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독한 '문재인 비판'…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원순, 독한 '문재인 비판'… 왜?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1.08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내 눈을 의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전은 하나도 안 보인다.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느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2030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그에 대한 실망감이 담긴 게시물과 댓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박 시장이 8일 상대대선주자를 향해 거침없는 네거티브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네거티브 발언을 지양했던 박 시장의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박원순 시장은 8일 오전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 인근에서 전북지역 언론인들과 만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산돼야 할 낡은 기득권 세력”이라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또 “(문 전 대표는) 이미 기득권이 된 사람이며, 오래 민주당을 장악했고 지금도 여전히 여의도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 중의 한 명”이라고 밝힌 뒤 “그동안 정치를 잘 했으면 촛불민심 됐겠느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문 전 대표가 당대표로 있던 시절 당의 분열과 분당 사태가 초래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그의 무능함과 우유부단함 때문이었다. 이런 모습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해 구체제의 종식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할 수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거침없었다. 그는 “현재의 민주당은 기득권에 기반한 폐해가 적지 않고 당내의 줄세우기도 심각하다”면서 “많은 정치인들이 박원순이 국가의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하면서도 기득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으며, 심지어 다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사람까지 찍어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다른 시선을 보고 있다.ⓒ뉴시스

◇ 탄핵전야 함께했던 이재명 시장과도 멀어지나?

박 시장의 이번 발언으로 ‘탄핵전야(前夜)’에도 함께 길거리 연설에 나서며 친분을 과시했던 이재명 성남시장과도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은 이날 이재명 시장에 대해 “걸어온 길을 보면 그 사람의 갈 길을 알 수 있다”면서 “국정에 대한 통찰력과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이루더라도 결국 또 하나의 실패가 된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최근 화제가 됐던 민주연구원이 '개헌저지 보고서' 파문에 대한 두 시장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열린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특정인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다”라며 공정한 경선을 통해서 우리가 하나가 되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본다“고 우회적으로 문 전 대표와 친문계를 비난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와 친문계를 옹호하는 발언을 비추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소수 지지자들 문제나 당료들의 행위 때문에 당내 주자들간에 갈등들이 많은 것 같다”며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이렇게 심하게 갈등하면 안 좋다”고 개헌저지 보고서 관련 논란 확산을 경계했다. 이 시장은 또 “당권을 가진 측이 일종의 어드밴티지를 갖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에선 박 시장의 이례적인 네거티브 공세에 당황스러운 눈치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눈을 의심했습니다. 박 시장님의 발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아 몇 번을 읽었습니다”라며 “언론의 오보이길 바랍니다. 진의가 왜곡됐다는 해명이 있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후회없는 오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