간 동안 중국 전문가들의 사드 반대 주장을 들으며 ‘굴욕외교’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중국 상무부·광전총국 등 경제 보복·문화 보복 부서 방문 일정까지 취소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배치에 대해 입장 한마디도 내놓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중국 측으로부터 훈계만 들었다”며 “중국 정부 측에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한 것인지 통탄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 또한 “민주당 사드 방중은 매국적 행위”라며 “사드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고 대한민국 주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방중단을 이끈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맞불을 놨다. 유 의원이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사드 방중은 매국적 행위"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박근혜 황교안의 무능외교로 무너져가는 한중경제문화교류복원을 위해 방중한 민주당 의원에게 매국행위라니. (유 의원은) 대선주자급이 아닌 어버이연합 수준”이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 방중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외교 문제가 안보관 정쟁으로 이어지면서, 불필요한 잡음이 나오지 않도록 최대한 국회와 거리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력 중국 전문가는 이번 민주당 방중단에 대해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입장에선 외교적으로 사드배치에 반대 논조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치밀한 외교전략‧접근 없이 방중을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차기대권을 야권주자가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중국도 이해하고 있다. 사드배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중국 공산당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송영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왕이 외교부장과 면담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 새누리당 방미특사단도 ‘대표성 논란’ 휩싸여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국정공백 이후 국회에서 보여준 굴욕외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새누리당 의원 6명은 지난해 12월 5일 방미특사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사실상 공식 첫 방문이었다. 이들은 미국 공화당을 비롯해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측과 만나 대북제재관련 안보문제와 차기행정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표성과 실효성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일각에선 “탄핵안 발의 등 국정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원들만으로 구성된 방미특사단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의문을 던졌다.

당시 전문가들의 반응도 부정적이었다. 미국 측에서 이미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입지도 위태롭다고 분석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미특사단 자체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유력 미국정치 전문가는 지난해 12월 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트럼프 당선 전·후로 외교적 접촉을 시도했지만 미국 측에서 소위 ‘망한 정부와는 상의하지 않겠다’는 식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미국 측에도 한국 내부 상황이 어지럽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이번 특사단 대표성을 약하게 여기고 있다. 그 만큼 주요 인사들과 면담이 쉽게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트럼프측 주요 인사와 만남이 성사된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는 건 가능할지 모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해 협상을 이끌기엔 시기상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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