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클럽' 입성 '또' 실패(?)한 한샘, '신의 한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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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클럽' 입성 '또' 실패(?)한 한샘, '신의 한수' 먹힐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7.02.0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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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최양하 한샘 회장. 한샘이 2017년 정유년 매출액 2조 원 클럽 입성을 이루기 위해 '신의 한수'를 던져 귀추가 주목된다. 전망은 엇갈린다 ⓒ 뉴시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매출액 2조 원 달성에 실패한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대표이사 최양하)이 '매출 2조 원 클럽' 입성을 이루기 위해 올해 '신의 한수'를 빼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매출 1조8556억(잠정치)을 기록했다. 2015년 대비 13.8% 증가한 수치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는 1조9000억 원대에 이를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호(好)실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성적표를 받아든 한샘은 불만족스런 눈치다. 2015년 매출 1조7105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에 이어 매출 2조 원 클럽 입성을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양하 회장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지금까지는 세계적 기업을 목표로 하는 과정에 불과했다면 2016년은 세계 최강 기업에 도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매출 2조 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샘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에 한샘은 2017년에는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수익구조 다각화를 통해 매출 저변 확대를 꾀하겠다는 심산이다.

2조 원 클럽 가입 위해 '대륙으로'…태산 같은 '한한령'

우선, 공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이다. 최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신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신사업은 기회와 도약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한샘은 약 1400억 원의 비용을 투입해 중국 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중국 상아이 창닝구에 첫 해외 직영매장도 열 예정이다. 주요 경영진과 관련 부서 임직원들은 현지 시장조사, 전략회의 등을 마치고 세부적인 논의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중국 가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40조 원에 이른다. 올해에는 이보다 20~30% 정도 확대될 전망이다. 첫 단추만 잘 끼운다면 중국시장 진출은 한샘의 2조 원 클럽 달성으로의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변수는 우리나라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인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이다.

한한령은 문화계를 넘어 산업계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점점 노골화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업체, 생활가전업체 등이 최근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샘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큰 대목이다.

건자재 B2C 시장 후발주자로 나선 한샘…굳건한 선두주자

▲ 한샘리하우스 양재 프리미엄 쇼룸 전경. 한샘은 올해 목표 중 하나로 '건자재 패키지사업' 확장을 내세웠다. 매출 2조 원 달성을 위한 수익 다각화 포석으로 보인다 ⓒ 한샘

매출 2조 원 달성을 위한 또 다른 카드는 건자재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다.

한샘은 조명, 바닥재, 몰딩, 창호 등을 특정 테마로 묶어 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건자재 패키지사업' 확장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기존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 벗어나 수익을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밑그림은 준비된 눈치다. 한샘은 지난해 서울 서초, 인천 남동 등에 대규모 건자재 대형전시장(리하우스)를 개장했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원활한 사전·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샘서비스투'라는 자회사를 꾸리기도 했다.

문제는 한샘이 건자재 B2C 시장의 후발주자라는 점이다.

건자재 B2C 시장은 이미 KCC(케이씨씨), LG하우시스(엘지하우시스)라는 막강한 양대 산맥이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터줏대감 동화기업도 얕볼 수 없는 경쟁업체다. 섣불리 시장 확대를 추진했다가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불편한 격언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샘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막강한 경쟁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한샘에게는 유통 네트워크라는 강점이 있다"며 "이 같은 강점을 십분 활용해 건자재 B2C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가구 부품 제조·공급으로 수익 안정성 모색해야"

업계 일각에서는 한샘이 보다 수월하게 매출 2조 원 클럽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신의 한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바로 '가구 부품 제조·공급'이다.

현재 국내 산업계의 트렌드는 '완제품에서 부품으로'라는 게 중론이다. 리스크가 높은 완제품 사업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품 사업에 역량을 분산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가전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올해에는 부품사업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직격타를 맞으면서 완성품 사업의 리스크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엘지전자)는 생활가전 핵심 부품 판매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부품사업은 신뢰만 조성되면 오랫동안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구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더욱이 국내 가구업체들은 자체 생산 부품이 아닌 유럽산 고급 부품, 중국산 저가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실정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한샘이 가구 부품 제조·공급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며 "국내 가구업체 1위로서 업계 전반의 성장·발전을 선도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한샘 입장에서도 부품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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