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3.28 화 12:53
> 뉴스 > 정치 > 정치일반
     
구의역 사고 7개월, 그 많던 법안, 다 어디 갔나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6개 법안 국회 계류 중…정치 놀음에 병드는 국민
2017년 01월 11일 (수)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7개월 전 구의역은 불의의 사고로 희생된 김 군에 대한 추모 메시지로 가득했다 ⓒ 시사오늘

‘늘 잃고 나서 울어 미안합니다. 영면 하소서….’

2016년 5월 28일.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스크린도어 고장 수리에 매달리던 만19세 청년이 사고로 목숨을 잃자, 사고가 일어난 구의역에는 이 같은 추모 메시지가 붙었다. 언제나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대처하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꼬집은 메시지였다.

그러나 구의역 사고 직후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쏟아진 법안 처리 상황을 살펴본 결과, 야권에서 발의한 ‘구의역 사고 재발 방지 법안’은 여전히 소관 상임위에서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를 잃었음에도 외양간을 고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해 6월 구의역 사고 대책으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발의했다.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철도안전법 개정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이들 6개 법안은 모두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에 관한 업무에는 기간제근로자나 파견근로자, 외주용역근로자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의역 사고가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위험의 외주화’에서 기인한 참사였던 만큼,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역시 위험 업무에 기간제근로자·파견근로자·외주용역근로자 사용을 막는 데 집중돼 있다. (관련기사 - [비정규직 파견법]19세 청년의 죽음이 외치는 '메시지'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132

   
▲ 구의역 사고 7개월 후, 사라진 메모지처럼 구의역 사고도 뇌리에서 잊혀지고 있다 ⓒ 시사오늘

그러나 이 법안은 모두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구의역 사고가 정치쟁점화 되며 ‘정파 싸움’으로 흘러간 까닭이다. 사고 이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소한 안전과 관련된 업무만큼은 직접고용과 정규직이 맡아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를 (정부와 새누리당이) 외면했다”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했고, 새누리당은 “구의역 사고 직후 서울메트로 감사직에서 사퇴한 지용호 씨는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며 “박원순 시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세상이 다 아는 사실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잘못으로 호도하는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정부여당과 문 전 대표, 박 시장이 얽힌 ‘고래 싸움’에 ‘외양간 고치기’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구조적 문제 해결이 미뤄지면서 제2의 구의역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에서 건축물을 철거하던 도중 잔해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로 희생된 두 명의 노동자는 김 군과 마찬가지로 하청업체에서 ‘위험 대리 업무’를 하던 직원들이었다. 지난 10일 〈YTN〉 ‘수도권 투데이’에 출연한 박두용 한성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종로 사고에 대해 “(사고가 발생하면) 일차적 책임을 하청 업체에 묻고 있기 때문에 원청은 사실상 책임 면제가 돼있다”며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7개월 전 구의역 사고 당시 언급됐던 원인과 정확히 일치한다.

구의역 사고 직후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 등을 발의했던 이인영 의원 측은 이들 법안이 여전히 계류 상태에 있는 데 대해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법안 발의 당시 정부는 ‘생명안전업무의 개념 자체가 범위가 너무 넓은 데다 관련 업계 반발이 심해 실태 조사 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거부했다”며 “노동부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나면 범위 조정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얘기했는데 여전히 실태조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이 ‘권력 놀음’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동안, 국민은 병들고 있다.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 [비정규직 파견법]19세 청년의 죽음이 외치는 '메시지'· 서울시의 '몽니'에 시민 안전 '위협'
· 코레일, 전문성 부족 아르바이트생 채용하고 안전운행?· 사무→차량운전? '통합직 채용' 코레일, 안전불감증 걸렸나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