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설 키워드]최순실·조기대선·집값·술값·포켓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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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설 키워드]최순실·조기대선·집값·술값·포켓몬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1.30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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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017년 설날 연휴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과 친지들은 지나간 한 해를 반추하고, 새해 덕담을 나누며 각자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시사오늘>은 이번 연휴 4일 동안 전국 각지의 민심을 듣고, 우리 국민들이 주로 언급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 봤다.

"최순실이 국민 모두를 욕쟁이로 만들었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2017년 정유년 새해 설날 연휴에도 장안의 화제였다 ⓒ 뉴시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번 명절의 가장 큰 화제였다. 정치·사회 이슈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최순실'이라는 이름 석 자를 들으면 언성을 높이기 일쑤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동정하는 국민들은 간혹 있었어도, 최순실 씨를 안타까워하는 이들은 찾기 어려웠다.

전북 군산에 거주하는 강철기 씨는 지난 28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 씨가 국민을 욕쟁이로 만들었다. 뉴스만 보면 화가 치밀어 욕이 저절로 나온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둔 이 나라 국민으로서 창피하고 부끄러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에서 만난 권모 씨(55)는 "박 대통령이 뭘 그렇게 잘못한 게 있느냐. 최순실이 다 그렇게 만든 거지, 대통령 잘못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 구포시장에서 자영업을 하는 안모 씨(52)도 본지와 만나 "박근혜, 최순실 때문에 이 나라가 얼마나 시끄럽고 엉망이냐. 대통령은 그걸 깨닫지 못하고 혼자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文 말고는 인물이 없다" vs. "경험 많은 潘이 최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이 같은 국민적 공분은 '조기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으로 이어지는 눈치였다. 한 데 모여 이번 파문을 비판하던 가족, 친지들은 여야 대권주자들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대세는 '문재인 대 반기문' 구도였다.

지난 29일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60대 남성 홍모 씨는 "반기문, 문재인 둘이 나오면 반기문은 찍을 수 없다. 여당 소속으로 출마할 게 아닌가"라며 "그럼 정권교체가 안 된다. 새누리당 10년 동안 살기가 더욱 퍽퍽해 졌다"고 꼬집었다.

전북에 거주하는 이명복(57) 씨는 지난 28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은 준비된 대통령 같다. 서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 여주시에서 만난 이모 씨(78세)는 "세계무대에서 기라성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반기문이 잘할 것 같다"며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잘하지 않겠느냐"고 내세웠다.

"내 집, 도대체 언제 팔고, 언제 사야 돼?"

정치인에 대한 단상은 말 그대로 '단상'일뿐이었다. 대화 주제는 이내 '먹고 사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공통된 고민은 끝없이 치솟는 물가였다. 여기저기서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내 집'에 대한 이야기는 단연 화제다. 실제로 설 연휴가 낀 달의 역대 주택거래량은 평균 6만 건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통상 침체기다. 계절적 비수기탓도 있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가족·친지들과 부동산 정보를 교환하고 주택 매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올해에는 집값 하락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속출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것 같다는 전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집값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요즘 많이 나오다보니까 어르신들은 내게 집을 내놓아야 하는 거냐고 묻고, 젊은 사람들은 집을 언제 사야 되느냐고 묻더라"며 "내가 점쟁이도 아닌데, 욕을 많이 봤다"고 토로했다.

술값 인상에…"음식만 음식점에서, 술은 집에서"

▲ 빈병값 인상에 따른 일부 음식점, 소매점의 소주, 맥주 등 주류값 인상으로 이번 설 명절 동안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뉴시스

아울러, 최근 빈용기보증금(공병값) 인상으로 크게 오른 술값에 대한 성토도 많았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함께 외식에 나섰다가, '소주 5000원'이라는 문구를 보고 놀랐다는 시민들이 부지기수였다.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최모 씨(51)는 지난 29일 본지와 한 통화에서 "친척들이랑 갈비집에 갔는데 술값이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이 남편에게 눈치를 줬다"며 "빈병값이 조금 올랐다고 술값을 너무 높게 책정한 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기업 직장인 윤모 씨(서울, 31)도 30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음식만 음식점에서, 술은 집에서 따로 사갖고 들어가서 마셔야 할 것 같다"며 "혼술문화가 괜히 정착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24일 공병값 인상을 계기로 주류값을 대폭 인상한 음식점, 소매점 등을 본격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켓몬 고', 드디어 한국 상륙…"포켓스탑이 어디야?"

▲ 지난해 출시돼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바일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Pokemon GO)'가 이번 설 연휴 직전 대한민국에 공식 상륙해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 닌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높은 물가'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는 모두 '먼 나라' 이야기다. 올해 설 연휴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일본 닌텐도가 출시한 AR(증강현실)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였다.

포켓몬 고는 이번 연휴 직전인 지난 24일 국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됐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오랜만에 만난 또래 사촌들과 함께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게임 속 캐릭터(포켓몬)를 포획하기에 혈안이 됐다. 아이템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포켓스탑 주변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30일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의 빅데이터 포털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포켓몬 고는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검색어 순위에서 이번 연휴 내내 상위권에 머물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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