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참 좋은데'…"여건 안 따라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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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참 좋은데'…"여건 안 따라주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1.1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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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섭 KCC정보통신 대표, "국내 여러 정황상 상당히 느리게 전개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여건이 따라주지 않는 눈치다. 지난해 대한민국 산업기술 R&D 대전에서 선보인 작업로봇 원격제어 시스템. ⓒ 뉴시스

우리나라 재계가 4차 산업혁명을 새해 화두로 내세워 잰걸음에 들어간 가운데, 속도전을 펼치기에는 국내 여건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견해가 업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혼란한 정국

우선, 혼란한 정국이다. 4차 산업혁명을 지원사격해야 할 정치권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조기 대선 가시화' 등으로 인해 선제적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정국 실정으로 인해, 예정된 전략회의조차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가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 특별법' 제정도 답보 상태라는 후문이다.

강태진 서울대 교수는 지난 9일 '코리아 아젠다 2017' 세미나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혁신이 꽁꽁 얼어붙었다. 시급한 경제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렸다"며 "4차 산업혁명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를 주도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대기업 위주 산업구조

고질적인 구조문제도 4차 산업혁명의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재벌 대기업에 편중된 시장을 개혁하는 기반 조성 작업을 병행하지 않는다면, 세계 무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 10일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 경제는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변화를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소수 대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산업구조와 선단식 경영모델이 걸림돌"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바탕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10월 '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구조개혁'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기업 주도 수직계열화 구조 혁파 △혁신 벤처 기업 위한 환경 조성 등을 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유연한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수직적 문화·주입식 교육

우리 사회에 만연한 수직적 문화가 수평성을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악영향을 끼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백수현 한국표준협회장은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물건과 사람, 물건과 물건 등이 수평적으로 연계되는 시대다. 과거와 같은 수직적 알고리즘으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지 못한다"며 "이 같은 개념이 사회에 정착되지 않으면 우리 국가의 미래는 없다"고 역설했다.

또한 창의적 인재 부재, ICT 기술력 부족 등 교육 관련 과제 역시 수직적 문화를 깨면 장기적인 차원에서 개선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준경 KDI 원장은 지난해 한 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인력은 암기하는 인력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소통하고 창의적으로 협력하는 인력"이라며 "실제로 수직적 수업방식에서 탈피해 수평적 토론식 교육을 임상실험해 보니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의 소통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한정섭, "4차 산업혁명, 국내에서는 느리게 전개될 것"

▲ 한정섭 KCC정보통신(케이씨씨 정보통신) 대표이사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내 정황상 4차 산업혁명의 속도가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 시사오늘

이와 관련, 대한민국 최초의 IT서비스 전문업체 KCC정보통신을 이끌고 있는 한정섭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국내의 여러 상황상 4차 산업혁명의 속도는 상당히 느리게 전개될 것"이라며 "때문에 여전히 이론적 접근에 치우쳐 있는 것 같다. 실제적인 부분과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IoT(사물인터넷) 부문은 실생활에 직접 효율적으로 접목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개발·활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클라우드 부문도 점차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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