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②]박원순-김부겸의 '진솔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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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론②]박원순-김부겸의 '진솔한' 시각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7.01.18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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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벼랑끝 위기’에 文에 독한 발언, 왜?
개헌파 김부겸, 중립 지키기엔 너무 멀리간 文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조기대선이 확실시 되면서, 대선 선두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당내외에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주요 대권주자들 가운데 일부는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독한 비판을 쏟아내는 한편, 비문계가 ‘반(反)문연대’를 형성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는 추세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안희정 충남도지사 또한 여권주자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지방분권’ 프레임을 들고 나오며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 민주당 대권주자에게 ‘문재인 대세론’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야권 주자가 문재인 전 대표를 보는 시선에 대해 최근 며칠간 여러 국회 야권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 정리해봤다.

◇ 박원순, ‘벼랑끝 위기’에 文에 독한 발언, 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 시절 친문 인사를 줄 세우며 분당이라는 폐해를 낳았다.”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한 발언이다.

최근 박 시장의 행보를 보면 지금껏 대중이 보아온 ‘친절한 원또’가 아닌 듯하다. ‘문재인=기득권’ 발언 등 문 전 대표에게 네거티브를 날리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박 시장의 독한 행보에 대중들은 의아해 했지만, 야권에선 ‘드디어 박 시장이…’라는 반응이다. 야권주자들 가운데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언론에 주목을 받을만한 발언을 내뱉어야 대선전(戰)에서 어느 정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로 촛불정국이 본격화되고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 치고 올라오면서, 박 시장의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 박 시장이 ‘벼랑 끝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박 시장은 당내 영향력도 거의 미미한 실정이다. 야권 관계자들은 박 시장이 당내 영향력에 대한 불만이 여타 주자들보다 상당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안철수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났을 때, 박 시장은 자신에게 서울시장직을 넘겨준 안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하지 않고 민주당에 남았다. 이에 대해 한 야권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당시 박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어느 정도 당권을 나눠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당시 박 시장 인사였던 인물중에 민주당 지도부에 남은 사람은 한두명 뿐, 최고위원도 다 친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 캠프에 있었던 주요 인력들을 문 전 대표가 빼갔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경 임 전 부시장을 영입했다. 임 전 부시장은 대표적인 ‘박원순 라인’으로 꼽혔다.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가 1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휩싸여 정치적 휴식기에 들어갔을 때 손을 내민 이가 박 시장이다.

이에 대해 <시사오늘>과 만난 한 야권 관계자는 “물론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서로 인사가 오고가는 일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단, 임 전 부시장의 경우는 다르다. 박 시장의 심기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기대선을 앞둔 박 시장이 내민 새로운 카드는 ‘야권 개방형 공동경선’이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야3당이 함께 경선을 치루자는 것이다. 박 시장의 카드를 민주당 지도부가 받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박원순(왼쪽) 서울시장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권교체와 공동정부, 공동경선' 대선후보 좌담회에 참석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개헌파 김부겸, 중립 지키기엔 너무 멀리간 文

김부겸 의원은 민주당 대표 개헌파 의원이자 대표 비문계 의원으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최근 ‘대선 전 개헌’을 원하지 않는 문 전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18원’ 기부금과 항의전화를 받아 전화번호까지 바꿨다.

촛불정국 전까지만 해도 김 의원이 이렇게 문 전 대표와 등을 돌릴 일은 없었다. 그동안 자신은 ‘중립’이라며 친문, 비문계 사이에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친문세력이 당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가만히 있기는 어려운 입장이 됐다.

최근 김 의원의 행보를 보면 이렇다. 국민의당 등 당내외 개헌파 의원들과 함께 합동 토론회를 열었으며, 지난 17일엔 민주당 대권주자 중 유일하게 박 시장과 함께 ‘야권 통합경선’ 기자간담회에 배석했다. 본격적인 반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개헌파 의원실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친문세력이 당을 완전히 장악했는데, 김부겸 의원이 이렇게 안 나올 수 없는 지경이다”며 “개헌은 향후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지금부터 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개헌논의 자체가 무조건적으로 ‘반문’ 행보인 것 마냥 비춰지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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