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2016년은 한국정치사에 오래 기억될 한 해였다.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 광장 민주주의의 부활 등 정국은 폭풍 속의 강물처럼 요동쳤다.
그러나 강물이 흐름을 멈추지 않듯, 시간도 멈추지 않았다.
그 사이 지난해에만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 이철승 전 신민당 대표, 김명윤 전 의원 등 한국 정치의 원로 몇 사람이 세상을 등졌다.
그리고 새해를 불과 며칠 앞두고, 노병구 전 민주동지회장도 한 편의 유고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노 전 회장은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해온 상도동계의 정객(政客)이었다. 일제와 전쟁, 군부독재를 모두 거친 한국 정치사의 산 증인이기도 했다.
이미 노 전 회장은 두 권의 저서를 통해 수많은 증언과 조언을 건넨 바 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펜을 들어 써내려간 것은 한국에서 보수를 자칭하는 이들에 대한 통렬한 일침(一針)이다.
여권이 혼란에 빠지고 서로가 정통보수를 자칭하는 ‘보수 붕괴의 시대’를 맞아 노 전 회장의 통찰은 더욱 의미 있는 지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
지난 2013년 노 전 회장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내가 만약 출간되는 걸 보지 못하고 가더라도 꼭 이 책을 내줬으면 하네”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당부는 그대로 그의 유지(遺志)가 되고 말았다.
노 전 회장은 유고에서 여섯 장에 걸쳐 한국 정치사의 오해와 진실, 그리고 궤변과 허상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시사오늘>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노병구의 가짜보수비판>이란 이름으로 원고를 1월부터 연재할 예정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한 시대를 풍미한 정객의 마지막 유고를 싣게 되어 영광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