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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은 ‘대권’을 잡을 수 있을까
〈기자수첩〉민심(民心) 헛다리짚고 ‘영남패권론’ 극복 못 하면, 보수진영 ‘불쏘시개’ 전락
2017년 01월 18일 (수) 송오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와 대선 국면에서 제대로 된 ‘맞짱’을 뜨려면,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반 전 총장은 단지 보수진영의 대선 준비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만 하다 ‘화려한 복귀’를 마무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 뉴시스

대한민국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분노하고 있고, 국민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과 ‘정권교체’를 외치고 있다.

이 와중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10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지난 12일 한국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수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여야 정치권,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라는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는 야권과 달리, 현재 마땅히 내세울만한 대선 후보가 없는 보수진영에서는 반 전 총장에 대한 엄청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반 전 총장은 인천공항에서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한국 상황을 ‘총체적 난관’이라고 규정한 뒤, “부의 양극화·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정권교체’든 ‘정치교체’든 그 임무를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우선, 반 전 총장이 ‘민심(民心)을 정확하게 짚었는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는다.

반 전 총장은 현재 한국의 문제적 상황만을 짚었을 뿐, 그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문제의 시작점은 보지도 않고 무작정 “해결하겠다”고만 외친다면, 어떤 국민이 반 전 총장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부역자들에 대한 ‘단죄(斷罪)’다.

아무래도 여권 후보에 가까운 성향을 가지고 있고, 한때는 '친박 후보'로도 불렸던 반 전 총장이 확실한 단죄를 할 수 있을지 유권자들은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선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 후보 대부분보다도 뒤쳐지는 부분이다. 그나마 아직 명확한 공약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15, 16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20%로 2위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31.4%로 1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는 이재명 성남시장(9.5%)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4.8%)가 차지했다.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54.1% 대 33.2%로 엄청난 약세를 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도 41.3% 대 38.%로 반 전 총장이 뒤졌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 전국을 순회하며 광폭 대선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지지율 측면에서 이런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다음으로는 반 전 총장이 충청권 출신 인사로서 소위 ‘영남패권론’을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문 전 대표는 경남 거제출신으로 영남권 인사다. 안 전 대표도 부산이 고향이다. 역대 한국 대통령은 호남출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전부 영남지역에서 배출됐다.

‘영남패권론’은 영남의 압도적인 인구수에 기반 한 측면이 크다. 대한민국 인구 중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수도권을 제외하면, 경상도(영남)·충청도·전라도(호남) 순으로 약 25%·15%·10%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반 전 총장이 호남 인사들이 포진해있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에게 쉽게 당내 대선후보 자리를 내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 반 전 총장이 문 전 대표와 대선 국면에서 제대로 된 ‘맞짱’을 뜨려면,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반 전 총장은 단지 보수진영의 대선 준비를 위한 ‘불쏘시개’ 역할만 하다 ‘화려한 복귀’를 마무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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